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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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완벽한 얼굴을 주지 않았다. 나는 열 세살 때부터 100번 넘게 성형수술을 했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16살 고등학생 저우추나(周楚娜) 씨는 지난해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이 같은 게시글을 올리고 성형일기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열 세살 때부터 현재까지 400만위안(약 6억8000만원)을 들여 쌍꺼풀과 코 성형, 자가지방 주입을 통한 가슴 확대 등 100차례에 넘는 성형 수술을 반복해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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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들여 성형만 100차례…"외모 비하에 상처"

추나 씨는 SNS에 성형 과정을 담은 사진 10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전혀 성형을 안한 어린 시절 얼굴부터 열 세살 첫 쌍꺼풀 수술 사진, 이후 코 수술, 앞트임 등 성형 횟수와 항목 등을 알아보기 쉽게 적었습니다.

그는 "성형수술은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닌 자기만족 차원"이라며 "현재에 살고 있는 기쁨을 충분히 누리는게 중요하다. 돈을 아무리 많이 써도 내 일이니 성공·실패 여부는 내가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추나 씨는 중국에서 '최연소, 시술 횟수 최다 성형 마니아'라는 타이틀로 유명해지면서 SNS에서 31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자 지난 15일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 중국청년보 등 현지 언론은 잇따라 해당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추나 씨는 어릴 적 남학생들이 모멸적인 별명을 붙이며 외모를 비하하자 상처를 입고 성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청소를 할 때마다 남학생들이 예쁜 여학생에게는 쉬운일을 시키고, 자신에게는 지저분하고 어려운 청소를 맡기는 등 따돌림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는 성형 말고는 돌파구가 없다고 판단해 부모님의 수술 동의를 얻어 성형을 시작한 것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현재 성형 후유증으로 기억력 감퇴 현상을 겪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사진=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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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딸에게 개학 앞두고 쌍꺼풀 수술 시켜 논란

지난해 9월에는 일곱살 딸에게 성형 수술을 시킨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웨이보에 "올해 일곱살인데 쌍꺼풀 수술시켜줬다"라는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성형을 갓 마친 어린 여학생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어려 보이는 얼굴로, 두 눈은 쌍꺼풀 수술 자국으로 퉁퉁 불어 있었습니다.

해당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하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외모에 집착한 나머지 고작 일곱살 밖에 되지 않은 딸에게 쌍꺼풀 수술을 시킨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입니다. 누리꾼들에 따르면 이 학생은 9월 개학을 앞두고 성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펑파이신문은 "성형의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매년 여름방학은 '학생성형시즌'인데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적잖은 학생들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성형을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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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열풍·SNS 발달로 성형 수술 인기…저연령화 추세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성형 열풍이 뜨겁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 등 한류 영향과 국민 소득 증가 등으로 성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청년보는 지난 15일 외모 지상주의 열풍으로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성형 열풍이 불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 의료·미용 소비시장에서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15.48%에 달한다"며 "쌍꺼풀과 코 수술은 성형 입문 항목이 돼 버렸다"고 했습니다.

특히 매년 5월 중국 가오카오(수능)를 치른 이후 학생들이 여름철 물밀듯이 성형외과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중국 충칭에서 20년 가까이 성형외과를 운영해온 의사는 중국청년보 인터뷰에서 "매년 6월이 국내 수험생 성형의 절정기이고 4월에는 유학생들이 귀국해 무더기로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 한 성형외과 의사 역시 이 매체 인터뷰에서 "성형외과를 찾는 어린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학부모들이 데리고와 성형 수술을 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한 아버지는 갓 쌍꺼풀 수술을 마친 딸의 얼굴을 보고 얼굴 축소 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여부 등 추가 성형 필요성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뉴스1

中성형 열풍 뜨겁다…의료·미용 시장 규모 '30조' 돌파

관련 시장은 가파르게 크고 있습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공개한 '중국 의료·미용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648억위안(약 11조1600억원)이던 중국 의료미용 시장 규모는 2019년 1769억위안(약 30조5000억원)으로 연간 28.7%의 성장률을 나타냈습니다.

2020~2023년에도 연간 15.2%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23년 성형 소비자는 2548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조사 결과 중국 내에서 성형을 할 경우 1~2선(주요) 도시를, 해외에서 성형 수술을 할 경우 한국을 최선호 지역으로 꼽았습니다. 성형외과 불법 영업 등 정식 허가 여부와 인지도, 입소문 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투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2020~2024년 중국 성형미용시장 투자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의료·미용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중국은 성형시장에서 세계 2위로 의미있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 문화 발달로 소비자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말 기준 중국 전역에 약 3만개 규모의 성형외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지 의료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에게 무리한 성형을 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성인과 달리 골격 등 성장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성형을 하게 될 경우 성인보다 수십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입니다. 베이징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완전히 발육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형 수술을 하게 될 경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18세 이하의 성형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조언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