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퀀텀닷(QD)'으로 사업 전환속도를 높여 기술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대형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고객사, 협력사에도 사업 방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아산 사업장과 중국 쑤저우에 있는 7세대·8세대 대형 LCD 생산라인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대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 LCD 개발 및 제조 분야 직원들은 큰 인력 구조조정 없이 LCD 생산이 종료되는 시점에 중소형사업부와 QD 사업부문 등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고객이 기존에 요청한 LCD 물량은 올해 연말까지 차질 없이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정리에 나선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해, 수익성이 날로 악화됐다. LCD 분야는 구조적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중국 업체들에게 넘기고 미래 먹거리인 고부가 QD 디스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QD 디스플레이는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이용해 풍부하고 정확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도 유연해 폴더블·롤러블 등 다양한 형태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10월부터 13조원을 투자해 QD 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올 1월 QD 사업화팀을 신설하는 등 QD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지를 다진 바 있다. 현재는 블루 OLED를 광원으로 하는 1단계 QD 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 본격 1단계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QD 디스플레이와 별개로 새롭게 QNED(퀀텀닷+나노 LED)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