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보건의료 및 제약산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가장 관심을 끌고 있을 의약품 정보라면 아무래도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에 대한 정보일 것이다. 이미 11월호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한 리뷰 논문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은 급속히 진행돼 2020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 개의 백신(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 대한 긴급 사용 허가를 내렸고, 이들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다.

선두주자인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에 이어 다른 백신들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1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와 부작용을 보였을까. 최근 출간된 임상시험 결과를 다루는 연구 문헌을 통해 이들 백신들의 상황을 가늠해 보도록 하자.
논문 1.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BNT162b2 mRNA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Safety and efficacy of the BNT162b2 mRNA covid-19 vaccine)
- 저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IF 74.7)
- 게재일: 2020. 12.31
- DOI: 10.1056/NEJMoa2034577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BNT162b2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외피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해당하는 유전정보를 mRNA로 만들고, 이를 지질 나노파티클로 감싸 세포 내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한 백신이다. 세포 내로 들어간 mRNA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로 번역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면역을 유도한다. 이 백신은 이미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효과를 보였고, 임상 1·2상 대상자에게서 코로나19에 대한 중화항체 형성을 유도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임상 3상 시험에는 16세 이상의 4만3448명이 참여했다. 이중 2만1720명은 30㎍ 용량의 BNT162b2를 21일 간격으로 2회 투여받았으며, 2만1728명은 위약을 투여받았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회 접종이 끝난 후 2개월 동안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2020년 10월 9일 기준으로 2개월 동안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3만7706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1만8325명의 위약 투여군에서는 총 162건의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생한 반면 BNT162b2 투여군에서는 8명의 코로나 유증상 환자가 발생했다. 백신 효과는 94.6%에 달했다. 이런 효과는 연령, 성명, 인종, 비만 여부 등과 상관없이 균일하게 유지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번의 접종 만으로 어느정도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첫번째 접종과 두번째 접종 사이에 백신 접종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39건과 82건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약 52%의 예방 효과가 있었다. 첫번째 접종 이후의 추이 분석을 통해 첫번째 접종 후 12일까지는 백신 접종군과 위약군에서 환자 발생 속도가 거의 유사했으나 12일 이후부터는 백신 접종군에서 환자 발생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에 대한 보호 면역은 첫번째 접종을 시작한 이후 약 12일부터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은 어떤 부작용을 경험하였을까. 55세 이하 그룹에서는 첫번째 접종 후 83%, 두번째 접종 후 78%의 사람이 접종받은 부위에 통증을 경험했다. 55세 이상 그룹에서는 이 빈도가 다소 낮았다. 첫번째 접종 후 71%, 두번째 접종 후 66%였다. 또 다른 부작용은 피로감(55세 이하 59% , 55세 이상 51%)과 두통(55세 이하 52%, 55세 이상 33%), 열(55세 이하 16%, 55세 이상 11%)이었다. 이러한 통증은 백신 접종 후 1~2일 내에 사라졌고 이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은 보고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인 BNT162b2는 FDA가 설정한 코로나19 백신 유효 효과의 최소 기준인 50% 를 훨씬 뛰어넘는 94.6%의 효과를 보였으며, 1~2일 내에 회복되는 경증의 부작용 이외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에 기반해 FDA는 2020년 12월 12일 BNT162b2의 긴급 사용 허가를 승인했고 미국에서 접종이 시작됐다.

물론 현재의 임상시험 결과로 백신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가령 백신에 의해 유도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효과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을지는 백신 접종 후 1~2년까지의 추적 연구가 끝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이 백신이 코로나 유증상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는 있지만, 과연 무증상 감염에 의한 코로나 전파 역시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현재 개발되는 모든 코로나 백신은 근육주사로 투여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IgG 형성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로부터 침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점막 면역에 필요한 IgA의 형성을 유도하는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유증상 감염은 막을 수 있지만, 코 또는 호흡기 감염에 의한 무증상 감염 및 전파까지 완전히 막아주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받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는 마스크 착용 등 무증상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주의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BNT162b2의 긴급 사용 허가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대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은 분명하다.
논문2.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Safety and efficacy of the ChAdOx1 nCoV-19 vaccine (AZD1222) against SARS-CoV-2: an interim analysis of four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in Brazil, South Africa, and the UK)
- 저널: The Lancet(IF 60.39)
- 게재일: 2020.12.8
- DOI: 10.1016/S0140-6736(20)32661-1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ChAdOx1)에 기반한 전달체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세포 내에서 발현시키고, 이를 이용해 코로나19에 의한 면역을 유도하는 원리에 기반한 백신이다.

현재 영국, 브라질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상 3상은 총 2만3848명의 참가자로 구성돼 있다. 이는 4개 군으로 나뉜다. 영국에서 진행된 COV001(1077명), 영국에서 진행된 COV002(1만673명), 브라질에서 진행된 COV003(1만2명), 남아프리카에서 진행된 COV005(2096명)이다.

COV002의 일부 시험군을 제외한 모든 군에서는 3.5~6.5×1010 개의 바이러스 입자를 4주 간격으로 접종받았다. 그러나 COV002의 백신 투여군 1367명에게는 임상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실수로 첫번째 접종 때 정해진 바이러스 접종량의 절반 이하를 투여했다.

두 번의 접종을 마친 후 2개월 후에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안전성을 조사했고, 모든 군을 합친 백신의 효과는 70.4%였다. 5829명의 위약 투여군에서는 101명의 환자가 발생한 반면, 백신 투여군에서는 30명의 유증상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COV002의 백신 투여군에 대한 첫번째 접종에서 바이러스 투여가 절반이었던 집단(1367명)에서는 백신 투여군 중에 3명의 환자가 발생한 반면, 대조군(1374명)에서는 30명의 환자가 발생해 백신 효과가 90.0%를 기록했다. 원래 계획된 투여군에 비해 현저히 높은 효과를 보인 것이다. 왜 첫번째 투여에서 바이러스를 적게 투여한 군에서 더 좋은 효과가 나온 것일까. 바이러스 투여가 절반이었던 집단은 다른 집단과는 달리 55세 이상의 참여자가 없었다. 또 다른 그룹에 비해 인원수가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90%의 효과는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168명의 참여자에서 백신 접종 후 175건의 심각한 이상사례가 발생했다. 이 중 백신군은 84건, 위약군은 91건이었다. 백신과 관련된 이상 사례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은 3건이었다. 1건은 위약군에서 발생한 용혈성 빈혈, 다른 1건은 백신군에서 발생한 횡단성 척수염, 그 외 1건은 백신군에서 발생한 40도가 넘는 고열 증상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군은 2회 접종 후에 약 70% 정도의 백신 효과를 기록했다.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에 비해서는 낮지만 FDA의 최소 승인 기준인 50% 을 웃돈다. 다만 현재의 임상 결과만으로는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투여 용량이 확실하지 않다. 빈도는 적지만 횡단성 척수염과 같은 심각한 이상을 불러올 수 있는 사례가 발생한 것을 고려해 볼 때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이 완료된 이후인 2021년께 FDA 승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논문 3.
재조합 스파이크 단백질 - 나노입자 백신의 임상 1·2상 결과(Phase 1–2 trial of a SARS-CoV-2 recombinant spike protein nanoparticle vaccin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저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IF 74.7)
- 게재일: 2020.12.10
- DOI: 10.1056/NEJMoa2026920

노바백스에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인 NVX-CoV2373은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곤충세포주에서 생산한 후, 이를 지질 나노입자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M1 어쥬번트와 함께 섞어서 만들어진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백신이다. 이미 임상 3상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온 mRNA 기반 백신과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에 비해 NVX-CoV2373의 임상 3상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백신이 얼마나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효과를 가지는지에 대해 현재로써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백신이 어느 정도의 항체 형성 효과를 가지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2020년 12월 10일 공개된 임상 1·2상의 연구에서는 83명의 참가지를 대상으로 재조합 단백질-나노입자와 어쥬번트 혼합물을, 25명의 경우에는 어쥬번트가 빠진 재조합 단백질-나노입자를, 23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했다. 이 중 5㎍의 재조합 단백질-나노입자와 어쥬번트를 2회 접종한 그룹에서 가장 높은 항체 형성을 보였다. 이 수치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된 환자보다 최소 6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참가자에게서 심각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두통, 피로감 등 경증의 부작용만 보고됐다.

현재 노바백스는 영국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에서는 임상 3상에 들어갔고 긴급 사용 허가에 필요한 중간 데이터는 2021년 1분기 내에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석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대 농업생명과학대 축산식품생명과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지금은 Secret Lab of Mad Scientist(SLMS)라는 이름으로 과학 저술 및 과학 관련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 <암 정복 연대기>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