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수백명의 장애인팀을 운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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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앤더슨 구글 접근성 디렉터 인터뷰
"장애인 위한 IT 기술이 일반 사용자에게 도움되는 경우 많아"
음성자막변환, 음성 타이핑 등 장애인 위한 기술이 일반인에게도 '인기'
"전세계 장애인 10억명 달해…치매 등 뇌기능 장애 극복 방안 찾을 것"
"장애인 위한 IT 기술이 일반 사용자에게 도움되는 경우 많아"
음성자막변환, 음성 타이핑 등 장애인 위한 기술이 일반인에게도 '인기'
"전세계 장애인 10억명 달해…치매 등 뇌기능 장애 극복 방안 찾을 것"
“음성자막변환(Live Transcribe)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애초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일반 사용자들도 널리 쓰고 있습니다.”
이브 앤더슨(Eve Andersson) 구글 접근성 디렉터(Director of Accessibility·사진)가 지난 23일(현지 시간) 한국경제신문 등 글로벌 언론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구글의 주요 성과와 전략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7년 전 ‘5명’ 팀으로 출범
구글은 전 세계 정보통신(IT) 기업 중 장애인에 대한 사업 전략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한 구글의 ‘접근성’ 팀은 현재 전 세계 수백명의 정규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의 핵심 부서로 성장했다.
앤더슨 디렉터는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효율적으로 다룰 경우 제품의 완성도와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며 “특히 장애인들이 손쉽게 IT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기능들이 다른 일반 유저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음성자막변환’ 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엔 청각 장애인을 위해 음성 언어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문자 언어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개발됐다. 지금은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학생이나 회의 내용을 기록하려는 직장인들도 널리 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앱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구글 측 설명. 앤더슨 디렉터는 “서로 마스크를 쓰고 멀리 떨어져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 음성자막변환 사용이 늘어난 것 같다”며 “개발 단계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구글이 장애인을 위해 만든 주요 제품 및 서비스
자료:구글
키보드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음성 타이핑’, 화상 대화 내용을 자막으로 바로 보여주는 ‘실시간 자막(Live Caption)’ 기능도 장애가 없는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이다. 구글 검색창의 ‘단어 자동 완성’ 기능도 원래는 문법과 언어에 서투른 문맹자를 위해 시작됐다. 그는 “눈이 부신 야외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시끄러운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 등은 모두 장애인들이 겪는 상황”이라며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된 기능들이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이런 소프트웨어 기능을 노트북(크롬북), 스마트폰(픽셀)과 같은 하드웨어 시장 공략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애플,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애플·삼성도 ‘접근성’ 투자 늘려
장애인 시장 자체도 작지 않다. 그는 “일부 장애를 가진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장애인 인구가 10억명에 달한다”며 “이들뿐 아니라 가정, 학교, 기업 등에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까지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접근성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더슨 디렉터는 “지난해부터 접근성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접근성’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전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구글에선 기술자, 상품 개발자, 사용자환경(UI) 디자이너 등 주요 직원들은 입사 후 의무적으로 접근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우리 팀과 협의한다”며 “접근성이라는 개념이 구글의 전체 조직에 깊이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과제에 대해선 “인지 장애, 주의력 결핍, 치매 등 뇌기능과 관련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회사 안팎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전 인류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
이브 앤더슨(Eve Andersson) 구글 접근성 디렉터(Director of Accessibility·사진)가 지난 23일(현지 시간) 한국경제신문 등 글로벌 언론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구글의 주요 성과와 전략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7년 전 ‘5명’ 팀으로 출범
구글은 전 세계 정보통신(IT) 기업 중 장애인에 대한 사업 전략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한 구글의 ‘접근성’ 팀은 현재 전 세계 수백명의 정규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의 핵심 부서로 성장했다.
앤더슨 디렉터는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효율적으로 다룰 경우 제품의 완성도와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며 “특히 장애인들이 손쉽게 IT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기능들이 다른 일반 유저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음성자막변환’ 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엔 청각 장애인을 위해 음성 언어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문자 언어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개발됐다. 지금은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학생이나 회의 내용을 기록하려는 직장인들도 널리 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앱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구글 측 설명. 앤더슨 디렉터는 “서로 마스크를 쓰고 멀리 떨어져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 음성자막변환 사용이 늘어난 것 같다”며 “개발 단계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구글이 장애인을 위해 만든 주요 제품 및 서비스
서비스 이름 | 주요 기능 | 개발 취지 |
음성자막변환 | 음성 대화를 자막으로 실시간 변환 | 청각 장애 |
실시간 자막 | 영상 통화 내용을 자막으로 실시간 변환 | 청각 장애 |
음성 타이핑 | 음성으로 구글 문서 작성 및 편집 | 손가락 사용 장애 |
스크린 리더 | 화면의 이미지를 음성으로 설명 | 시각 장애 |
단어 추천 | 단어, 맞춤법 등을 자동 추천 | 언어 사용 장애 |
키보드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음성 타이핑’, 화상 대화 내용을 자막으로 바로 보여주는 ‘실시간 자막(Live Caption)’ 기능도 장애가 없는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이다. 구글 검색창의 ‘단어 자동 완성’ 기능도 원래는 문법과 언어에 서투른 문맹자를 위해 시작됐다. 그는 “눈이 부신 야외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시끄러운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 등은 모두 장애인들이 겪는 상황”이라며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된 기능들이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이런 소프트웨어 기능을 노트북(크롬북), 스마트폰(픽셀)과 같은 하드웨어 시장 공략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애플,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애플·삼성도 ‘접근성’ 투자 늘려
장애인 시장 자체도 작지 않다. 그는 “일부 장애를 가진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장애인 인구가 10억명에 달한다”며 “이들뿐 아니라 가정, 학교, 기업 등에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까지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접근성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더슨 디렉터는 “지난해부터 접근성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접근성’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전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구글에선 기술자, 상품 개발자, 사용자환경(UI) 디자이너 등 주요 직원들은 입사 후 의무적으로 접근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우리 팀과 협의한다”며 “접근성이라는 개념이 구글의 전체 조직에 깊이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과제에 대해선 “인지 장애, 주의력 결핍, 치매 등 뇌기능과 관련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회사 안팎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전 인류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