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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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공구(공동구매)하면 진짜 할인해 주나요?", "지금 구매할 수 있나요?"
지난 15일 중국 유명 쇼핑 애플리케이션 '핀둬둬'에 올라온 롤스로이스 공구 페이지를 본 한 누리꾼은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문의했습니다. 판매자는 문의 메시지를 받아보자마자 즉각 "그렇다. 구매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핀둬둬에 올라온 자동차 브랜드는 세계적인 명차로 불리는 롤스로이스. 판매 중인 EWB2020 모델의 경우 공식 가격만 1068만위안(약 18억7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자동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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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2억원 저렴하게 사자"…10만명 몰려

핀둬둬는 최근 이 모델의 공동구매 가격을 946만위안(약 16억원)으로 책정하고, 구매자들에게 122만위안(약 2억600만원) 수준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약금 9만9999위안(약 1700만원)만 내면 공구에 참여할 수 있는데, 10만명이 넘는 예약자들이 몰려 물량이 금새 동났습니다.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도 공구 소식을 3억명이나 조회했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 왕실 전문 의전 차량으로, 명성만큼이나 높은 '콧대'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브랜드입니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나 유명 배우 마릴린 먼로,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 등 세계적 유명인사들도 구입 퇴짜를 맞았을 정도로 기업의 자존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롤스로이스가 쇼핑앱에서 공구를 한다? 조금은 생소한 풍경입니다.

롤스로이스 측은 핀둬둬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며 "핀둬둬 플랫폼과 대리점 업체의 일이기 때문에 롤스로이스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이익과 롤스로이스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되지 않는 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색다른 홍보나 판매전략도 괜찮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공구 이벤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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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中 명품시장, 매출 58조 전망…명품 대국 '성큼'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딛고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77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자동차 브랜드들의 대대적인 판촉행사 영향으로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민간소비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중국의 소매판매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 9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지난 2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비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는데, 특히 부유층의 사치성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히게 되자 중국 '큰손'들이 국내 명품 쇼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경영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은 522억1000만달러(약 57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 세계 명품 매출은 2574억7000만달러(약 284조1200억원)로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향후 5년 내 중국이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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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빠르게 극복한 중국…억눌렸던 소비심리 폭발

중국 큰손들의 소비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롤스로이스는 물론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고급 주택까지 과감하게 사들이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영업을 중지했던 광저우의 에르메스 매장의 경우 재개장 첫날 1900만위안(약 32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거뒀습니다. 한 VIP 손님이 무려 500만위안(약 8억4600만원)을 구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선전시에서는 90억원대의 아파트 54채가 3시간 만에 전부 팔리기도 했는데요.

중국 부자들의 구매력이 기대 이상으로 크다 보니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자존심을 버리고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줄면서 매출이 줄자 이같은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그동안 외면했던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나서는가 하면,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루이비통, 구찌, 발렌티노, 생 로랑 등 명품 브랜드의 경우 최근 중국 라이브 방송과 이커머스 전용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왕훙(인플루언서)을 동원해 명품을 판매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박리다매 판매 방식이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해 그동안 온라인 채널을 피했지만, 이제는 가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대(大) 시장으로 꼽힙니다.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측은 세계 50여개 국에 총 5152대의 자동차를 납품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 판매량이 2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롤스로이스의 중국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어 조만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롤스로이스의 공구 이벤트는 오히려 '독'이 아닌 '약'이 된 셈입니다. 롤스로이스 입장에서도 엄청난 판매 실적을 기록한 핀둬둬가 얄밉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