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성공 전략]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Because Of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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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바라고 있는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회복’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일깨운 ‘Because Of This’를 만나보자.
‘회복(回復)’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다는 의미다. 전 세계가 올해를 코로나19 극복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함께 접종이란 이슈를 톱뉴스로 앞다퉈 내보내며 ‘회복’과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고 있는 것도 현재진행형의 모습이다.
누구도 이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혼돈의 상태가 공존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고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이전의 삶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백신의 개발과 접종은 우선 해결해야 할 숙제
이번 칼럼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캠페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은 개발과 접종의 초기 단계이다 보니 앞으로의 행보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희망적인 부분만을 놓고 본다면 ‘회복’이라는 키워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바이오 과학 분야에서 희망적인 것만을 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 1%의 확률을 부여잡고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캠페인은 희망적인 부분에 대한 것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적절한 예시가 될 것 같다. 미국 전역에서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는 캠페인 ‘Because Of This’다. 지난해 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후기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의 대변인은 “우리는 어느 회사도 단독으로 이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퇴치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더불어 우리는 과학 공동체의 일부로서, 우리의 공중 보건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례없이 전 세계적인 협력의 일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끝내는 과학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미국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이자의 기업홍보를 맡았던 디니 본 머플링은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무거운 광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믿음과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메시지
이 어려운 숙제는 누군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은 과학에 있어서 역사적인 승리라 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음모론이나 오보는 상상 이상의 신종 바이러스만큼이나 전염되기 쉽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우선 극복해야 할 장애물을 의식하고 백신에 회의적인 미국 시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캠페인을 준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백신 접종만이 이전의 삶으로 ‘회복’되게 할 것이라는 믿음과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것은 명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상에서 모두가 겪고 있는 이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또 다른 목표가 된 것이다.
디니 본 머플링은 “화이자는 어느 기업보다 모든 대기업들과 함께 하나의 임무, 즉 백신 접종을 위해 일해야 하고, 누구의 백신이든 간에 백신 신뢰 캠페인에 효과가 있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하는 대목다. 동시에 앞으로 자신들이 만들어낼 백신의 접종을 신뢰하고 권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미리 간파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는 필수 과정이 된 기업과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일련의 마케팅 활동들이 이런 예측과 준비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가 빼앗아간 그 모든 것을 되찾아야 한다
캠페인의 방향성은 남달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누군가의 건강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틀에 박힌 캠페인과 다른 방향성이 필요했기에 광고 에이전시 미스치프와의 협업이 진행되었다. 글로벌 광고회사인 BBDO에서 경력을 쌓은 미스치프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그렉 한은 화이자 캠페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화이자가 이 캠페인의 방향성을 우리에게 주면서 코로나19 백신의 증상, 결과, 부작용에 근거한 전형적인 광고를 찾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뭔가 다른 것을 찾고 있다는 신호였다. 우리는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이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노이즈만 만들고,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치와 숫자들로 채워진 광고를 전달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주변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감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그렉 한은 캠페인의 실마리가 되었던 생각들을 떠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찍은 전형적인 영상들인데, 사람들이 붐비거나 지하철역에서 서로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코로나19가 빼앗아간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너무나 많은, 대부분 작은 순간들을 포기했기 때문에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생각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런 것들을 상기시키게 되면 정말 심오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캠페인의 메시지가 떠오르게 된다.
“그 모든 것을 되찾는다면 좋지 않을까? 과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다시 즐기고 싶은 순간을 담다
미스치프의 캠페인팀은 사람들이 리얼한 일상 속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인터넷의 보물창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모두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진짜답지 않은 것이나, 인위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은 철저히 배제시켰다. 가장 가까운 가족, 이웃,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개인의 SNS에서 이러한 비디오를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 같은, 공감할 수 있는 영상 클립들을 찾아냈다.
캠페인팀은 “백신 접종은 우리를 원상태로 돌려놓는 데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긴 포옹이나 할아버지와 귀여운 손주의 놀이, 즐거운 뉴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백신 접종을 하고 싶다고 바라게 하는 것, 현실의 사람들, 현실의 감정, 그리고 우리가 다시 즐기고 싶은 현실의 순간을 적극적으로 담아 전달하고자 했다”고 캠페인의 의도를 설명했다.
우리의 Q&A
멀티 형태의 여러 편으로 구성된 영상 캠페인은 짧지만 친밀한 일상 속 순간들을 보여주고 질의응답의 순서를 뒤바꾸는 형태로 풀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캠페인 중 한 편의 광고에서는 딸이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기뻐하는 부모가 등장한다. 가족이 임신 소식을 축하하는 기분 좋은 순간에 [A] ‘직접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라는 답이 먼저 화면에 표시되고, 그 뒤에 [Q] 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예방접종을 왜 하나요?’
이런 형식과 마찬가지로 갓난아기인 손녀와 할아버지가 손을 맞잡으며 즐거운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 [A] ‘올해 그녀는 1살이 되었고 나는 74살이다’라는 답이 먼저 화면에 자막으로 나타나고, 그 뒤에 [Q] ‘예방접종을 왜 하나요?’라고 이어진 후 화면에 단독자막으로 ‘과학은 이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오직 당신만이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라는 핵심 문구와 이어지는 엔딩에는 ‘Science Possible’ 홈페이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제약회사의 로고가 노출되며 마무리된다. 백신 접종의 이슈, 모두가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우선
그렉 한에 따르면 질의응답 형식을 쓰는 아이디어는 직감적으로 생각해낸 것이라 한다. 문맥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들을 동요하게 하는 것.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이슈가 매우 민감한 점임을 고려할 때, 그것을 올바르게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일 것이다. 미국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모두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느 하나에 치우치는 것은 신뢰와 공감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캠페인 ‘Because Of This’는 앞서 언급한 의도대로, 보면 볼수록 감정의 동요가 커지고 설득력이 있는 캠페인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만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100% 이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처럼 화이자의 ‘www.sciencepossible.com’ 마이크로 사이트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동시에 홍보하고, 코로나19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그 간극을 좁히는 일을 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회복’이라는 가능성
캠페인 ‘Because Of This’의 실효성은 매우 이상적일 수 있다. 필자 역시 좋은 캠페인이 사람들을 움직여 선한 영향력을 만든다고 거듭 말하고 있지만 그런 캠페인을 만든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전 지구적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고 이겨냈을 때 진짜 ‘회복’이란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물론 과학이란 분야는 지극히 이성적일 수밖에 없다. 감정적으로 자기 매몰에 빠지는 것은 과학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1%의 확률을 높여서라도 더 높은 확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지금 우리 일상에 필요한 ‘회복’이라는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는 작은 발걸음이 하나씩 이어지다 보면 그 마지막 탈출구를 찾아내게 되지 않을까. 진정 ‘과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행보를 함께 지켜보자.
<저자 소개>
권영국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일기획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01년 아트디렉터로 광고계에 입문한 20년 차 광고인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코웨이, 정관장, 쎌바이오텍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기업의 영상, 인쇄, 디지털 등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수행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누구도 이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혼돈의 상태가 공존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고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이전의 삶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백신의 개발과 접종은 우선 해결해야 할 숙제
이번 칼럼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캠페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은 개발과 접종의 초기 단계이다 보니 앞으로의 행보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희망적인 부분만을 놓고 본다면 ‘회복’이라는 키워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바이오 과학 분야에서 희망적인 것만을 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 1%의 확률을 부여잡고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캠페인은 희망적인 부분에 대한 것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적절한 예시가 될 것 같다. 미국 전역에서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는 캠페인 ‘Because Of This’다. 지난해 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후기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의 대변인은 “우리는 어느 회사도 단독으로 이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퇴치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더불어 우리는 과학 공동체의 일부로서, 우리의 공중 보건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례없이 전 세계적인 협력의 일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끝내는 과학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미국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이자의 기업홍보를 맡았던 디니 본 머플링은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무거운 광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믿음과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메시지
이 어려운 숙제는 누군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은 과학에 있어서 역사적인 승리라 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음모론이나 오보는 상상 이상의 신종 바이러스만큼이나 전염되기 쉽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우선 극복해야 할 장애물을 의식하고 백신에 회의적인 미국 시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캠페인을 준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백신 접종만이 이전의 삶으로 ‘회복’되게 할 것이라는 믿음과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것은 명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상에서 모두가 겪고 있는 이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또 다른 목표가 된 것이다.
디니 본 머플링은 “화이자는 어느 기업보다 모든 대기업들과 함께 하나의 임무, 즉 백신 접종을 위해 일해야 하고, 누구의 백신이든 간에 백신 신뢰 캠페인에 효과가 있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하는 대목다. 동시에 앞으로 자신들이 만들어낼 백신의 접종을 신뢰하고 권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미리 간파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는 필수 과정이 된 기업과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일련의 마케팅 활동들이 이런 예측과 준비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가 빼앗아간 그 모든 것을 되찾아야 한다
캠페인의 방향성은 남달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누군가의 건강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틀에 박힌 캠페인과 다른 방향성이 필요했기에 광고 에이전시 미스치프와의 협업이 진행되었다. 글로벌 광고회사인 BBDO에서 경력을 쌓은 미스치프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그렉 한은 화이자 캠페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화이자가 이 캠페인의 방향성을 우리에게 주면서 코로나19 백신의 증상, 결과, 부작용에 근거한 전형적인 광고를 찾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뭔가 다른 것을 찾고 있다는 신호였다. 우리는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이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노이즈만 만들고,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치와 숫자들로 채워진 광고를 전달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주변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감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그렉 한은 캠페인의 실마리가 되었던 생각들을 떠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찍은 전형적인 영상들인데, 사람들이 붐비거나 지하철역에서 서로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코로나19가 빼앗아간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너무나 많은, 대부분 작은 순간들을 포기했기 때문에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생각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런 것들을 상기시키게 되면 정말 심오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캠페인의 메시지가 떠오르게 된다.
“그 모든 것을 되찾는다면 좋지 않을까? 과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다시 즐기고 싶은 순간을 담다
미스치프의 캠페인팀은 사람들이 리얼한 일상 속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인터넷의 보물창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모두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진짜답지 않은 것이나, 인위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은 철저히 배제시켰다. 가장 가까운 가족, 이웃,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개인의 SNS에서 이러한 비디오를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 같은, 공감할 수 있는 영상 클립들을 찾아냈다.
캠페인팀은 “백신 접종은 우리를 원상태로 돌려놓는 데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긴 포옹이나 할아버지와 귀여운 손주의 놀이, 즐거운 뉴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백신 접종을 하고 싶다고 바라게 하는 것, 현실의 사람들, 현실의 감정, 그리고 우리가 다시 즐기고 싶은 현실의 순간을 적극적으로 담아 전달하고자 했다”고 캠페인의 의도를 설명했다.
우리의 Q&A
멀티 형태의 여러 편으로 구성된 영상 캠페인은 짧지만 친밀한 일상 속 순간들을 보여주고 질의응답의 순서를 뒤바꾸는 형태로 풀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캠페인 중 한 편의 광고에서는 딸이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기뻐하는 부모가 등장한다. 가족이 임신 소식을 축하하는 기분 좋은 순간에 [A] ‘직접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라는 답이 먼저 화면에 표시되고, 그 뒤에 [Q] 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예방접종을 왜 하나요?’
이런 형식과 마찬가지로 갓난아기인 손녀와 할아버지가 손을 맞잡으며 즐거운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 [A] ‘올해 그녀는 1살이 되었고 나는 74살이다’라는 답이 먼저 화면에 자막으로 나타나고, 그 뒤에 [Q] ‘예방접종을 왜 하나요?’라고 이어진 후 화면에 단독자막으로 ‘과학은 이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오직 당신만이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라는 핵심 문구와 이어지는 엔딩에는 ‘Science Possible’ 홈페이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제약회사의 로고가 노출되며 마무리된다. 백신 접종의 이슈, 모두가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우선
그렉 한에 따르면 질의응답 형식을 쓰는 아이디어는 직감적으로 생각해낸 것이라 한다. 문맥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들을 동요하게 하는 것.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이슈가 매우 민감한 점임을 고려할 때, 그것을 올바르게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일 것이다. 미국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모두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느 하나에 치우치는 것은 신뢰와 공감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캠페인 ‘Because Of This’는 앞서 언급한 의도대로, 보면 볼수록 감정의 동요가 커지고 설득력이 있는 캠페인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만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100% 이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처럼 화이자의 ‘www.sciencepossible.com’ 마이크로 사이트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동시에 홍보하고, 코로나19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그 간극을 좁히는 일을 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회복’이라는 가능성
캠페인 ‘Because Of This’의 실효성은 매우 이상적일 수 있다. 필자 역시 좋은 캠페인이 사람들을 움직여 선한 영향력을 만든다고 거듭 말하고 있지만 그런 캠페인을 만든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전 지구적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고 이겨냈을 때 진짜 ‘회복’이란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물론 과학이란 분야는 지극히 이성적일 수밖에 없다. 감정적으로 자기 매몰에 빠지는 것은 과학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1%의 확률을 높여서라도 더 높은 확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지금 우리 일상에 필요한 ‘회복’이라는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는 작은 발걸음이 하나씩 이어지다 보면 그 마지막 탈출구를 찾아내게 되지 않을까. 진정 ‘과학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행보를 함께 지켜보자.
<저자 소개>
권영국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일기획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01년 아트디렉터로 광고계에 입문한 20년 차 광고인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코웨이, 정관장, 쎌바이오텍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기업의 영상, 인쇄, 디지털 등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수행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