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3) 펩트론 "ADC 독성 평가 잘 나왔다…금액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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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기술이전 계약 전까진 지켜봐야"
2015년 7월 상장한 펩트론은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을 적용해 최초 공모가를 주당 9000~1만2000원으로 평가받았고, 주가는 4만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시가총액만 6000억원을 훌쩍 넘었죠.
창업한 지 20년 가까이된 바이오 벤처 회사가 많지 않은 데다 매출을 내는 기술력까지 있었던 덕분입니다. 펩트론은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와의 기술이전을 거의 성사 단계까지 이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독일에 간 상황이었는데요, 사노피-아벤티스가 비슷한 물질에 대한 계약을 한미약품과 체결하면서 무위로 간 경험이 있었죠.
지나친 기대감 때문이었을까요. 기술수출 등 매출을 바랐던 투자자들은 상장 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식이 없자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펩트론은 상장 이후부터 이 회사에 장기 투자를 하는 ‘진성 주주’가 적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가 내리기 시작하고,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최저가인 1만15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면서 적잖은 주주들이 떠났다고 합니다.
올해는 다를 수 있을까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도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기술이전 직전까지 갔다가 실패로 끝난 이전 사례들을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올해는 다르다고 합니다. 그는 "약물 효능 지속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파킨슨병 치료제(PT320)도 4억달러 안팎의 기술수출 기회가 있었는데 임상을 좀더 진행해보자는 판단이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반드기 기술수출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 연구자로서 자신이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자부심으로 제안을 거절했다면 이젠 좀 더 현실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집니다.
기술 이전료를 더 받기 위한 분위기는 잘 마련되고 있습니다. 현지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물질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항암 효과를 내는 신약 PAb001입니다. PAb001은 세포 표면 당단백질인 뮤신1(MUC1)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입니다. 이 약물에 대한 설명은 제가 쓴 <펩트론 "더이상 신약 독자 개발 고집 않겠다..늦어도 올해 말 기술수출 완료"> 편에서 찾아보시면 됩니다.
이 약물이 쓰이는 방식은 여러가지 입니다. 우선 치료 물질이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카티(CAR-T) 치료제로서의 효능입니다. 항암 작용에 대한 효과가 전임상에서 검증돼 데이터로 나와 다음달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됩니다.
다른 하나는 지난주에 미국의 한 기관으로부터 결과를 전달받은 약물-항체 결합(ADC) 기술에 기반 치료제입니다. ADC 기술을 기반으로 한 PAb001의 전임상 독성 평가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결과를 보면 ADC 치료제에 대한 독성은 많지 않고,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성 평가 수치가 잘 나오지 않으면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줄어들텐데, 지난주 결과는 사용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독성 평가가 잘 나와 기술수출이 수월해지고 몸값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카티와 ADC, 조영제로서의 효과,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등을 모두 묶어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직 코로나19 치료제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노승원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전임상을 통해 해당 약물을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큰 문제가 없어 사람에게 투여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라며 "임상 1상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이전 논의도 진전되는 것 같습니다. 최 대표는 "구체적인 딜텀(deal term)이 오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숫자(계약 금액)가 오가고 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이달 초보다 한 발 나아간 모습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유럽 업체 다섯 곳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은 바 있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거래 금액을 보고, 최 대표가 싸인을 할지 안할지도 봐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연구자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다음달 말 미국암학회 발표와 기술이전 계약의 진전 등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duter@hankyung.com 펩트론 개요(단위:억원)
대표: 최호일
기술 및 사업 영역: 항체 신약, 파킨슨병치료제 개발 등
대표 이력: LG화학 연구원
영업 이익:-18
기준: 2019년 12월31일
투자 포인트: 항체 신약 기술이전 여부, 파킨슨병치료제 개발 성과
약점: 기술이전 지연으로 인한 투자자 신뢰 하락
창업한 지 20년 가까이된 바이오 벤처 회사가 많지 않은 데다 매출을 내는 기술력까지 있었던 덕분입니다. 펩트론은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와의 기술이전을 거의 성사 단계까지 이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독일에 간 상황이었는데요, 사노피-아벤티스가 비슷한 물질에 대한 계약을 한미약품과 체결하면서 무위로 간 경험이 있었죠.
지나친 기대감 때문이었을까요. 기술수출 등 매출을 바랐던 투자자들은 상장 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식이 없자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펩트론은 상장 이후부터 이 회사에 장기 투자를 하는 ‘진성 주주’가 적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가 내리기 시작하고,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최저가인 1만15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면서 적잖은 주주들이 떠났다고 합니다.
올해는 다를 수 있을까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도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기술이전 직전까지 갔다가 실패로 끝난 이전 사례들을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올해는 다르다고 합니다. 그는 "약물 효능 지속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파킨슨병 치료제(PT320)도 4억달러 안팎의 기술수출 기회가 있었는데 임상을 좀더 진행해보자는 판단이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반드기 기술수출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 연구자로서 자신이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자부심으로 제안을 거절했다면 이젠 좀 더 현실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집니다.
기술 이전료를 더 받기 위한 분위기는 잘 마련되고 있습니다. 현지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물질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항암 효과를 내는 신약 PAb001입니다. PAb001은 세포 표면 당단백질인 뮤신1(MUC1)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입니다. 이 약물에 대한 설명은 제가 쓴 <펩트론 "더이상 신약 독자 개발 고집 않겠다..늦어도 올해 말 기술수출 완료"> 편에서 찾아보시면 됩니다.
이 약물이 쓰이는 방식은 여러가지 입니다. 우선 치료 물질이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카티(CAR-T) 치료제로서의 효능입니다. 항암 작용에 대한 효과가 전임상에서 검증돼 데이터로 나와 다음달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됩니다.
다른 하나는 지난주에 미국의 한 기관으로부터 결과를 전달받은 약물-항체 결합(ADC) 기술에 기반 치료제입니다. ADC 기술을 기반으로 한 PAb001의 전임상 독성 평가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결과를 보면 ADC 치료제에 대한 독성은 많지 않고,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성 평가 수치가 잘 나오지 않으면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줄어들텐데, 지난주 결과는 사용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독성 평가가 잘 나와 기술수출이 수월해지고 몸값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카티와 ADC, 조영제로서의 효과,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등을 모두 묶어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직 코로나19 치료제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노승원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전임상을 통해 해당 약물을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큰 문제가 없어 사람에게 투여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라며 "임상 1상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이전 논의도 진전되는 것 같습니다. 최 대표는 "구체적인 딜텀(deal term)이 오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숫자(계약 금액)가 오가고 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이달 초보다 한 발 나아간 모습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유럽 업체 다섯 곳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은 바 있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거래 금액을 보고, 최 대표가 싸인을 할지 안할지도 봐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연구자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다음달 말 미국암학회 발표와 기술이전 계약의 진전 등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duter@hankyung.com 펩트론 개요(단위:억원)
대표: 최호일
기술 및 사업 영역: 항체 신약, 파킨슨병치료제 개발 등
대표 이력: LG화학 연구원
영업 이익:-18
기준: 2019년 12월31일
투자 포인트: 항체 신약 기술이전 여부, 파킨슨병치료제 개발 성과
약점: 기술이전 지연으로 인한 투자자 신뢰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