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콘텐츠' 전성시대를 열며 대세 SNS로 자리잡은 '틱톡'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징계를 받았다. 충분한 고지없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해외로 이전한데 따른 조치다.

방통위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틱톡에 과징금 1억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법정대리인 동의없이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정보통신망법 제31조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1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방통위는 또 틱톡이 개인정보 국외 이전 시 고지해야 할 사항을 공개·고지하지 않아 같은 법 제63조제2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과태료 600만원을 결정해 총 1억86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부터 틱톡 싱가포르 법인에서 사이버 보안 위협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등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조사해왔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이와 같은 위반에는 기업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틱톡은 중국 정보통신(IT)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앱이다. 15초 분량의 짧고 독특한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전세계적으로 젊은 세대의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대세 SNS로 자리잡았다. 틱톡의 인기에 힘입어 바이트댄스는 글로벌 1위 규모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틱톡은 3억1500만회 다운로드됐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는 2분기 전세계 다운로드·소비자 지출에서 틱톡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월 활성 이용자 수(MAU)가 300만명에 이른다. 이용자들의 절반 이상이 16~24세여서 향후 성장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최근 동의없는 개인정보 수집과 해외이전 사실이 드러난데다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갇힌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SNS'가 미국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틱톡을 정조준했다. 세계 최대 커머스 업체 아마존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안 이슈를 거론하며 틱톡 삭제를 지시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도 정치적인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시켰다. 1억2000만명이 이용중이었지만 중국과 국경분쟁이 벌어지면서 틱톡이 금지됐다. 호주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이번에 한국 정부에서 과징금 철퇴를 맞으면서 틱톡은 다시한번 위기에 처했다. 다만 서비스 접속 차단 조치는 내려지지 않아 당장 틱톡의 SNS 사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불법촬영물이 유통됐을 경우에 한해 접속차단 조치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