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CEO] 나이벡, 세포전달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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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벡은 세포 안에 약물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다. 나이벡은 정종평 대표가 서울대 치대 교수 시절인 2004년에 설립했다. 신약 개발 사업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치과용 골이식재 사업도 하고 있다.
치과용 골이식재는 세계 1위 임플란트 전문회사인 스위스 스트라우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골이식재와 함께 쓰이는 콜라겐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정종평 대표는 “치과용 재료 부문에서 3~4년 뒤엔 연 300억~4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신약 개발 자금을 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인력이 대부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나이벡은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갖고 있다. 펩타이드 신약을 경구용으로 바꿀 수 있는 플랫폼 기술도 갖고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나 합성의약품을 고분자 물질로 둘러싸 보호하는 것이다. 위산에 강해 위를 그냥 지나친 뒤 대장에서 고분자가 녹는 형식이다.
펩타이드 강자 나이벡
나이벡은 펩타이드를 조합해 약물을 만드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펩타이드란 단백질의 기능적 최소 단위다. 생체 신호전달 및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업계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은 세포투과전달 플 랫폼 (CPPs·Cell Penetrating Peptides)에 있다. 일반적으로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덩치가 너무 커서다. NIPEP-TPP는 바이오의약품을 세포 안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NIPEP-TPP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갈 수 있기 위한 표적활성성분(targeting moiety),
세포 투과 펩타이드,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구성돼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등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표적활성성분은 암세포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암세포란 목적지를 찾아가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표적에 나와 있는 바이오마커와 잘 달라붙는다. NIPEPTPP는 암세포를 제외하고 정상세포 등 표적이 아닌 물질에선 작용하지 않는다. 암세포 표면에 약물이 도착하면 펩타이드가 일을 한다. 펩타이드는 크기가 작아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세포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 가는 과정에서 여기에 연결된 의약품이 안으로 들어오는 방이다. 세포 투과 펩타이드가 일종의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이벡은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붙인 항암제 ‘NIPEP ACE-Tide 1’과 ‘NIPEP ACE-Tide 2’를 개발하고 있다. NIPEP ACE-Tide 1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암세포 주변에 만들어지는 암 줄기세포들은 비정상세포가 더 많은 영양분과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자기 주변에 혈관을 만든다. 화학요법 등을 통하더라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언젠간 다시 폭증하는 모습을 보인다. Fer T 타깃 첫 신약 될까
이 과정에서 바이오마커 ‘Fer T’가 전이에 관여한다. 나이벡은 Fer T를 억제하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NIPEP-TPP에 달았다. 현재 Fer T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는 나와 있지 않다.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계열 내 최초) 의약품인 셈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다. 한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 전단계인 MDA를 맺었다. 물질이전계약을 발표하기 전에 서로 계약에 대해 비밀을 유지한 채 논의를 하는 것이다.
‘NIPEP ACE-Tide 2’는 독특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약물은 주사제형과 경구제형으로 함께 개발되고 있다. 주사제형엔 약효가 작용하는 세포의 선택성을 높인 ‘NIPEP-TPP’가 적용된다. 표적활성성분이 대장암에 있는 특정 분자들에 붙는 형태다. 이 파이프라인은 경구형으로도 만들고 있다. NIPEP ACETide 2를 고분자 화합물로 싼 다음에 경구형으로 먹는 것이다. 이 고분자 화합물은 위나 소장 등에서 분해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고분자 용액에 펩타이드를 혼합한 다음에 기계에 넣어서 수분을 한 번에 빼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대장에서 녹을 수 있는 고분자 화학식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액체인 용매를 날리면 가루 형태가 되는데 이를 캡슐 안에 넣는 형식이다. 충북 진천 공장에 기계와 시설이 있다. 박윤정 나이벡 전무는 “대장에 들어가서 분해가 된다는 걸 임상 등을 통해 밝혀냈다”며 “여기엔 NIPEP ACE-Tide 2뿐 아니라 합성의약품 등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충북 진천의 나이벡 공장에서 펩타이드 의약품과 NIPEPTPP 등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이식재 등도 생산이 가능하다. 기술이전을 하더라도 해당 품목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위탁생산(CMO) 매출이 일어날 수있다. 공장 증설 등을 한다면 CMO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 박 전무는 “전임상부터 시료 등을 공급할 수 있어 기술이전을 논의하는 회사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별도의 시료 생산 회사를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021년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세포투과전달 플랫폼과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NIPEP ACE-Tide 1 등의 2021년 상반기 기술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도 오가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아직 기술수출이 나오지 않아 의구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기술수출을 전후로 회사에 대한 재평가가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치과용 골이식재는 세계 1위 임플란트 전문회사인 스위스 스트라우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골이식재와 함께 쓰이는 콜라겐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정종평 대표는 “치과용 재료 부문에서 3~4년 뒤엔 연 300억~4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신약 개발 자금을 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인력이 대부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나이벡은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갖고 있다. 펩타이드 신약을 경구용으로 바꿀 수 있는 플랫폼 기술도 갖고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나 합성의약품을 고분자 물질로 둘러싸 보호하는 것이다. 위산에 강해 위를 그냥 지나친 뒤 대장에서 고분자가 녹는 형식이다.
펩타이드 강자 나이벡
나이벡은 펩타이드를 조합해 약물을 만드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펩타이드란 단백질의 기능적 최소 단위다. 생체 신호전달 및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업계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은 세포투과전달 플 랫폼 (CPPs·Cell Penetrating Peptides)에 있다. 일반적으로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덩치가 너무 커서다. NIPEP-TPP는 바이오의약품을 세포 안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NIPEP-TPP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갈 수 있기 위한 표적활성성분(targeting moiety),
세포 투과 펩타이드,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구성돼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등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표적활성성분은 암세포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암세포란 목적지를 찾아가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표적에 나와 있는 바이오마커와 잘 달라붙는다. NIPEPTPP는 암세포를 제외하고 정상세포 등 표적이 아닌 물질에선 작용하지 않는다. 암세포 표면에 약물이 도착하면 펩타이드가 일을 한다. 펩타이드는 크기가 작아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세포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 가는 과정에서 여기에 연결된 의약품이 안으로 들어오는 방이다. 세포 투과 펩타이드가 일종의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이벡은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붙인 항암제 ‘NIPEP ACE-Tide 1’과 ‘NIPEP ACE-Tide 2’를 개발하고 있다. NIPEP ACE-Tide 1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암세포 주변에 만들어지는 암 줄기세포들은 비정상세포가 더 많은 영양분과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자기 주변에 혈관을 만든다. 화학요법 등을 통하더라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언젠간 다시 폭증하는 모습을 보인다. Fer T 타깃 첫 신약 될까
이 과정에서 바이오마커 ‘Fer T’가 전이에 관여한다. 나이벡은 Fer T를 억제하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NIPEP-TPP에 달았다. 현재 Fer T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는 나와 있지 않다.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계열 내 최초) 의약품인 셈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다. 한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 전단계인 MDA를 맺었다. 물질이전계약을 발표하기 전에 서로 계약에 대해 비밀을 유지한 채 논의를 하는 것이다.
‘NIPEP ACE-Tide 2’는 독특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약물은 주사제형과 경구제형으로 함께 개발되고 있다. 주사제형엔 약효가 작용하는 세포의 선택성을 높인 ‘NIPEP-TPP’가 적용된다. 표적활성성분이 대장암에 있는 특정 분자들에 붙는 형태다. 이 파이프라인은 경구형으로도 만들고 있다. NIPEP ACETide 2를 고분자 화합물로 싼 다음에 경구형으로 먹는 것이다. 이 고분자 화합물은 위나 소장 등에서 분해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고분자 용액에 펩타이드를 혼합한 다음에 기계에 넣어서 수분을 한 번에 빼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대장에서 녹을 수 있는 고분자 화학식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액체인 용매를 날리면 가루 형태가 되는데 이를 캡슐 안에 넣는 형식이다. 충북 진천 공장에 기계와 시설이 있다. 박윤정 나이벡 전무는 “대장에 들어가서 분해가 된다는 걸 임상 등을 통해 밝혀냈다”며 “여기엔 NIPEP ACE-Tide 2뿐 아니라 합성의약품 등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충북 진천의 나이벡 공장에서 펩타이드 의약품과 NIPEPTPP 등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이식재 등도 생산이 가능하다. 기술이전을 하더라도 해당 품목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위탁생산(CMO) 매출이 일어날 수있다. 공장 증설 등을 한다면 CMO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 박 전무는 “전임상부터 시료 등을 공급할 수 있어 기술이전을 논의하는 회사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별도의 시료 생산 회사를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021년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세포투과전달 플랫폼과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NIPEP ACE-Tide 1 등의 2021년 상반기 기술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도 오가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아직 기술수출이 나오지 않아 의구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기술수출을 전후로 회사에 대한 재평가가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