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터랩이 만든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이루다.사진=한경DB
스캐터랩이 만든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이루다.사진=한경DB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에 개인정보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이용자가 정부에 처벌을 촉구했다.

참여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민변은 '연애의 과학' 이용자 A씨 명의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 침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등 연애 분석 앱 이용자들이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로 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했다. 스캐터랩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제공·활용 동의를 소홀히 받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어 개인정보위 조사를 받는 중이다.

A씨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스캐터랩이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개인정보위가 직권으로 스캐터랩의 정보 처리 행위를 정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이용자들이 원할 경우 개인정보를 삭제해준다고 알리고 있다.

이런 행위가 마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분쟁 상황에 있는 개인정보를 은폐·인멸하는 시도일 수도 있다는 것이 A씨 및 시민단체 측의 우려다.

A씨는 이용자의 관점에서 스캐터랩이 개인정보보호법의 어떤 조항을 어긴 것으로 보이는지를 침해신고서에 기술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서비스를 1년 동안 이용하지 않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파기 등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하는데, 6년 전에 '연애의 과학'을 썼는데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이루다에 쓰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스캐터랩은 이용자 동의를 받아 새로운 기술(이루다)에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연애의 과학' 앱에 가입할 때 필수 동의와 선택 동의가 구분돼 제시되지 않았고 민감정보(카톡) 수집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 내용이 '연애의 과학' 서비스 외 다른 용도로 이용된다는 점을 알았다면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