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존 블록버스터 신약에 피하주사기술 적용…실패 확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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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 최대 규모 기술수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다른 제약사에 기술수출 가능
계약맺은 A사, 개발 속도낼 것
피하주사제기술 세계서 주목
기술수출 단기에 성과 낸 비결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다른 제약사에 기술수출 가능
계약맺은 A사, 개발 속도낼 것
피하주사제기술 세계서 주목
기술수출 단기에 성과 낸 비결
“이번 기술수출 협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모두 비대면으로 6개월 만에 이뤄졌습니다. 그만큼 글로벌 제약사에서 우리 기술이 절실했던 거죠.”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사진)는 25일 “플랫폼 기술 덕분에 단일물질에 대한 독점권을 판매하는 기존 기술이전과 다른 ‘비독점적 기술이전’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24일 글로벌 톱10 제약업체 A사와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전체 기술수출 규모는 4조6770억원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통상 1년 넘게 걸리는 기술수출 협상이 단기간에 성사된 것은 그만큼 이 기술이 주목받은 결과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A사는 6개의 정맥주사 의약품에 대해 ALT-B4를 적용해 피하주사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알테오젠은 A사가 한 개 품목을 상업화할 때마다 최대 7763억원을 받는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정맥주사제로 출시된 블록버스터 제품을 SC 제형으로 개발하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신약 개발과는 달리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했다. 그는 “다른 제약사에 이 기술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A사는 신속히 제품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전의 계약금(194억원)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경쟁사인 할로자임도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금을 받았다”며 “할로자임의 기술을 적용해 허가받은 제품이 지금까지 4개라는 점에서 개발이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번 계약은 비독점적 조건으로 이뤄졌다. A사의 치료제와 동일한 표적에 작용해도 후보물질이 다르다면 다른 회사에도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술료만 보면 독점적 계약이 비독점적 계약보다 클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가 A사와 처음 접촉한 것은 지난해 1월 미국에서였다. 당시 알테오젠은 미국 바이오기업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한 상황이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그는 “A사의 경쟁업체는 할로자임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을 이용해 블록버스터 치료제를 SC 제형으로 개발하는 중이었다”며 “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A사에 우리 기술을 설명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A사는 자체적으로 SC 제형의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과가 좋지 않았다. A사가 급해지기 시작한 이유다. 때마침 알테오젠이 큰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톱10 제약업체 B사와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것이다. 박 대표는 “B사가 먼저 연락해왔다”며 “B사와 계약이 성사되자 A사는 지난 2월부터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A사는 SC 제형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임상시험에서 A사는 ALT-B4를 적용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에 금방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사진)는 25일 “플랫폼 기술 덕분에 단일물질에 대한 독점권을 판매하는 기존 기술이전과 다른 ‘비독점적 기술이전’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24일 글로벌 톱10 제약업체 A사와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전체 기술수출 규모는 4조6770억원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통상 1년 넘게 걸리는 기술수출 협상이 단기간에 성사된 것은 그만큼 이 기술이 주목받은 결과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A사는 6개의 정맥주사 의약품에 대해 ALT-B4를 적용해 피하주사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알테오젠은 A사가 한 개 품목을 상업화할 때마다 최대 7763억원을 받는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정맥주사제로 출시된 블록버스터 제품을 SC 제형으로 개발하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신약 개발과는 달리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했다. 그는 “다른 제약사에 이 기술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A사는 신속히 제품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전의 계약금(194억원)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경쟁사인 할로자임도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금을 받았다”며 “할로자임의 기술을 적용해 허가받은 제품이 지금까지 4개라는 점에서 개발이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번 계약은 비독점적 조건으로 이뤄졌다. A사의 치료제와 동일한 표적에 작용해도 후보물질이 다르다면 다른 회사에도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술료만 보면 독점적 계약이 비독점적 계약보다 클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가 A사와 처음 접촉한 것은 지난해 1월 미국에서였다. 당시 알테오젠은 미국 바이오기업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한 상황이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그는 “A사의 경쟁업체는 할로자임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을 이용해 블록버스터 치료제를 SC 제형으로 개발하는 중이었다”며 “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A사에 우리 기술을 설명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A사는 자체적으로 SC 제형의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과가 좋지 않았다. A사가 급해지기 시작한 이유다. 때마침 알테오젠이 큰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톱10 제약업체 B사와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것이다. 박 대표는 “B사가 먼저 연락해왔다”며 “B사와 계약이 성사되자 A사는 지난 2월부터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A사는 SC 제형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임상시험에서 A사는 ALT-B4를 적용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에 금방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