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항해선박부터 방역로봇까지…미리보는 CES 2021 [노정동의 3분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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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올해 CES 키워드 '연결'과 '일상'
② '비접촉' 기술에 대한 관심 커
③ IBM→자율항해선박, LG→살균봇
② '비접촉' 기술에 대한 관심 커
③ IBM→자율항해선박, LG→살균봇
과거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와 현재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술'입니다. 통상 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이 불과 10개월 안에 끝났다는 것은 현재의 인류가 가진 최고의 무기가 '기술'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건입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팬데믹 시대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오는 11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1'에서 그 진행과정을 미리 엿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올해 CE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Digital)'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이 같은 방식조차 각 기업들이 '비대면' 시대에 어떠한 기술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릴지 비교해보는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CES 키워드는 '연결'과 '일상'입니다. 올해 CES 기조연설자 중 한 명인 코리에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을 관통하는 기술의 미래와 비즈니스에서 다양성과 포용력이 중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베스트바이가 어떻게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대응하고 또 금융업계의 우려를 뒤집는 실적을 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결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주제로 얘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에서 '통신' 그것도 아주 빠른 통신이 소비자와 기업에 가져다주는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요.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 화상회의·재택근무 같은 업무방식의 확대로 '줌(Zoom)' 같은 기업이 '스타'로 떠오른 것도 향후 통신 기반의 기업들이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에 대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 암시해주는 듯 합니다. 팬데믹 국면을 반영하듯 올해 CES에서는 '비접촉' 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IBM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 자율항해 선박인 '메이플라워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1620년 영국에서 청교도인들을 태우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신대륙으로 떠난 선박의 이름에서 따왔는데요. 400여년 전 이 배에 사람들이 탔다면 올해 대서양 횡단에 나설 이 자율항해 선박에는 사람이 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율항해는 자율주행처럼 5G 통신 기반,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Lidar·빛으로 거리를 측정해 방향, 속도, 물질, 온도 등의 특성을 감지하는 기술), 자율운항 기술, 전기모터,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자율향해 선박은 자율주행차와 달리 방해물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더 거친 자연환경을 맞닥뜨려야 한다는 점은 난관으로 꼽힙니다. IBM은 이 자율항해 선박에 선장이나 선원 없이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며 독립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심었습니다. 이 배를 통해 올 봄부터 약 2개월 간 해양 오염, 해양 포유동물 보호 등 다양한 해양환경 연구과제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국내 기업인 LG전자는 사람 대신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방역까지 해주는 '살균봇'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난해 '한국전자전'에서 미리 공개한 이 살균봇은 자율주행 기능과 자외선 살균 기능을 갖추고 방역 작업을 하는 비대면 로봇입니다. 로봇 몸체 좌우 측면에 장착한 자외선 살균 램프로 각종 세균을 제거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장애물도 회피합니다. LG전자는 이 로봇이 출시되면 하루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북미 지역 등에 공급한다는 방침입니다.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재 개발 중인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MUX 하이퍼스크린(MBUX Hyperscreen) 시스템의 자세한 기능과 디자인 등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하이퍼스크린이란 차량 내부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스크린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각종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과 말로 소통하는 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I에 힘입어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통합한 기능), 컴포트, 차량 기능의 작동 및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밖에 올해는 원격헬스케어 기업들이 사상 최대 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자율주행, AI 등도 한차원 높은 신기술들이 대거 쏟아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캐런 춥카 미 소비자기술협회(CTA)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12월 CES 2021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수용하는지 지켜봤고,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다양한 융합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지며 비접촉 기술도 크게 경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팬데믹 시대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오는 11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1'에서 그 진행과정을 미리 엿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올해 CE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Digital)'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이 같은 방식조차 각 기업들이 '비대면' 시대에 어떠한 기술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릴지 비교해보는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CES 키워드는 '연결'과 '일상'입니다. 올해 CES 기조연설자 중 한 명인 코리에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을 관통하는 기술의 미래와 비즈니스에서 다양성과 포용력이 중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베스트바이가 어떻게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대응하고 또 금융업계의 우려를 뒤집는 실적을 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결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주제로 얘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에서 '통신' 그것도 아주 빠른 통신이 소비자와 기업에 가져다주는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요.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 화상회의·재택근무 같은 업무방식의 확대로 '줌(Zoom)' 같은 기업이 '스타'로 떠오른 것도 향후 통신 기반의 기업들이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에 대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 암시해주는 듯 합니다. 팬데믹 국면을 반영하듯 올해 CES에서는 '비접촉' 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IBM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 자율항해 선박인 '메이플라워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1620년 영국에서 청교도인들을 태우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신대륙으로 떠난 선박의 이름에서 따왔는데요. 400여년 전 이 배에 사람들이 탔다면 올해 대서양 횡단에 나설 이 자율항해 선박에는 사람이 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율항해는 자율주행처럼 5G 통신 기반,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Lidar·빛으로 거리를 측정해 방향, 속도, 물질, 온도 등의 특성을 감지하는 기술), 자율운항 기술, 전기모터,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자율향해 선박은 자율주행차와 달리 방해물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더 거친 자연환경을 맞닥뜨려야 한다는 점은 난관으로 꼽힙니다. IBM은 이 자율항해 선박에 선장이나 선원 없이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며 독립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심었습니다. 이 배를 통해 올 봄부터 약 2개월 간 해양 오염, 해양 포유동물 보호 등 다양한 해양환경 연구과제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국내 기업인 LG전자는 사람 대신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방역까지 해주는 '살균봇'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난해 '한국전자전'에서 미리 공개한 이 살균봇은 자율주행 기능과 자외선 살균 기능을 갖추고 방역 작업을 하는 비대면 로봇입니다. 로봇 몸체 좌우 측면에 장착한 자외선 살균 램프로 각종 세균을 제거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장애물도 회피합니다. LG전자는 이 로봇이 출시되면 하루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북미 지역 등에 공급한다는 방침입니다.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재 개발 중인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MUX 하이퍼스크린(MBUX Hyperscreen) 시스템의 자세한 기능과 디자인 등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하이퍼스크린이란 차량 내부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스크린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각종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과 말로 소통하는 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I에 힘입어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통합한 기능), 컴포트, 차량 기능의 작동 및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밖에 올해는 원격헬스케어 기업들이 사상 최대 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자율주행, AI 등도 한차원 높은 신기술들이 대거 쏟아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캐런 춥카 미 소비자기술협회(CTA)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12월 CES 2021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수용하는지 지켜봤고,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다양한 융합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지며 비접촉 기술도 크게 경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