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 철수로 다시 만난 삼성전자와 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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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 삼성에 LCD 패널 공급한 샤프
'타도 삼성' 폭스콘에 인수 후 공급 중단
"양사 이해관계 맞물려 거래 재개된 듯"
'타도 삼성' 폭스콘에 인수 후 공급 중단
"양사 이해관계 맞물려 거래 재개된 듯"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연내 철수하기로 한 가운데 QLED TV 제작에 쓰이는 LCD TV용 패널 수급이 필요해진 삼성전자가 샤프와 재회해 이목을 끈다.
일본 샤프는 한때 중형 LCD 패널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삼성전자에게 공급했다.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왔지만 2016년 말 돌연 샤프가 삼성전자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며 관계가 끊기다시피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에 LCD를 접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들의 연내 LCD 패널 생산 전면중단 방침에 이들 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온 삼성전자는 대안 공급처를 찾다가 4년 만에 샤프와 거래를 재개했다.
현재 주력인 QLED TV용 LCD 패널 수급이 급해진 삼성전자는 중화권 업체들 중심으로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업계는 삼성전자 LCD 패널 공급 후보로 중국 BOE, CSOT(모회사 TCL) 등을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정 업체명을 언급할 순 없지만 향후 중화권 업체들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다는 방향은 맞다는 입장이다.
유력 후보군 가운데 눈에 띄는 건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다.
삼성전자와 샤프는 인연이 깊다. LCD 선두주자였던 샤프·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1990년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패널을 8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삼성의 시장 진입으로 판세가 뒤집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2015년 기준 샤프가 삼성전자에게 40인치 등 중형 LCD 패널 총 500만여 대를 납품하는 등 양사는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2010년대 초반 유동성 위기에 시달린 샤프의 지분 일부를 구입하며 활력을 불어넣어준 것도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2016년 말 샤프는 삼성전자에 대한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샤프는 자사 LCD TV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샤프가 '타도 삼성'을 주창한 폭스콘에게 인수된 후 폭스콘의 입김으로 LCD 공급을 중단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로부터 LCD 패널을 소량 사오며 샤프의 공급을 대체했다. 지난해 샤프가 다시 LCD 공급을 제안했지만 삼성전자가 거절한 것을 두고 아직 '괘씸죄'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최근 닛폰전기를 인수하는 등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샤프는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이번 거래 재개는 패널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샤프의 적극 구애와 수급이 필요해진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와 샤프가 재개한 파트너십은 향후 8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TV에 탑재되는 LCD가 국산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건 스마트 TV 등을 만들기 위해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삼성전자는 국내 업체들 이탈과 무관하게 LCD 패널 공급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일본 샤프는 한때 중형 LCD 패널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삼성전자에게 공급했다.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왔지만 2016년 말 돌연 샤프가 삼성전자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며 관계가 끊기다시피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에 LCD를 접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들의 연내 LCD 패널 생산 전면중단 방침에 이들 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온 삼성전자는 대안 공급처를 찾다가 4년 만에 샤프와 거래를 재개했다.
현재 주력인 QLED TV용 LCD 패널 수급이 급해진 삼성전자는 중화권 업체들 중심으로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업계는 삼성전자 LCD 패널 공급 후보로 중국 BOE, CSOT(모회사 TCL) 등을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정 업체명을 언급할 순 없지만 향후 중화권 업체들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다는 방향은 맞다는 입장이다.
유력 후보군 가운데 눈에 띄는 건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다.
삼성전자와 샤프는 인연이 깊다. LCD 선두주자였던 샤프·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1990년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패널을 8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삼성의 시장 진입으로 판세가 뒤집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2015년 기준 샤프가 삼성전자에게 40인치 등 중형 LCD 패널 총 500만여 대를 납품하는 등 양사는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2010년대 초반 유동성 위기에 시달린 샤프의 지분 일부를 구입하며 활력을 불어넣어준 것도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2016년 말 샤프는 삼성전자에 대한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샤프는 자사 LCD TV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샤프가 '타도 삼성'을 주창한 폭스콘에게 인수된 후 폭스콘의 입김으로 LCD 공급을 중단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로부터 LCD 패널을 소량 사오며 샤프의 공급을 대체했다. 지난해 샤프가 다시 LCD 공급을 제안했지만 삼성전자가 거절한 것을 두고 아직 '괘씸죄'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최근 닛폰전기를 인수하는 등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샤프는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이번 거래 재개는 패널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샤프의 적극 구애와 수급이 필요해진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와 샤프가 재개한 파트너십은 향후 8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TV에 탑재되는 LCD가 국산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건 스마트 TV 등을 만들기 위해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삼성전자는 국내 업체들 이탈과 무관하게 LCD 패널 공급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