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이 코로나 수송 통로…결합 막으면 감염 예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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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리포트 - 서영교 노화제어전문연구단 선임연구원
코로나 침투 과정 조금씩 밝혀져
콜레스테롤이 일종의 지지체 역할
바이러스와 세포에 붙어 서로 연결
코로나 침투 과정 조금씩 밝혀져
콜레스테롤이 일종의 지지체 역할
바이러스와 세포에 붙어 서로 연결
인공지능(AI)의 핵심은 자동제어다.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아이 앞에서 순간 멈춰서거나, 무의식중에 중앙선을 넘을 때 자동으로 차선을 지키게 하는 자동제어는 첨단 기술의 상징이다. 그러나 자연계에서 자동제어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자동제어시스템은 생물의 다양한 활동에 내재된 자연적 특성이다. 잘 조절되는 자동제어는 생명력으로 포장된다. 생명체의 기저에서 무생물과 만나는 접점은 물질 교환이 격렬하게 제어되는 장소다.
조절단백질의 첫 번째 임무는 생체 콜레스테롤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각 세포의 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걸쭉한 반죽을 만드는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대부분 사람이 꺼리는 물질이다. 체내 사용량의 60% 정도가 간에서 합성되고 나머지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하다. 세포막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기 때문이다. 뇌의 신경 수초로부터 신호 전송 기능을 돕고, 면역시스템이 암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각종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주원료이며, 피부 세포에서 자외선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비타민 D의 필수 성분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 지질량의 약 5%를 차지하며, 적절한 세포 기능에 필수적이다.
콜레스테롤은 지질단백질과 결합한 채로 혈관 및 세포벽에 위치한다. 저밀도 지단백질(LDL)은 혈관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반면 고밀도 지단백질(HDL)은 간에서부터 말초조직으로 콜레스테롤을 전달하고 말초조직의 세포 유연성을 높인다. 콜레스테롤과 기타 지질 성분은 선택적 흡수를 매개하는 HDL 수용체를 통해 세포의 내부 또는 외부로 전달된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세포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인간에게는 ‘감염’이라는 악당의 출현이지만, 바이러스로선 유전물질을 전승해 대를 잇는 행위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현시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지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뾰족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호흡기 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관여한다. 후이 종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박사 연구진은 콜레스테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송 통로라는 사실을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콜레스테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세포 표면에 달라붙어 둘을 연결해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데 일종의 지지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데 중심을 잡아주는 셈이다.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염 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콜레스테롤의 결합을 차단하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사이토카인의 발현에 관여하는 혈액 단핵세포에서 조절단백질의 활성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 환자에게서 조절단백질의 수치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급성염증 조건에서 조절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투여하거나 염증 분자의 신호전달을 조절하자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조절단백질을 통제함으로써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줄이면 바이러스의 침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네빌 산자나 뉴욕대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셀’에 세포가 지닌 약 2만 개 유전자의 작동을 하나씩 막아보며 바이러스 침투 기전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 생합성과 관련한 신호 경로를 막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과거 팬데믹 경험으로부터 몇 번의 더 심각한 팬데믹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다. 고립, 단절, 소외를 극복하는 새로운 표준에 대한 집단지성의 토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감염원에 대응하는 생체의 대사 기전을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바이러스 감염은 조직 손상과 더불어 심각한 노인성 염증을 동반한다. 특히 노인의 감염병은 국민 일상을 위협하는 생활 문제들이다.
콜레스테롤을 정밀 목표점으로 하는 바이러스 제어 연구는 국민 생명과 막대한 경제·사회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대유행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조절단백질에 관한 심층 연구는 바이러스의 수송 통제기술과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절단백질, 콜레스테롤 항상성 유지
위장에서 분해된 외부 영양 및 독성 물질은 작은창자의 융모세포를 통해 체내 각 조직에 전달된다. 세포의 정교한 자기제어 시스템은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독성물을 차단함으로써 지금의 상태를 유지한다. 융모세포는 영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 내부에는 이 과정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조절단백질(SREBP)이 있다. 조절단백질은 에너지원의 공급 및 활용의 효율을 결정하는 통제 사령관이다.조절단백질의 첫 번째 임무는 생체 콜레스테롤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각 세포의 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걸쭉한 반죽을 만드는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대부분 사람이 꺼리는 물질이다. 체내 사용량의 60% 정도가 간에서 합성되고 나머지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하다. 세포막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기 때문이다. 뇌의 신경 수초로부터 신호 전송 기능을 돕고, 면역시스템이 암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각종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주원료이며, 피부 세포에서 자외선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비타민 D의 필수 성분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 지질량의 약 5%를 차지하며, 적절한 세포 기능에 필수적이다.
콜레스테롤은 지질단백질과 결합한 채로 혈관 및 세포벽에 위치한다. 저밀도 지단백질(LDL)은 혈관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반면 고밀도 지단백질(HDL)은 간에서부터 말초조직으로 콜레스테롤을 전달하고 말초조직의 세포 유연성을 높인다. 콜레스테롤과 기타 지질 성분은 선택적 흡수를 매개하는 HDL 수용체를 통해 세포의 내부 또는 외부로 전달된다.
바이러스 감염 조절에 관여
바이러스는 독립적으로 유전물질을 전달할 수 없다. 숙주 세포의 생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유전물질을 증식하고 전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3만 개 정도의 단일가닥 리보핵산(RNA)을 유전체로 가진다. 이 유전자에는 바이러스의 단단한 겉면인 외피와 표면에 붙어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이들은 사람과 같은 숙주의 유전자 발현 시스템을 사용해 자신의 유전자를 불려나간다.코로나19는 호흡기 세포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인간에게는 ‘감염’이라는 악당의 출현이지만, 바이러스로선 유전물질을 전승해 대를 잇는 행위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현시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지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뾰족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호흡기 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관여한다. 후이 종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박사 연구진은 콜레스테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송 통로라는 사실을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콜레스테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세포 표면에 달라붙어 둘을 연결해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데 일종의 지지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데 중심을 잡아주는 셈이다.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염 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콜레스테롤의 결합을 차단하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러스 통제의 목표점, 콜레스테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이 조절단백질에 의한 콜레스테롤의 합성경로를 억제하는 동시에 염증 인자들의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 환자는 혈액의 총 콜레스테롤, 고밀도 콜레스테롤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 농도가 정상인보다 턱없이 낮았다. 침입한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식하는 동안 체내 콜레스테롤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또 사이토카인의 발현에 관여하는 혈액 단핵세포에서 조절단백질의 활성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 환자에게서 조절단백질의 수치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급성염증 조건에서 조절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투여하거나 염증 분자의 신호전달을 조절하자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조절단백질을 통제함으로써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줄이면 바이러스의 침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네빌 산자나 뉴욕대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셀’에 세포가 지닌 약 2만 개 유전자의 작동을 하나씩 막아보며 바이러스 침투 기전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 생합성과 관련한 신호 경로를 막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과거 팬데믹 경험으로부터 몇 번의 더 심각한 팬데믹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다. 고립, 단절, 소외를 극복하는 새로운 표준에 대한 집단지성의 토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감염원에 대응하는 생체의 대사 기전을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바이러스 감염은 조직 손상과 더불어 심각한 노인성 염증을 동반한다. 특히 노인의 감염병은 국민 일상을 위협하는 생활 문제들이다.
콜레스테롤을 정밀 목표점으로 하는 바이러스 제어 연구는 국민 생명과 막대한 경제·사회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대유행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조절단백질에 관한 심층 연구는 바이러스의 수송 통제기술과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