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하이라이트 part.2]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 치료제로 의료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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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 인터뷰
미국에서 약물 오남용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매년 7만 명이다. 하루에 130명의 사람이 죽는 셈이다. 이 중 68%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은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리셋(reSET)’이 탄생한 배경이다. 리셋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는 약물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각종 디지털 치료제가 쏟아져 나오며 디지털 치료제 시장을 형성했다.
약물중독의 원인인 만성통증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6000억 달러(약 687조3000억 원)에 달하니, 뛰어들어봄직한 시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디지털 치료제가 성공할 만한 시장성이 존재할까. 송승재 라이프시맨 틱스 대표의 생각을 들어봤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들만큼 빠르다. (통계청이 2019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67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6.5%다. 이 예측대로라면 약 50년 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의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의료비가 40%를 넘는다. 금액으로 따지면 2019년을 기준으로 31조 원 정도다.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 환자의 의료비는 2030년에 약 87조 원까지 늘어난다.
올해 정부의 전체 건강보험 예산이 약 77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다시 말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현행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려면 의료자원을 재분배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약물의 효능을 유의미하게 높여준다면 그만큼 의료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에게는 디지털 치료제가 아주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현재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도 디지털 치료제의 수가화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임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개발하는 치료제들도 일반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실제 병이 낫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숨튼’은 호흡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디지털 치료제다. 숨튼의 임상시험을 2017년에 8개월간 수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스마트워치는 빛을 이용해 혈액 속에 산소가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확인한다. 옥시미터라고 부르는데,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은 보통 이 수치가 96~99%다.
그런데 폐암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처럼 호흡 재활이 필요한 분들은 대부분 80% 이하다. 호흡 재활이 어려운 게 재활운동을 안 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해도 위험할 수 있다. 갑자기 옥시미터가 높아지면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고 쓰러지기도 한다.
숨튼은 정해진 임계치에 따라 재활운동을 조절할 수 있게끔 해준다. 2017년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5개 대학병원에서 243명의 호흡 재활 환자를 대상으로 숨튼을 임상시험했다. 6분 보행 거리, 호흡곤란 정도 등 5개 지표를 통해 개선 정도를 확인했다.
이 외에도 2016년에 진행한 파일럿 연구에서는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환자의 비율이 60%에서 97%까지 1.6배가량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향후 파이프라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와 인지장애 환자의 상태 개선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단계다. 대근육이 손실되거나 후각 기능이 떨어지는 등 신경외과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를 이용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 치료제다.
라이프시맨틱스가 개발한 ‘에필 코치’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에필코치는 TV 화면과 바닥에 투사된 디스플레이를 터치스크린처럼 이용해 대근육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다.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없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비도 일반 의약품에 비해 매우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디지털 치료제로 많은 적응증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1.6배 증가 라이프시맨틱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숨튼’은 호흡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디지털 치료제로, 2016년에 진행한 파일럿 연구에서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환자의 비율이 60%에서 97%까지 1.6배가량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줬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약물중독의 원인인 만성통증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6000억 달러(약 687조3000억 원)에 달하니, 뛰어들어봄직한 시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디지털 치료제가 성공할 만한 시장성이 존재할까. 송승재 라이프시맨 틱스 대표의 생각을 들어봤다.
Q. 미국과 다른 우리나라만의 시장성이 있을까.
우리나라만의 시장성이라기보다는 기회라고 표현하자.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다. 의료자원의 재분배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서다.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들만큼 빠르다. (통계청이 2019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67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6.5%다. 이 예측대로라면 약 50년 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의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의료비가 40%를 넘는다. 금액으로 따지면 2019년을 기준으로 31조 원 정도다.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 환자의 의료비는 2030년에 약 87조 원까지 늘어난다.
올해 정부의 전체 건강보험 예산이 약 77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다시 말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현행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려면 의료자원을 재분배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약물의 효능을 유의미하게 높여준다면 그만큼 의료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에게는 디지털 치료제가 아주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현재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도 디지털 치료제의 수가화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Q. 기존 웰니스 제품들도 충분히 의료자원의 재분배에 기여할 수 있을 텐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월에 발표한 디지털 치료제의 정의를 보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하는 소프트웨어 치료기기’라고 돼 있다. 이게 가장 큰 차이다.디지털 치료제는 치료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임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개발하는 치료제들도 일반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실제 병이 낫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숨튼’은 호흡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디지털 치료제다. 숨튼의 임상시험을 2017년에 8개월간 수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Q. 숨튼은 어떤 식으로 환자의 치료에 개입하나. 숨튼을 사용한 이후 상태가 호전됐다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궁금하다.
호흡 재활을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가 있다. 숨튼의 경우 우리가 개발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의 앱이 한 세트다.스마트워치는 빛을 이용해 혈액 속에 산소가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확인한다. 옥시미터라고 부르는데,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은 보통 이 수치가 96~99%다.
그런데 폐암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처럼 호흡 재활이 필요한 분들은 대부분 80% 이하다. 호흡 재활이 어려운 게 재활운동을 안 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해도 위험할 수 있다. 갑자기 옥시미터가 높아지면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고 쓰러지기도 한다.
숨튼은 정해진 임계치에 따라 재활운동을 조절할 수 있게끔 해준다. 2017년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5개 대학병원에서 243명의 호흡 재활 환자를 대상으로 숨튼을 임상시험했다. 6분 보행 거리, 호흡곤란 정도 등 5개 지표를 통해 개선 정도를 확인했다.
이 외에도 2016년에 진행한 파일럿 연구에서는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환자의 비율이 60%에서 97%까지 1.6배가량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Q. 향후 파이프라인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숨튼과 암 재활 프로그램인 레드필 케어를 허가받는 것이 우선이다. 레드필 케어는 환자 상태에 맞춰 근력운동이나 유산소 운동량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암환자는 식습관과 체중 관리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레드필 케어와 연동되는 체중계의 경우 부종 비율까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림프샘을 잘라내기 때문에 부종이 심각한 수술 부작용 중 하나다.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향후 파이프라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와 인지장애 환자의 상태 개선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단계다. 대근육이 손실되거나 후각 기능이 떨어지는 등 신경외과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를 이용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 치료제다.
라이프시맨틱스가 개발한 ‘에필 코치’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에필코치는 TV 화면과 바닥에 투사된 디스플레이를 터치스크린처럼 이용해 대근육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다.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없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비도 일반 의약품에 비해 매우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디지털 치료제로 많은 적응증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1.6배 증가 라이프시맨틱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숨튼’은 호흡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디지털 치료제로, 2016년에 진행한 파일럿 연구에서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환자의 비율이 60%에서 97%까지 1.6배가량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줬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