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아카이브]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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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개발 배경
의학, 생명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질병 사망률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여러 작용기전의 항암제들이 속속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암은 가장 무섭고,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다.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공격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암세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런 항암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러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나온 새로운 항암제 치료 전략이 바로 표적항암제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이 발생하는 ‘원인 표적’만을 억제하기 때문에 항암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우리나라 암 발병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폐암을 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나누면 약 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비소세포폐암은 비흡연자나 여성도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되는 비율이 낮은데, 비소세포폐암의 약 70%는 첫 진단 시에 이미 진행성 단계(3기 후기) 혹은 전이성 단계(4기)에서 발견되어 치료가 더욱 어렵다. 비소세포폐암의 분자종양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한다.
약물 특성 및 기전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EGFR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s ; Tyrosine kinase inhibitors)는 치료 표적으로 엑손 19-결실(Ex19del) 또는 엑손 21 치환(L858R)과 같은 체세포성의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를 대상으로 한다.
이런 발암성의 활성 돌연변이의 발견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다. 즉, 항암제가 공격해야 할 목표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EGFR 활성 돌연변이를 동반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진단 받은 이후 첫 번째 치료(1차 치료)로 게피티니브, 엘로티닙, 아파티닙 또는 다코미티닙과 같은 1세대 및 2세대 EGFR TKIs가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1세대 및 2세대 EGFR TKIs로 치료 받은 환자에서는 예외 없이 더 이상 치료제가 반응하지 않는 획득 저항성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획득 저항성 기전은 기존 약물이 표적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1세대·2세대 EGFR TKI 약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50~60%에서 이런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해 다시 암이 진행한다. 이 같은 치료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790M 및 EGFR TKI 활성 돌연변이 모두를 표적으로 하면서 야생형 대비 높은 선택성을 가지도록 특별히 설계된 오시머티닙이 3세대 EGFR TKIs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EGFR 돌연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첫 번째 EGFR TKI 치료(1차 치료)로 오시머티닙을 복용했을 때 기존의 표준 EGFR-TKI 였던 게피티니브 또는 엘로티닙 대비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 및 생존 기간의 연장을 보였다.
유한양행에서 개발 중인 레이저티닙 역시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할 수 있는 3세대 EGFR TKI 계열의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이다. 레이저티닙은 표적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나타내며 시판 중인 EGFR 표적 항암제에 비해 항암 효과가 우수하다. 피부발진, 설사와 같은 부작용 발생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 개발 의의
레이저티닙은 현재 표준 치료로 정착된 오시머티닙과 같은 3세대 EGFR TKI 계열의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제이다. 하지만 시판 중인 EGFR TKI 치료제들이 만족시키지 못한 의학적 미충족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첫 번째는 중추신경계(CNS·Central Nervous System) 전이이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주로 뼈, 뇌 등으로 전이된다. 그 중에서 CNS 전이 발생률은 첫 진단 시에 약 24%이고,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기가 진행될수록 거의 2배로 증가할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CNS 전이에 대해 외과적 절제술, 정위 방사선수술, 전뇌방사선치료(WBRT)와 같은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환자의 삶의 질(QoL) 또는 생존 기간이 개선되지 못한다.
화학요법 치료 이후에는 인지능 장애와 같은 증상이 수년 동안 지속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 같은 CNS 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결국에는 신경학적 사망을 포함한 불량한 예후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남기게 된다. 따라서 보다 유효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표준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의 경우 사용상의 주의 사항 중 경고항에 QT 간격 연장과 심수축성·심장독성 변화에 대한 심장 관련 위험성을 고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약물 이상반응 보고 시스템(FAERS·FDA adverse events reporting system)을 이용한 후향연구에서 오시머티닙이 심부전, 심방세동, QT 연장 측면에서 기존 허가 의약품 및 다른 EGFR TKI 계열 약제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위험성이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심장 독성 측면에서 보다 안전한 EGFR TKI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위에서 기술한 3세대 EGFR TKI의 의학적 미충족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차곡 차곡 만들어 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혈뇌장벽(BBB)을 투과하기 때문에 더 높은 CNS 전이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부작용 발생 측면에서도 심장 관련 부작용 발생이 매우 낮게 나타나 우수한 심장 관련 안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레이저티닙의 차별점이 향후 불편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적응증 및 산업적 영향
①향후 개발 적응증
레이저티닙은 1세대·2세대 EGFR TKI 계열 약제 투여 후 나타난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까지 높은 선택성으로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뿐만 아니라 처음 진단된 환자의 1차 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②산업에 미치는 영향
신약의 개발이 제약 산업에 어떤 파급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레이저티닙의 개발이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에서 R&D 전략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 중 하나이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2015년 7월 바이오 벤처기업 제네스코로부터 기술도입했다. 도입 이후 비임상시험, 원료 및 완제 시험약 개발, 임상1상, 임상1·2상 시험 등을 수행해 기술의 가치를 높였다. 유효성에 대한 개념만 입증된 상태의 물질을 들여와 동물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 원료 및 제제의 공정 기술 개발, 임상시험 수행 등을 통해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았고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R&D 전략은 바이오벤처, 학계, 병원, 임상 및 비임상 CRO 회사 등과의 다양한 협력 모델 속에서 기술 가치를 증대시키고 국내 바이오 및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파급 효과를 보여줬다.
적응증 및 임상시험 결과
레이저티닙은 미국임상암학회(ASCO), 국제의학전문학술지 등을 통해 최신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상 1·2상 시험 결과, 레이저티닙 240㎎을 복용한 76명의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암의 크기가 의미있게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58 ~72%로 나타났다. 암이 커지지 않고 치료에 반응하며 유지되는 기간을 의미하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11~13.2개월로 나타났다. 임상1·2상 시험 중 의학적 미충족 요소가 높은 뇌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240㎎을 투여한 환자군의 두개강 내 객관적 반응률(IORR)은 71~ 78%를 나타냈다.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 기간(IPFS)은 16.4개월이었다.
레이저티닙 치료 중 새로운 뇌 전이 병변이 발생한 환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뇌 전이 환자에 대한 우수한 임상시험 결과는 레이저티닙이 혈뇌장벽을 투과하며, 뇌 전이 질병 동물모델들에서 보여줬던 전임상시험 결과와 일관된 결과이다. 임상1·2상의 안전성 결과 분석에서도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레이저티닙 240㎎의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보고된 이상반응(TEAE) 중 가장 흔히 발생한 TEAE는 발진(Rash)으로 35%의 환자에서 보고됐고, 가려움증이 33%, 감각 이상이 32%에서 보고됐다. 보고된 TEAE는 대부분 경증 수준이었다. 레이저티닙의 투여 용량 감량을 초래한 TEAE는 13명(8.3%)에서 보고됐고, 중등도 이상의 레이저티닙 투여 관련 TEAE는 전체 환자의 6% 수준으로 보고됐다.
향후 개발 계획
현재 레이저티닙은 EGFR 활성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러시아, 호주, 태국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2022년 12월에 1차 결과 도출을 예정하고 있다. 이 임상 3상 시험에서는 레이저티닙과 게피티니브를 투여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할 예정이다. 시험 결과가 도출되면 보건당국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편집=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의학, 생명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질병 사망률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여러 작용기전의 항암제들이 속속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암은 가장 무섭고,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다.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공격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암세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런 항암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러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나온 새로운 항암제 치료 전략이 바로 표적항암제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이 발생하는 ‘원인 표적’만을 억제하기 때문에 항암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우리나라 암 발병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폐암을 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나누면 약 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비소세포폐암은 비흡연자나 여성도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되는 비율이 낮은데, 비소세포폐암의 약 70%는 첫 진단 시에 이미 진행성 단계(3기 후기) 혹은 전이성 단계(4기)에서 발견되어 치료가 더욱 어렵다. 비소세포폐암의 분자종양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한다.
약물 특성 및 기전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EGFR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s ; Tyrosine kinase inhibitors)는 치료 표적으로 엑손 19-결실(Ex19del) 또는 엑손 21 치환(L858R)과 같은 체세포성의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를 대상으로 한다.
이런 발암성의 활성 돌연변이의 발견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다. 즉, 항암제가 공격해야 할 목표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EGFR 활성 돌연변이를 동반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진단 받은 이후 첫 번째 치료(1차 치료)로 게피티니브, 엘로티닙, 아파티닙 또는 다코미티닙과 같은 1세대 및 2세대 EGFR TKIs가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1세대 및 2세대 EGFR TKIs로 치료 받은 환자에서는 예외 없이 더 이상 치료제가 반응하지 않는 획득 저항성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획득 저항성 기전은 기존 약물이 표적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1세대·2세대 EGFR TKI 약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50~60%에서 이런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해 다시 암이 진행한다. 이 같은 치료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790M 및 EGFR TKI 활성 돌연변이 모두를 표적으로 하면서 야생형 대비 높은 선택성을 가지도록 특별히 설계된 오시머티닙이 3세대 EGFR TKIs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EGFR 돌연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첫 번째 EGFR TKI 치료(1차 치료)로 오시머티닙을 복용했을 때 기존의 표준 EGFR-TKI 였던 게피티니브 또는 엘로티닙 대비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 및 생존 기간의 연장을 보였다.
유한양행에서 개발 중인 레이저티닙 역시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할 수 있는 3세대 EGFR TKI 계열의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이다. 레이저티닙은 표적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나타내며 시판 중인 EGFR 표적 항암제에 비해 항암 효과가 우수하다. 피부발진, 설사와 같은 부작용 발생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 개발 의의
레이저티닙은 현재 표준 치료로 정착된 오시머티닙과 같은 3세대 EGFR TKI 계열의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제이다. 하지만 시판 중인 EGFR TKI 치료제들이 만족시키지 못한 의학적 미충족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첫 번째는 중추신경계(CNS·Central Nervous System) 전이이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주로 뼈, 뇌 등으로 전이된다. 그 중에서 CNS 전이 발생률은 첫 진단 시에 약 24%이고,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기가 진행될수록 거의 2배로 증가할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CNS 전이에 대해 외과적 절제술, 정위 방사선수술, 전뇌방사선치료(WBRT)와 같은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환자의 삶의 질(QoL) 또는 생존 기간이 개선되지 못한다.
화학요법 치료 이후에는 인지능 장애와 같은 증상이 수년 동안 지속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 같은 CNS 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결국에는 신경학적 사망을 포함한 불량한 예후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남기게 된다. 따라서 보다 유효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표준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의 경우 사용상의 주의 사항 중 경고항에 QT 간격 연장과 심수축성·심장독성 변화에 대한 심장 관련 위험성을 고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약물 이상반응 보고 시스템(FAERS·FDA adverse events reporting system)을 이용한 후향연구에서 오시머티닙이 심부전, 심방세동, QT 연장 측면에서 기존 허가 의약품 및 다른 EGFR TKI 계열 약제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위험성이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심장 독성 측면에서 보다 안전한 EGFR TKI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위에서 기술한 3세대 EGFR TKI의 의학적 미충족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차곡 차곡 만들어 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혈뇌장벽(BBB)을 투과하기 때문에 더 높은 CNS 전이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부작용 발생 측면에서도 심장 관련 부작용 발생이 매우 낮게 나타나 우수한 심장 관련 안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레이저티닙의 차별점이 향후 불편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적응증 및 산업적 영향
①향후 개발 적응증
레이저티닙은 1세대·2세대 EGFR TKI 계열 약제 투여 후 나타난 2차 돌연변이인 T790M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까지 높은 선택성으로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뿐만 아니라 처음 진단된 환자의 1차 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②산업에 미치는 영향
신약의 개발이 제약 산업에 어떤 파급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레이저티닙의 개발이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에서 R&D 전략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 중 하나이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2015년 7월 바이오 벤처기업 제네스코로부터 기술도입했다. 도입 이후 비임상시험, 원료 및 완제 시험약 개발, 임상1상, 임상1·2상 시험 등을 수행해 기술의 가치를 높였다. 유효성에 대한 개념만 입증된 상태의 물질을 들여와 동물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 원료 및 제제의 공정 기술 개발, 임상시험 수행 등을 통해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았고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R&D 전략은 바이오벤처, 학계, 병원, 임상 및 비임상 CRO 회사 등과의 다양한 협력 모델 속에서 기술 가치를 증대시키고 국내 바이오 및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파급 효과를 보여줬다.
적응증 및 임상시험 결과
레이저티닙은 미국임상암학회(ASCO), 국제의학전문학술지 등을 통해 최신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상 1·2상 시험 결과, 레이저티닙 240㎎을 복용한 76명의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암의 크기가 의미있게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58 ~72%로 나타났다. 암이 커지지 않고 치료에 반응하며 유지되는 기간을 의미하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11~13.2개월로 나타났다. 임상1·2상 시험 중 의학적 미충족 요소가 높은 뇌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240㎎을 투여한 환자군의 두개강 내 객관적 반응률(IORR)은 71~ 78%를 나타냈다.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 기간(IPFS)은 16.4개월이었다.
레이저티닙 치료 중 새로운 뇌 전이 병변이 발생한 환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뇌 전이 환자에 대한 우수한 임상시험 결과는 레이저티닙이 혈뇌장벽을 투과하며, 뇌 전이 질병 동물모델들에서 보여줬던 전임상시험 결과와 일관된 결과이다. 임상1·2상의 안전성 결과 분석에서도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레이저티닙 240㎎의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보고된 이상반응(TEAE) 중 가장 흔히 발생한 TEAE는 발진(Rash)으로 35%의 환자에서 보고됐고, 가려움증이 33%, 감각 이상이 32%에서 보고됐다. 보고된 TEAE는 대부분 경증 수준이었다. 레이저티닙의 투여 용량 감량을 초래한 TEAE는 13명(8.3%)에서 보고됐고, 중등도 이상의 레이저티닙 투여 관련 TEAE는 전체 환자의 6% 수준으로 보고됐다.
향후 개발 계획
현재 레이저티닙은 EGFR 활성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러시아, 호주, 태국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2022년 12월에 1차 결과 도출을 예정하고 있다. 이 임상 3상 시험에서는 레이저티닙과 게피티니브를 투여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할 예정이다. 시험 결과가 도출되면 보건당국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편집=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