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진 메드팩토 대표 "백토서팁 모든 암에 효과…내년 기술수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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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토서팁, 암 둘러싼 종양미세환경 무력화"
"임상 결과 쌓이고 있어"
"임상 결과 쌓이고 있어"
"백토서팁은 암이 만드는 '종양미세환경'을 무력화합니다. 기존 항암제와 함께 사용하면 모든 암에서 치료 효과를 높일 것입니다. 기술수출은 임상 결과가 충분히 쌓인 내년 초로 예상됩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명달로 본사에서 만난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사진)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토서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항암제가 정복하지 못한 나머지 80%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료율을 높일 방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항암제는 통상적으로 환자의 20%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메드팩토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백토서팁은 착실히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다음달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할 데스모이드종양 연구자임상 1b·2a 중간결과 역시 상당히 고무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백토서팁과 관련한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하나 더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토서팁은 암을 직접 죽이지는 않지만 암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방어막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모든 암세포는 증식과 전이를 위해 'TGF-베타'를 분비해 면역세포나 치료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주변 환경을 조작한다.
이렇게 조성된 것이 '종양미세환경'이다. 백토서팁은 암이 만든 종양미세환경을 무력화시키고 함께 투여한 항암제가 암 세포에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메드팩토는 고형암은 물론 혈액암에서 총 9개의 백토서팁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유의미한 임상 결과 잇따라 발표"
메드팩토는 지난해 1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두 건의 병용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MSD의 키트루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등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백토서팁을 함께 쓴 결과다.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키트루다는 진행성 대장암에서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토서팁과 함께 쓴 1b·2a상에서는 종양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ORR)이 33.3%였다. 비소세포폐암에서 임핀지만 썼을 경우 ORR은 2.8%였지만, 백토서팁과 함께 투여하면 16.7%까지 높아졌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항암제가 많이 출시됐지만 효과가 좋지 못했던 것은 암세포 자체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암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종양미세환경이라고 불리는 주변 환경을 같이 정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월 ASCO에서 발표할 데스모이드종양(섬유종증) 관련 중간결과도 기대하고 있다. 데스모이드종양도 TGF-베타로 종양미세환경을 조성해서다. 현재 백혈병 치료 성분인 이마티닙만 투여했을 때 데스모이드종양의 치료율은 6~15%에 그치고 있다.
그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과정에서 이마티닙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TGF-베타를 줄여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논문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데스모이드종양도 이마티닙으로 치료를 하는 병이기 때문에 백토서팁을 함께 쓰면 치료율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라고 했다.
메드팩토는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백토서팁을 데스모이드종양 희귀질환치료제(orphan drugs)로 허가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백토서팁의 기술수출을 위한 준비 절차에도 착수했다. 다양한 암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히 쌓인 내년에는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료율 높이기 위해선 '바이오마커' 중요"
메드팩토는 암의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특정 약이 효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표 물질이다.
백토서팁의 바이오마커는 TGF-베타에 반응하는 유전자인 'TBRS'다. 환자들은 항암 치료 전에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인 TBRS가 두드러지는지 여부(발현량이 높은지)를 선별하게 된다. TBRS가 두드러지는 환자는 TGF-베타가 체내에 많다는 의미이고, 이는 암세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항암 치료는 환자를 선별하지 않고 모든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약이 듣지 않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바이오마커로 약효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선별해 치료를 진행하면,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마커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한테도 유용하지만 약을 개발해야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 거쳐야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어서다. 또 환자를 선별해서 임상을 진행하면 그만큼 유효한 결과가 많이 집계돼 임상 성공률을 높여준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메드팩토는 앞으로도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임상을 진행해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명달로 본사에서 만난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사진)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토서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항암제가 정복하지 못한 나머지 80%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료율을 높일 방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항암제는 통상적으로 환자의 20%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메드팩토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백토서팁은 착실히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다음달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할 데스모이드종양 연구자임상 1b·2a 중간결과 역시 상당히 고무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백토서팁과 관련한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하나 더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토서팁은 암을 직접 죽이지는 않지만 암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방어막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모든 암세포는 증식과 전이를 위해 'TGF-베타'를 분비해 면역세포나 치료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주변 환경을 조작한다.
이렇게 조성된 것이 '종양미세환경'이다. 백토서팁은 암이 만든 종양미세환경을 무력화시키고 함께 투여한 항암제가 암 세포에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메드팩토는 고형암은 물론 혈액암에서 총 9개의 백토서팁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유의미한 임상 결과 잇따라 발표"
메드팩토는 지난해 1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두 건의 병용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MSD의 키트루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등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백토서팁을 함께 쓴 결과다.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키트루다는 진행성 대장암에서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토서팁과 함께 쓴 1b·2a상에서는 종양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ORR)이 33.3%였다. 비소세포폐암에서 임핀지만 썼을 경우 ORR은 2.8%였지만, 백토서팁과 함께 투여하면 16.7%까지 높아졌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항암제가 많이 출시됐지만 효과가 좋지 못했던 것은 암세포 자체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암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종양미세환경이라고 불리는 주변 환경을 같이 정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월 ASCO에서 발표할 데스모이드종양(섬유종증) 관련 중간결과도 기대하고 있다. 데스모이드종양도 TGF-베타로 종양미세환경을 조성해서다. 현재 백혈병 치료 성분인 이마티닙만 투여했을 때 데스모이드종양의 치료율은 6~15%에 그치고 있다.
그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과정에서 이마티닙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TGF-베타를 줄여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논문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데스모이드종양도 이마티닙으로 치료를 하는 병이기 때문에 백토서팁을 함께 쓰면 치료율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라고 했다.
메드팩토는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백토서팁을 데스모이드종양 희귀질환치료제(orphan drugs)로 허가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백토서팁의 기술수출을 위한 준비 절차에도 착수했다. 다양한 암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히 쌓인 내년에는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료율 높이기 위해선 '바이오마커' 중요"
메드팩토는 암의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특정 약이 효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표 물질이다.
백토서팁의 바이오마커는 TGF-베타에 반응하는 유전자인 'TBRS'다. 환자들은 항암 치료 전에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인 TBRS가 두드러지는지 여부(발현량이 높은지)를 선별하게 된다. TBRS가 두드러지는 환자는 TGF-베타가 체내에 많다는 의미이고, 이는 암세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항암 치료는 환자를 선별하지 않고 모든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약이 듣지 않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바이오마커로 약효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선별해 치료를 진행하면,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마커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한테도 유용하지만 약을 개발해야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 거쳐야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어서다. 또 환자를 선별해서 임상을 진행하면 그만큼 유효한 결과가 많이 집계돼 임상 성공률을 높여준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메드팩토는 앞으로도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임상을 진행해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