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들어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후면부 쿼드 카메라는 기본에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카메라 등 플래그십 제품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다. 보급형 제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여 중국 스마트폰업체와의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손떨림 방지 기능 갤럭시A52·72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인 ‘삼성 갤럭시 어섬 언팩’을 열어 갤럭시A52·A72를 공개했다.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를 위한 글로벌 공개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제품 모두 플래그십 수준의 기능을 장착했다. 후면부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OIS 기능을 적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갤럭시A72는 A시리즈 최초로 최대 30배의 스페이스줌 기능을 지원한다.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화면 주사율도 최대 120㎐로 플래그십 제품 수준이다.

화면 주사율은 초당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화면 밝기도 역대 갤럭시A 시리즈 중 최대인 800니트에 달한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진 촬영과 콘텐츠 소비를 위한 기능 위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제품들은 17일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국가에서 잇달아 출시된다. 갤럭시A52는 LTE와 5G 2개 모델로 나왔다. 갤럭시A72는 LTE 단일 모델이다. 국내에는 2분기에 갤럭시A52 5G 모델만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갤럭시A52 5G의 유럽 출고가가 429유로(약 58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50만원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12일에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5G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갤럭시A42를 내놨다. 출고가가 44만9900원으로 후면부 쿼드 카메라와 6.6인치 대화면, 5000㎃h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했다. 그동안 플래그십 위주로 5G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됐지만 다음달이면 5G 상용화 2주년이 되는 만큼 5G 스마트폰 라인업을 중저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갤럭시S21 기본 모델을 100만원 이하로 출시하는 등 5G 스마트폰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A82·A22도 출격 예정

LTE 스마트폰인 갤럭시A32와 갤럭시A12도 선보였다. 갤럭시A32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바로 위 모델인 갤럭시A42(60㎐)보다 높은 90㎐ 화면 주사율을 지원한다. 후면부 메인 카메라의 화소도 6400만 화소로 4800만 화소인 갤럭시A42보다 높다. 대신 칩셋 성능을 낮춰 ‘급 나누기’를 했다. 가격은 37만4000원이다.

갤럭시A 시리즈의 ‘막내’인 갤럭시A12는 출고가가 27만50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4800만 화소 메인 렌즈를 포함한 후면부 쿼드 카메라와 5000㎃h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했다. 다른 제품이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데 비해 LCD(액정표시장치)를 썼고 해상도 역시 720×1600 수준이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 외에도 갤럭시A82, 갤럭시A22 등이 연달아 출시될 전망이다. 갤럭시A82는 전작인 갤럭시A80과 비슷한 회전식 팝업카메라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 카메라를 사용할 때 후면 카메라가 위로 튀어나오면서 렌즈 방향이 앞쪽을 향하는 방식이다. 갤럭시A82는 2분기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갤럭시A22는 저가형 5G 스마트폰으로 7월께 공개될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