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해외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을 위해 발품을 판다. 일본 기업 젬세키(GEMSEKI)는 이런 수고를 덜어주는 사업개발지원 회사다.

젬세키는 일본 최대의 전임상 수탁기관(CRO)인 신닛폰과학(Shin Nippon Biomedical Laboratories)이 2017년 10월에 설립한 회사다. 여러 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및 파트너링을 지원한다. 젬세키가 운영하는 ‘약물 후보 마켓플레이스(Drug Candidate Marketplace)’는 바이오 기업이 자신들의 기술을 소개할 수 있는 오픈형 온라인 웹 플랫폼이다. 기술이전을 받고자 하는 기업들은 젬세키의 마켓플레이스에 접속해 여러 기업의 기술을 평가한다.

젬세키는 의뢰 받은 기업의 자산 평가를 실행한 뒤,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회사라는 것이 증명되면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간다. 전문 인력들이 의뢰 기업의 기술에 관심을 가질 만한 대형 제약사들에게 홍보를 한다. 1년에 30개 정도의 다양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가해 의뢰 기업을 대신 소개하고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준다. 필요하다면 기업들 간 미팅을 잡아주고, 보고서 작성 및 기업설명회(IR)를 돕는다.

실제 젬세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의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도 저렴하고 효과도 뛰어나다”며 “젬세키가 가진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젬세키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치로 나카타(Ichiro Nagata) 젬세키 대표
​​​​​​​이치로 나카타(Ichiro Nagata) 젬세키 대표
Q 웹 플랫폼의 현재 운영 상황은 어떤가?

A 2020년 12월 현재 270건 이상의 파이프라인이 웹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 이중 절반은 북미, 유럽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이고, 20%는 일본, 30%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이외의 아시아 국가들에게 의뢰를 받은 파이프라인이다. 기술이전을 원하는(라이선스 아웃) 기업들은 꾸준히 있는 편이다.

기술이전을 받고자 하는(라이선스 인) 기업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홍보와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형 제약사, 중견 기업, 지역 기업,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라이센스 인 기업들의 문의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문의가 많아 한국 바이오업계의 약진을 몸소 느끼고 있다.

Q 많은 의뢰 기업 중 실제 계약을 돕는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A 우리는 ‘완전 성공 보수 모델’의 사업을 하고 있다. 즉 기술이전과 같은 실제 계약이 성사돼야 그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이 때문에 파트너링할 기업들을 고르는 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우선 라이선스 아웃 기업이 의뢰를 해오면 자산을 평가한다. 그 기업이 가진 파이프라인을 과학적인 측면과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모두 평가한다. 평가 결과 우리 회사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거나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라이선스 인 기업의 경우에는 문의가 들어오면 회사의 방침이나 관심이 있는 기술을 파악해서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은 라이선스 아웃 기업들의 정보를 전달한다. 지난해에만 라이선스 인 기업들로부터 총 1700건 이상의 자료 요청이 있었다.

Q 완전 성공 보수 모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A 사업개발지원 컨설턴트 및 자문을 하는 중개회사는 독점 계약 형식의 회사가 많다. 또 매달 정해진 수수료를 받고 성공 보수를 따로 받는다.

젬세키는 독점 계약을 하지 않고, 보수도 제공한 가치에 대해서만 받는다. 라이선스 아웃 기업은 모든 협상을 젬세키를 통해서 할 필요가 없다. 직접 협상 중인 라이선스 인 회사가 있으면 젬세키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계약을 해도 상관없다. 또 매달 부과되는 수수료가 없다.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성사되면 성공 보수만 받는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장비 등의 기타 금액도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라이선스 계약까지 초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젬세키밖에 없다고 자부한다.

Q 젬세키가 보유한 전문 인력들을 소개해달라.

A 크게 프로젝트 매니저와 연구개발 인력이 있다. 라이선스 아웃을 원하는 파이프라인은 비임상 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여러 단계에 분포돼 있고, 적응증 역시 다양하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가능한 한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배치한다.

예를 들면 암 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주로 암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맡아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한다.

연구개발 인력은 일본 대형 제약사에서 연구직이나 사업개발(BD·Business Development)직을 경험해 본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주로 과학적인 측면에서 파이프라인의 안전성과 BD 관점에서 시장 규모 예측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Q 계약을 진행할 경우 단계별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A 단계별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초기 단계 : 라이선스 아웃 희망 기업과 정보 제공, 비밀 유지 등의 계약을 체결.
▷1단계 : 라이선스 아웃 기업 정보를 토대로 웹 플랫폼의 기본 정보 작성 실시, 일본을 포함해 여러 나라의 기업들에게 라이선스 아웃 기업 및 파이프라인 소개 및 프로모션.
▷2단계 : 웹 플랫폼 혹은 프로모션을 통해 당사에 특정 회사나 파이프라인에 대한 문의가 들어올 경우, 라이선스 아웃 기업에 보고를 한 뒤 동의하에 자료 제공.
▷3단계 : 라이선스 인 기업에서 더 상세한 정보를 요청할 시 젬세키와 라이선스 아웃 기업, 젬세키와 라이선스 인 기업 사이에 각각 비밀계약을 맺음. 비밀계약 후 라이선스 인 기업에 라이센스 아웃 기업의 기업명 및 비밀정보를 제공. 필요시 출장 및 협상 회의 지원.
▷4단계 : 라이선스 아웃 계약 성립 시 성공 수수료가 발생. 그전에는 비용이 일절 발생하지 않음.

Q 젬세키를 통해 계약이 성사된 사례가 있는지?

A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하거나 연구개발 협력 등의 계약이 성사된 사례는 다수 있지만 고객사의 동의가 없이는 공개가 안 된다. 계약 규모 역시 공개가 어렵다.
[해외 바이오 기업] 아시아 기업의 수출 발판이 되어주는 기업, 일본 젬세키
[해외 바이오 기업] 아시아 기업의 수출 발판이 되어주는 기업, 일본 젬세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