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대표 정우진)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는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산업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뛰어든 시장에 NHN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NHN, 공연 제작사에 첫 투자

[단독] NHN, 공연업체 첫 투자…"엔터 사업 강화"
6일 IT업계에 따르면 NHN은 지난 9월 공연 제작사 아떼오드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NHN이 공연업체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 설립된 아떼오드는 뮤지컬 ‘또 오해영’ ‘개와 고양이의 시간’ 등을 제작했다.

앞서 NHN은 5월 엔터테인먼트업체인 MLD엔터테인먼트(MLD)의 지분 33%를 50억원에 사들였다. 2015년 설립된 MLD에는 걸그룹 모모랜드와 배우 연우 등이 소속돼 있다.

NHN은 2013년 네이버에서 분할된 이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해왔다. 2014년에는 각종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서비스인 티켓링크를 인수했다. 2015년에는 음원 유통업체 벅스를 사들였다. 2016년과 2018년에는 엔터테인먼트업체인 하우엔터테인먼트와 제이플래닛엔터테인먼트도 인수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 성장세는 지지부진했다.

[단독] NHN, 공연업체 첫 투자…"엔터 사업 강화"
NHN이 최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다시 강화하는 이유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업계와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NHN 관계자는 “아떼오드와 IT를 활용한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MLD와는 글로벌 3대 음반사 중 하나인 소니뮤직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규 보이그룹을 준비 중이다. 제2의 BTS(방탄소년단)를 키우는 게 목표다.

NHN은 결제(페이코), 음원 유통(벅스), 공연티켓 판매 서비스(티켓링크)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페이코로 결제 시 공연 티켓을 할인해주거나 벅스, 티켓링크에서 관련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식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회사인 여행사(NHN여행박사)에 대해서는 최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IT기업 간 경쟁 격화

NHN이 모모랜드의 소속사 MLD에 투자한 것처럼 국내 다른 인터넷 기업들도 K팝 가수 등 관련 IP(지식재산권) 확보에 혈안이다. 네이버는 지난 8월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자사 동영상 유통 및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브이(V) 라이브’에 SM 소속 가수들의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카카오가 2018년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전문 자회사 카카오M도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업체에 잇따라 투자했다. 카카오M은 배우 이병헌, 가수 아이유 등 200여 명의 배우와 가수를 보유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단숨에 성장했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최근 이 시장에 가세했다. 내년에 K팝 콘텐츠를 유통하는 앱 ‘유니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버스도 네이버의 V라이브처럼 팬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중심으로 K팝 가수들의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관련 서비스의 핵심인 IP를 확보하기 위해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박지훈, 아스트로, 아이즈원, (여자)아이들, 우주소녀 등을 영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