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기업] 전형균 삼천당제약 중앙연구소장 “S-PASS로 새로운 도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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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이 안과 의약품의 해외진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이은 강력 신무기를 내놓았다. 주사 의약품을 경구제로 바꾸는 기술 에스패스(S-PASS)다. 회사는 S-PASS를 적용한 약물의 동물실험 결과를 지난달 1일 공개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경구제 개발이 어렵다. 바이오의약품은 약물이 대부분 분자가 큰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섭취된 약은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거쳐 장으로 이동한다. 이때 약물은 펩신과 트립신 등 소화효소를 만나며 분해된다.
S-PASS*는 ‘MC(Micelle-Complex)’와 ‘BC(BioComplex)’ 두 가지다. MC와 BC는 각각 나노 캡슐화와 복합화로 약물전달 과정에서 효소에 의한 분해를 방지한다. S-PASS로 개발된 약물은 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나 십이지장 등 위장관(GI) 상부에서부터 흡수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약효 발현시간이 비교적 짧고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생체이용률은 투여된 약물의 양이 순환 혈류에 흡수되는 비율을 말한다. 기존 경구제 기술은 대부분 약물이 위를 지나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이 위장관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체내 이동시간만큼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늦어지며 생체이용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또 약물을 장까지 전달하는 경구제는 대부분 이동 경로에서 소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제산
제와 지방산(오일)을 사용한다. 제산제와 오일은 장기간 복용하는 만성질환자에게 순환기 계열 등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MC와 BC를 적용한 경구제는 각각 밀착 연접 경로와 수용체 수송 경로를 통해 흡수된다.
결합한 부형제가 소화효소에 의한 분해를 막고 위장관 상부부터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부형제는 약제를 먹기 쉽게 하거나 특정 형태로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캡슐처럼 감싸거나 폴리머와 결합하거나 S-PASS MC 및 BC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부형제와 결합한다. MC 기술은 부형제와 결합해 만들어진 ‘마이셀’이 약물을 캡슐처럼 감싸 보호한다. 마이셀은 계면활성제가 뭉쳐 만들어진 액상 형태의 입자다. 단백질 분자는 고분자 부형제에 의해 캡슐화돼 마이셀을 형성한다. 나노 크기가 된 약물은 안정성이 높고 체내 흡수가 용이하다. 오일과 제산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 위험도 낮다.
BC는 약물의 단백질 분자가 폴리머 부형제 (SCD-F biopolymer)와 비공유 결합하는 방식으로 분해를 회피한다. 결합으로 성분이 변하지 않으니 일종의 부착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오일과 제산제는 물론 계면활성제도 사용하지 않아 장기 복용에 더욱 유리하다.
전형균 소장은 S-PAS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부형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제약사들은 새로운 물질을 부형제로 사용하는데, 이에 비해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반면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은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하기 전에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고 20% 이하의 저농도 인슐린만 전신 순환으로 온몸에 전달된다. 췌장에서 자연 발생하는 인슐린과 같은 과정이다. “피하주사와 달리 저혈당 현상과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없다”라고 전 소장은 설명했다.
인슐린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지만 주사제형이라서 환자들이 사용을 꺼려왔다. 다수의 제약사가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시도했지만 성공 사례는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에도 개발을 포기했다. 생체이용률이 너무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임상 2b상 단계인 경구용 인슐린 ‘ORMD-0801’을 꼽았다.
이는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Oramed)가 개발 중인 것이다. 그는 “주사제와 같은 효과를 내려면 경쟁 약물의 복용량은 주사제 대비 16배지만 SCD0503은 5배에 불과하다”며 “20%의 생체이용률로 원가가 비싼 인슐린 제품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구용 인슐린 제품 개발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약효 발현시간과 지속시간이다. 전 소장은 “15분 이내 혈당을 낮추고 6시간 이상 지속해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S-PASS를 적용한 리라글루타이드 경구제에 대해서도 동물 대상 전임상 단계를 마쳤다. 2형 당뇨와 비만을 적응증으로 각각 ‘SCD0506’과 ‘SCD0507’을 개발하고 있다.
에타너셉트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 중 가장 큰 분자 단위를 가진 물질이다.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경구제 전환이 가능한 것이다. 1943년 설립한 삼천당제약은 연초 ‘비전 2030’을 천명했다.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 S-PASS가 차지한다. 삼천당제약은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 등 S-PASS를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 자체의 이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삼천당제약을 먹여 살릴 핵심기술이라서다.
전 소장은 “글로벌 톱5 제약사 및 미국 복제의약품 톱5 등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0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소화효소에 의한 분해 막아라
경구용 의약품은 복용이 간편하지만 약물을 필요한 부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주사제는 약물이 비교적 정확히 전달되지만 복용 편의성이 떨어진다. 정맥주사의 경우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으로 가야 한다. 많은 제약사에서 다양한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해 주사제를 경구제로 바꾸려는 이유다.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경구제 개발이 어렵다. 바이오의약품은 약물이 대부분 분자가 큰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섭취된 약은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거쳐 장으로 이동한다. 이때 약물은 펩신과 트립신 등 소화효소를 만나며 분해된다.
S-PASS*는 ‘MC(Micelle-Complex)’와 ‘BC(BioComplex)’ 두 가지다. MC와 BC는 각각 나노 캡슐화와 복합화로 약물전달 과정에서 효소에 의한 분해를 방지한다. S-PASS로 개발된 약물은 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나 십이지장 등 위장관(GI) 상부에서부터 흡수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약효 발현시간이 비교적 짧고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생체이용률은 투여된 약물의 양이 순환 혈류에 흡수되는 비율을 말한다. 기존 경구제 기술은 대부분 약물이 위를 지나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이 위장관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체내 이동시간만큼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늦어지며 생체이용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또 약물을 장까지 전달하는 경구제는 대부분 이동 경로에서 소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제산
제와 지방산(오일)을 사용한다. 제산제와 오일은 장기간 복용하는 만성질환자에게 순환기 계열 등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MC와 BC를 적용한 경구제는 각각 밀착 연접 경로와 수용체 수송 경로를 통해 흡수된다.
결합한 부형제가 소화효소에 의한 분해를 막고 위장관 상부부터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부형제는 약제를 먹기 쉽게 하거나 특정 형태로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캡슐처럼 감싸거나 폴리머와 결합하거나 S-PASS MC 및 BC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부형제와 결합한다. MC 기술은 부형제와 결합해 만들어진 ‘마이셀’이 약물을 캡슐처럼 감싸 보호한다. 마이셀은 계면활성제가 뭉쳐 만들어진 액상 형태의 입자다. 단백질 분자는 고분자 부형제에 의해 캡슐화돼 마이셀을 형성한다. 나노 크기가 된 약물은 안정성이 높고 체내 흡수가 용이하다. 오일과 제산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 위험도 낮다.
BC는 약물의 단백질 분자가 폴리머 부형제 (SCD-F biopolymer)와 비공유 결합하는 방식으로 분해를 회피한다. 결합으로 성분이 변하지 않으니 일종의 부착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오일과 제산제는 물론 계면활성제도 사용하지 않아 장기 복용에 더욱 유리하다.
전형균 소장은 S-PAS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부형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제약사들은 새로운 물질을 부형제로 사용하는데, 이에 비해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생체이용률 높인 경구용 인슐린
삼천당제약이 S-PASS를 적용해 개발 중인 대표적인 약물은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이다. 일반적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인슐린은 전신 순환을 통해 몸 전체로 전달된다.반면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은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하기 전에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고 20% 이하의 저농도 인슐린만 전신 순환으로 온몸에 전달된다. 췌장에서 자연 발생하는 인슐린과 같은 과정이다. “피하주사와 달리 저혈당 현상과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없다”라고 전 소장은 설명했다.
인슐린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지만 주사제형이라서 환자들이 사용을 꺼려왔다. 다수의 제약사가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시도했지만 성공 사례는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에도 개발을 포기했다. 생체이용률이 너무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임상 2b상 단계인 경구용 인슐린 ‘ORMD-0801’을 꼽았다.
이는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Oramed)가 개발 중인 것이다. 그는 “주사제와 같은 효과를 내려면 경쟁 약물의 복용량은 주사제 대비 16배지만 SCD0503은 5배에 불과하다”며 “20%의 생체이용률로 원가가 비싼 인슐린 제품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구용 인슐린 제품 개발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약효 발현시간과 지속시간이다. 전 소장은 “15분 이내 혈당을 낮추고 6시간 이상 지속해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S-PASS를 적용한 리라글루타이드 경구제에 대해서도 동물 대상 전임상 단계를 마쳤다. 2형 당뇨와 비만을 적응증으로 각각 ‘SCD0506’과 ‘SCD0507’을 개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먹여 살릴 미래 핵심기술
대표적인 고분자 물질인 단일클론항체에 대해서도 경구제 변환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직 실험 초기 단계지만 삼천당제약은 S-PASS를 적용해 경구화된 에타너셉트(제품명 엔브렐)를 체내로 전달할 수 있었다.에타너셉트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 중 가장 큰 분자 단위를 가진 물질이다.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경구제 전환이 가능한 것이다. 1943년 설립한 삼천당제약은 연초 ‘비전 2030’을 천명했다.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 S-PASS가 차지한다. 삼천당제약은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 등 S-PASS를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 자체의 이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삼천당제약을 먹여 살릴 핵심기술이라서다.
전 소장은 “글로벌 톱5 제약사 및 미국 복제의약품 톱5 등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0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