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사진제공=LG전자
LG 벨벳/사진제공=LG전자
올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적자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은 1000억원 중반대다. 전 분기(2065억원 영업적자) 대비 50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 들어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 규모는 계속 줄고 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2378억원, 2분기 20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3130억원) 대비 100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줄였다.

올 3분기엔 신제품 출시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 수요 회복과 원가 개선을 통한 비용 감소, 투자 확대 등 체질 개선 시도가 동반됐다.

올 3분기 LG전자는 스마트폰 출하량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을 비롯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유럽·중남미에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LG 벨벳 5세대 통신(5G)와 4G 모델을 출시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LG 벨벳 판매량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
LG Q92/사진제공=LG전자
LG Q92/사진제공=LG전자
적자 탈출의 '키'는 보급형폰이 쥐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모두 베트남으로 옮기며 제조업자개발자생산(ODM)으로 원가 절감을 이뤄낸 LG전자는 쿼드(4개) 카메라, 6.5인치 이상 대화면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등 준수한 스펙을 갖추고도 출고가는 20만~40만원대로 저렴한 실속형 스마트폰 시리즈를 잇따라 전 세계에 출시했다.

국내에는 Q시리즈, 북미·유럽 시장엔 K시리즈, 인도엔 W시리즈로 명명된 폰을 내놨다.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한 '스타일로'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8월 국내 출시한 LG Q92의 경우 ODM 방식이 아닌 직접 개발·생산했다. 그만큼 실속형 스마트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잡았다. 이후 투자액도 크게 늘렸다. LG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만 MC사업본부에 10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권 사장 이후 취임한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은 기존 G, V 등 플래그십(전략) 라인업을 과감히 폐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향후 폼팩터(특정 기기 형태) 혁신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동시에 기존 직사각형 '바' 형태의 '유니버셜' 제품도 출시하는 등 투트랙 라인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6일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하면 숨어있던 보조화면이 나타나는 뉴 폼팩터 'LG 윙'을 109만대에 내놓을 예정이다. LG 윙은 LG전자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첫 제품이다. LG전자는 내년엔 화면을 말아서 펼치는 이른바 '롤러블폰'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급형 라인업 중에선 오는 4분기 'LG Q52'를 출시할 예정이다.

원가 절감에도 나선다. 플래그십 제품의 경우 그간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았던 LG디스플레이 대신 중국 BOE와의 거래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출시된 LG 벨벳, LG 윙 등에는 BOE 패널이 탑재됐으며, 롤러블폰에도 BOE 패널이 들어갈 예정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본부의 내년 영업적자는 6402억원으로 올해보다 195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