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CMO 전쟁’ 2라운드…노바백스發 낙수효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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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2200억 영업益 늘어
녹십자·바이넥스, 생산 규모 커지면 수혜 입을듯
녹십자·바이넥스, 생산 규모 커지면 수혜 입을듯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판매·유통 권리(라이선스인)를 사기로 하면서다.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을 대신 만들어주는 ‘백신 하청 국가’에서 자체 생산과 수출을 하는 ‘백신 주권 국가’로 도약할 기회란 분석이다. 국내 위탁생산(CMO) 회사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을 다시 위탁해 생산하는 ‘낙수효과’도 생길 전망이다.
백신 판권, 아시아 지역으로 넓어질 수도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22일 “백신의 생산과 유통, 판매 범위를 두고 노바백스 측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한국 내 판권은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넘겨받는 것으로 큰 범주에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권이 한국에 한정될지, 아니면 더 넓어질지에 대해선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연간 5억병(도즈)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바백스는 연구개발(R&D) 중심 벤처 회사다. 자체 생산시설이 부족할뿐 아니라 백신 유통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노바백스는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을 통해 본업인 R&D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라이선스인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와 올 연말까지 2000만명분(4000만병)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다. 노바백스 백신의 판매가격을 병당 20달러로 계산하면 약 8억 달러(8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체 생산 백신의 평균 기대 영업이익률인 40% 적용할 때 2억 달러의 영업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에 꼭 필요한 면역증강제인 메트릭스엠(matrix-M)의 기술이전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에 한정될 순 있지만 면역증강제 기술이 없는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백신 판권이 한국 외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노바백스에 따르면 아시아 백신 CMO 회사 중 다케다제약은 일본에서, 세럼인스티튜트는 인도 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나 호주 등에선 별다른 생산시설이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들 국가에 대한 판권을 가져갈 수도 있단 얘기다.
낙수효과에 기대감 높아진 CMO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 규모가 커질 경우 국내 CMO 회사에 낙수효과가 생길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완제공정에 강점이 있는 녹십자가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해 노바백스와 CMO 계약을 맺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의약품 원액만 생산키로 했다. 완제 회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완제 공정은 생산된 의약품을 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이나 주사기에 충전하는 등의 과정을 말한다. 녹십자는 완제공정 강화를 위해 충북 청주 오창공장을 지난해 완공했다. 생산시설도 여유가 있다.
미국과 유럽 외 지역에서 아직 완제 계약을 맺지 않은 것도 호재다.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파파마, 유럽에선 박스터 등과 완제 공정 계약을 따로 맺었다. 아시아 지역에선 별도 완제 계약을 맺은 곳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완제 공정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녹십자 등이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넥스 등도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바이넥스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병원체(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를 몸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실제 감염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조각을 곤충세포에 넣어 배양하는 방식을 쓴다. 미생물 배양시설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동물세포 배양 중심이어서 단백질 재조합 백신 생산은 어렵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백신 판권, 아시아 지역으로 넓어질 수도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22일 “백신의 생산과 유통, 판매 범위를 두고 노바백스 측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한국 내 판권은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넘겨받는 것으로 큰 범주에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권이 한국에 한정될지, 아니면 더 넓어질지에 대해선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연간 5억병(도즈)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바백스는 연구개발(R&D) 중심 벤처 회사다. 자체 생산시설이 부족할뿐 아니라 백신 유통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노바백스는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을 통해 본업인 R&D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라이선스인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와 올 연말까지 2000만명분(4000만병)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다. 노바백스 백신의 판매가격을 병당 20달러로 계산하면 약 8억 달러(8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체 생산 백신의 평균 기대 영업이익률인 40% 적용할 때 2억 달러의 영업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에 꼭 필요한 면역증강제인 메트릭스엠(matrix-M)의 기술이전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에 한정될 순 있지만 면역증강제 기술이 없는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백신 판권이 한국 외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노바백스에 따르면 아시아 백신 CMO 회사 중 다케다제약은 일본에서, 세럼인스티튜트는 인도 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나 호주 등에선 별다른 생산시설이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들 국가에 대한 판권을 가져갈 수도 있단 얘기다.
낙수효과에 기대감 높아진 CMO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 규모가 커질 경우 국내 CMO 회사에 낙수효과가 생길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완제공정에 강점이 있는 녹십자가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해 노바백스와 CMO 계약을 맺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의약품 원액만 생산키로 했다. 완제 회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완제 공정은 생산된 의약품을 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이나 주사기에 충전하는 등의 과정을 말한다. 녹십자는 완제공정 강화를 위해 충북 청주 오창공장을 지난해 완공했다. 생산시설도 여유가 있다.
미국과 유럽 외 지역에서 아직 완제 계약을 맺지 않은 것도 호재다.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파파마, 유럽에선 박스터 등과 완제 공정 계약을 따로 맺었다. 아시아 지역에선 별도 완제 계약을 맺은 곳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완제 공정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녹십자 등이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넥스 등도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바이넥스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병원체(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를 몸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실제 감염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조각을 곤충세포에 넣어 배양하는 방식을 쓴다. 미생물 배양시설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동물세포 배양 중심이어서 단백질 재조합 백신 생산은 어렵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