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복합신약의 대표 주자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치료제 상용화를 향한 개발에 힘을 쏟으며, 글로벌 혁신 신약 R&D를 선도하는 제약사로 도약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파이프라인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를 알아보자.

약물 개발 배경

한미약품은 업계 최고 수준인 매출액 대비 15% 이상의 R&D 투자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활발히 글로벌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회사이다. 현재 대사성 질환, 희귀질환, 암 등 다양한 분야에 약 30여 개의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 중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는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Non-Alcoholic Steatohepatitis)을 주 적응증으로 순조롭게 개발 중에 있는 후보물질이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TM·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가 적용된 바이오 신약이다. 비만이 동반된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환자 대상 임상 2a상을 통해 혁신적인 NASH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NASH 의약품 시장은 2018~2029년 동안 연평균 약 39.13% 성장해 2028년 약840억 달러(93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NASH 치료제로 승인된 의약품이 없기 때문에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가 NASH 치료제로 승인 받아 상용화에 이른다면, 세계 최초 NASH 치료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권세창 대표는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과 차별화된 삼중작용기술이 만나 세계 최초 NASH 치료제로 순항 중”이라며 “치료제가 없는 NASH 분야의 최초 치료제로 한미약품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아카이브] 한미약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한미약품은 반감기를 증가시키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랩스커버리(LAPSCOVERYTM)란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라는 플랫폼 기술이다.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단백질 의약품은 인체에 투여했을 시 반감기가 짧아 다량의 약물을 자주 투여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는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혁신적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 및 부작용을 개선함은 물론,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약물 특성

NASH란 음주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성 간 장애와 비슷한 병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H는 간 내 지방, 염증 및 섬유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증상 악화 정도에 따라 간경화, 간부전 등으로 이어지며 심할 경우 간암까지 유발된다. NASH 환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병태생리는 초기 단계에서는 지방증 및 간 염증이 나타나며, 후기 단계로 갈수록 심각한 간 섬유화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한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은 현재까지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으로 환자의 부담이 크고 결국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질병”이라며 “NASH와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NASH는 비만, 당뇨, 지질 대사 이상 등의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대사증후군 환자의 지방세포에서는 과도한 양의 중성지방 및 유리지방산이 분비되는데, 대부분이 간 세포로 유입돼 지방간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간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은 대사과정 중 산화스트레스를 동반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직접적인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염증성 간 손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 섬유화가 발생하고, 결국 간경변증에까지 이르게 된다.

복합 증상의 특징을 갖는 NASH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간 내 지방, 염증 및 섬유화를 동시에 타깃하는 치료제 개발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NASH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해왔지만 실패하고 있는 이유도 복합적인 NASH의 증상 치료의 어려움 때문이다.
[파이프라인 아카이브] 한미약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효능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 증가는 물론 지방간 감소 및 섬유화 억제 효능까지 확인된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인슐린 분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이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NASH의 세 가지 주요 증상을 모두 타깃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 후보물질들과 차별화된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에서 개발 중인 NASH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간 내 지방, 염증 혹은 섬유화 과정의 일부만을 제한적으로 타깃한다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진일보한 차세대 치료제로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임상 2a상에서 NAFLD를 동반한 비만 환자들에게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를 12주간 반복 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은 물론 탁월한 지방간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지방간 감소 효과는 MRI-PDFF(자기공명영상-양자밀도 지방비율) 검사로 평가하였는데,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투여 환자 대부분에서 3개월 이내에 빠른 지방 감소를 확인했다.

최고 용량을 투여한 그룹에선 투여 전 대비 지방간이 평균 81.1% 감소했고, 모든 환자에서 지방간이 50%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저용량 투여군에서도 70% 이상의 환자에서 ‘지방간 30% 이상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NASH 치료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지방간 감소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조직 생검으로 질환이 확인된 NASH 환자를 대상으로 NASH 및 섬유화 개선 효능 확인을 위한 임상 2b상 시험을 FDA 허가를 받아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 2상은 오는 2022년까지 진행된다.

FDA는 2020년 7월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를 NASH 치료 혁신 신약 가능성을 기대하며 패스트트랙 품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FDA 패스트트랙은 심각하거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질환에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신약이 신속히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정한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각 개발 단계마다 FDA의 지원을 받고 더욱 신속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

이러한 높은 기대와 관심 속에 한미약품은 유럽간학회(EASL), 미국간학회(AALSD), 유럽당뇨학회(EASD), 미국당뇨학회(ADA) 등 유수의 글로벌 학회에서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우수한 시험 결과를 전세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발표해오고 있다.

적응증 등 활용 가능성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NASH 뿐만 아니라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간내 및 간외 담도의 염증 및 섬유화 개선 효능을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Primary sclerosing cholangitis)과 원발 담즙성 담관염(PBC·Primary Biliary Cholangitis)을 적응증으로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PSC 및 PBC는 원인 미상의 담도 염증으로 인해 발생되는 만성 진행성 담즙 정체성 간질환으로 환자수가 극히 적은 희귀질환이다. 담관이 점진적으로 파괴돼 담관 폐쇄 및 간조직 손상에 따른 간 섬유화가 발생하며, 심할 경우 간 이식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NASH를 포함한 염증성 간 질환 이외에도 특발성 폐섬유증 등 다양한 조직에서의 이상염증 및 섬유화 질환 치료에도 효능이 기대된다. 섬유증은 조직이나 장기가 만성염증으로 딱딱해지는 증상으로 간, 폐를 포함해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혁신 신약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은 앞으로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NASH는 물론 담즙 정체성 간질환에서도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만큼, 희귀질환 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적응증 연구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