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글라스에 이어 스마트렌즈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콘택트렌즈에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능을 넣어 각종 정보와 영상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눈에 착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얘기도 듣습니다. 이 스마트 렌즈에 모조비전(Mojo Vision) 등 전문 기업들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애플 구글 등 테크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음성인식에 이은 또 다른 생체 AI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모바일에 이은 차세대 정보 단말기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 눈 움직임 탐지해 질환도 발견

콘택트렌즈가 AI 기기로 변하면 각종 정보와 영상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됩니다. 이 디스플레이는 내장 안테나를 통해 외부 장치와 소통하고 인터넷과도 연결이 됩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실제 도로와 건물의 방향이나 지명 등의 데이터를 눈앞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보행 시 목표 지점으로 가는 방향을 제공한다든가 낯선 기계부품을 교체하는 방법 등을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시력이 약한 장애인들도 이 장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업에 먼저 뛰어든 벤처기업은 미국의 모조비전입니다. 모조비전은 지난해 봄 미 CES(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스마트렌즈 시제품을 선보여 크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콘택트렌즈업체 메니콘과 AI 콘택트렌즈를 공동으로 내놓아 2024년쯤 실용화하기로 했습니다. 모조비전이 만든 스마트렌즈는 기존 안경형 스마트글라스에 비해 시야가 넓으며 일체감 있는 화면과 데이터 등을 눈앞에서 띄워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약시 등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내놓은 뒤 대상을 일반 소비자로 넓혀 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눈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사용자의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질환의 조기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모조비전은 이 제품이 미 FDA(식품의약국)의 인증도 얻어야 하고 충전 장치 등의 개발이 더 필요해 상품화까지는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메니콘은 소재 개발과 세척, 승인 등의 지식이 있는 일본 콘택트렌즈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의료기기의 승인 등을 준비하고 임상시험과 제조설비의 구축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합니다.

모바일에 이은 차세대 정보단말 가능성도


미국의 벤처기업 이노베가도 스마트렌즈를 개발하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이노베가는 콘택트렌즈와 여기에 연결된 소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안경형 단말을 함께 붙이는 패키지형 스마트렌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개를 결합해 일상의 시야를 차단하지 않고 정보 단말기 화면을 자연스럽게 겹쳐 표시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생체 적합성을 우선으로 생각해 이런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이 기업은 자사의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2021년 말까지 시장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일본의 벤처업체 QD레이저도 양자 컴퓨터에 응용할 수 있는 반도체 레이저를 사용해 눈의 망막에 직접 영상을 비추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영상을 디스플레이에 비추는 것에 비해 레이저를 발사하는 것뿐으로 소비전력이 10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도 스마트 렌즈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의 분석으로 유명한 밍치궈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가 애플이 2025년까지 AR 글라스를 내놓고 2030년께 콘택트렌즈 유형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견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는 애플의 AR·VR 제품 로드맵을 3단계로 예측하며, 2022년에는 헬멧형 기기, 2025년에는 안경형 기기, 2030년께 콘택트렌즈형 기기가 출시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프랑스의 에실로 룩소티카와 AR용 스마트글라스를 올해 내놓을 예정이며 MS도 지난해 웨어러블 홀로그래픽 디바이스 '홀로렌즈2'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렌즈는 5G(5세대통신)가 보급되면 영상을 전송하기 쉬워지는 등 편의성이 늘어나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