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부진…이통사 "코로나 영향" vs 고객 "안 터지고 비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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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1000만' 목표 잡았던 이통사들
SKT·LGU+, 올해 5G 가입자 목표치 잇달아 하향
5G 상용화 1년 지나도 저품질 망·비싼 요금제 '논란'
SKT·LGU+, 올해 5G 가입자 목표치 잇달아 하향
5G 상용화 1년 지나도 저품질 망·비싼 요금제 '논란'
올 상반기 5세대 이동통신(5G) 1000만 가입자 확보를 자신했던 이동통신 업계가 부진한 성적표에 머쓱해졌다.
이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가입자 목표 전망치를 잇달아 내렸다. 하지만 '언택트(비대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기도 한 코로나19가 5G 가입자 부진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실상은 저품질 네트워크와 비싼 5G 요금제가 가입자 증가세 둔화의 핵심요인 아니냐는 얘기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이통 3사의 5G 누적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9.71% 증가한 588만1177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는 상용화 첫 달인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며 급성장했으나 같은해 11월부터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꺾였다.
당초 업계는 작년 말 가입자 500만명 돌파, 올 상반기 1000만명 돌파를 점쳤으나 실제 받아든 성적표는 차이가 있었다. 올 2월 말이 돼서야 500만명을 넘었다.
그러자 이통3사는 눈높이를 낮췄다. SK텔레콤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올해 5G 가입자 700만명을 자신했지만,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입자 목표치를 10~15%가량 낮췄다. 3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5G 누적 가입자는 264만여명이다.
LG유플러스도 5G 예상치를 축소했다. 올해 가입자를 400만명 이상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이같은 목표치를 30% 하향한다고 밝혔다. 3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는 145만여명이다. 작년 말까지 5G 가입자 130만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올해 2월 들어 이를 달성했다.
오는 13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KT도 5G 목표치를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작년 3분기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지난해 말까지 가입자 15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역시 목표치는 채우지 못했다. 올해 1월 말쯤 150만명을 넘었다.
KT의 3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177만여명. KT 이동전화 가입자의 30% 수준인 450만명까지 올해 5G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을 5G 성적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체감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5G 상용화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네트워크 품질 불안과 비싼 요금제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는 탓이다.
올 2월 기준 전국 5G 기지국 수는 10만8000여개다. 87만여개에 달하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도달 거리가 짧은 5G 전파 특성상 전국은 물론 인빌딩(건물 내부)을 커버하기에도 역부족이다.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도 소비자 접근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이통3사의 5G 요금제는 최저 월 5만원대로 이용자 상당수가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8만~9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쓴다. 데이터 무제한 LTE 요금제가 6만원대 수준임에 비춰보면 5G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저조한 5G 성적표를 받아든 이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올 하반기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목표치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진 상황인 데다 5G 품질 불만도 여전하다. 5G 시장으로 고객을 끌어올 만한 유인책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성적이 더 나쁠 수 있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이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가입자 목표 전망치를 잇달아 내렸다. 하지만 '언택트(비대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기도 한 코로나19가 5G 가입자 부진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실상은 저품질 네트워크와 비싼 5G 요금제가 가입자 증가세 둔화의 핵심요인 아니냐는 얘기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이통 3사의 5G 누적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9.71% 증가한 588만1177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는 상용화 첫 달인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며 급성장했으나 같은해 11월부터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꺾였다.
당초 업계는 작년 말 가입자 500만명 돌파, 올 상반기 1000만명 돌파를 점쳤으나 실제 받아든 성적표는 차이가 있었다. 올 2월 말이 돼서야 500만명을 넘었다.
그러자 이통3사는 눈높이를 낮췄다. SK텔레콤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올해 5G 가입자 700만명을 자신했지만,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입자 목표치를 10~15%가량 낮췄다. 3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5G 누적 가입자는 264만여명이다.
LG유플러스도 5G 예상치를 축소했다. 올해 가입자를 400만명 이상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이같은 목표치를 30% 하향한다고 밝혔다. 3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는 145만여명이다. 작년 말까지 5G 가입자 130만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올해 2월 들어 이를 달성했다.
오는 13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KT도 5G 목표치를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작년 3분기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지난해 말까지 가입자 15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역시 목표치는 채우지 못했다. 올해 1월 말쯤 150만명을 넘었다.
KT의 3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177만여명. KT 이동전화 가입자의 30% 수준인 450만명까지 올해 5G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을 5G 성적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체감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5G 상용화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네트워크 품질 불안과 비싼 요금제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는 탓이다.
올 2월 기준 전국 5G 기지국 수는 10만8000여개다. 87만여개에 달하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도달 거리가 짧은 5G 전파 특성상 전국은 물론 인빌딩(건물 내부)을 커버하기에도 역부족이다.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도 소비자 접근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이통3사의 5G 요금제는 최저 월 5만원대로 이용자 상당수가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8만~9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쓴다. 데이터 무제한 LTE 요금제가 6만원대 수준임에 비춰보면 5G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저조한 5G 성적표를 받아든 이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올 하반기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목표치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진 상황인 데다 5G 품질 불만도 여전하다. 5G 시장으로 고객을 끌어올 만한 유인책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성적이 더 나쁠 수 있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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