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변리사의 특허법률백서] 새로운 투여용법만으로도 특허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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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현 특허법인 아이피센트 대표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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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용법의 개선으로 이질적인 효과를 발견한다면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 같은 판결 이후 투여용량에 관한 진보성이 처음으로 다뤄졌던 특허법원 판결에서는 “투여용량을 최적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통상의 기술자의 통상의 창작능력 범위 내에 속한다”는 취지로 판시했다(2017년2월3일 선고 2015허7889 판결). 임상시험을 통해 결정되는 투여용법 및 투여용량은 종래에 비해 특별한 효과가 입증되지 못한다면 대부분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 후 노바티스의 치매 치료용 경피성 패치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과 관련한 대법원 2014후2702 판결(2017년8월29일 선고)은 투여방법의 진보성을 인정한 사실상 최초의 판결이다. 주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임상 과정에서 투여시간, 투여순서, 투여부위 등과 같은 투여용법 및 투여용량이 결정된다면 이들은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에 속한다. 투여용법 및 투여용량은 특허등록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지만 출원 당시에 이미 알려져 있는 통상의 투여용법 및 투여용량에 비해 예측할 수 없는 현저하거나 이질적인 효과가 인정된다면 특허를 등록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여용법 또는 투여용량의 개선을 통해 환자의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은 이질적인 효과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특정 환자군에서 현저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미국의 제넨텍이 셀트리온을 상대로 제기한 무효심결취소소송에서 특허법원은 대상 환자군을 특정하는 것도 의약용도 발명으로서 인정했다(특허법원 2017년2월17일 선고 2016허5026 판결). 특허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제1항, 제3항 내지 제7항 정정발명은 CD20에 결합하는 항체를 포함하는 제약 조성물 및 메토트렉세이트 조합을 의약물질의 유효성분으로 하고,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를 용도로 하며, TNF-저해제에 대해 부적절한 반응을 경험하는 인간이라는 특정 환자군을 치료 대상으로 하고, CD20 항체 1000㎎을 1일, 15일에 2회 투여하는 것으로 투여용량 및 투여주기를 한정하고 있다. 여기서 투여용량 및 투여주기는 의약 용도가 되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와 더불어 의약이 그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도록 하는 요소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고, 대상 환자군도 그 의약 물질이 가지는 미지의 속성의 발견에 기초해 기존 치료제인 TNF-저해제로 치료가 어려웠던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에게도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하는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는 의약물질발명 중 투여용량·투여주기와 대상 환자군을 특정하는 발명으로서 대상 질병 또는 약효에 관한 의약 용도 발명과 그 본질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원결정에서는, 비교대상발명에는 (R)-3-(6-p-톨릴-피리딘-3-일옥시)-1-아자-비시클로[2.2.2] 옥탄 화합물의 인지 장애, 정신병성 질환 또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 용도가 기재되어 있고, 그 기전을 밝히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가 단순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용이한 것이며, 이러한 기전을 고려하여 대상 환자군을 특정 유전형을 갖는 환자로 한정했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비교대상발명과 동일한 치료 대상 질병에 대한 약리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3항 발명이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으로부터 예상하지 못하는 정도의 현저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상 환자군의 한정은 그 의약 물질이 가지는 미지의 속성의 발견에 기초해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하는 것에 해당하고, 이는 의약 용도 발명과 그 본질이 같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일반 환자군에서는 인지기능에 대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rs2069514-A/A 또는 rs2069514-A/G의 유전형을 보유한 대상 환자군에서는 우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의약 용도 발명의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저한 효과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성분을 갖는 동일 질환의 치료제라고 하더라도 특정 환자군에만 현저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를 획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을 통해 유전자 검사, 바이오 마커 등에 의해 특정 기질을 가진 환자군 또는 특정 약물에 감응성이 높은 환자군을 찾은 경우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임상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약물과 함께 동시 개발되는 동반진단은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김정현 변리사의 특허법률백서] 새로운 투여용법만으로도 특허를 받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01.25147105.1.jpg)
고려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2007년부터
제약·바이오·화장품·건강기능식품 분야 전문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특허법인 코리아나, 특허법인 오리진, 미리어드IP를 거쳐
현재 특허법인 아이피센트 대표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