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대구시와 지난 12일 ‘대구 AI 스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행사에는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왼쪽 네 번째)와 권영진 대구시장(다섯 번째) 등이 참석했다. 작은 사진은 다쏘시스템이 경북구미스마트그린산단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MOU를 체결한 모습. MS·다쏘시스템 제공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대구시와 지난 12일 ‘대구 AI 스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행사에는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왼쪽 네 번째)와 권영진 대구시장(다섯 번째) 등이 참석했다. 작은 사진은 다쏘시스템이 경북구미스마트그린산단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MOU를 체결한 모습. MS·다쏘시스템 제공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잇따라 손잡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인재 협력’이다. 자사 인프라와 컨설팅 제공은 물론 실제 현장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시켜 지방 인재의 실력 향상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은 최근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간 일련의 ‘동맹’에는 지방 인재 취업난을 고민하던 지자체와 인재풀 및 사업 권역 확대를 고민하던 기업 요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개발자 부족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IT업계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취준생 모아 AI 인재 키운다

글로벌 IT기업도 인재 확보 '빨간불'…지자체와 손잡고 수혈 나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대구시와 국내 최초 ‘미래 AI 일자리 동맹’을 출범시켰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지은 한국MS 대표가 오는 4월부터 ‘대구 AI 스쿨 사업’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지난 12일 맺었다.

대구 AI 스쿨 사업은 AI, 데이터 등 미래 신기술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2018년 프랑스에 설립된 MS의 ‘AI 스쿨’을 벤치마킹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초 사례다. AI, IT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지역 청년 100명을 모아 6개월 이상 현장 중심 실무 교육을 시킨다.

이번 협력은 2019년부터 MS가 추진하던 ‘한국형 클라우드와 AI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지원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국내 IT업계에 닥친 개발자 부족 사태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며 무게감이 더 커졌다.

이 대표는 “고급 IT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민·관이 힘을 합쳐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의 롤모델을 만들어 냈다”며 “앞으로 대구시와 IT 분야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산단 교육도 앞장

다쏘시스템은 금오공대, 구미중소기업협의회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비즈니스를 이끌 인재를 직접 기른다는 취지다.

지난 15일 다쏘시스템은 경상북도, 구미시, 경북구미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과 구미 지역 스마트팩토리 보급 확산을 위한 MOU를 맺었다. 산·학·연·관 협의체 구성과 공동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이를 수행할 인력은 금오공대에 마련될 제조기업 맞춤형 인재 교육 과정을 통해 양성한다.

다쏘시스템은 자사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라이선스를 통해 설계, 시뮬레이션, 제조 영역에서 실무를 익힐 수 있게 지원한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2019년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과 긴밀히 협력한 사례처럼 경북 지역 제조 경쟁력을 높여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외국계 IT기업과 지자체 간 연계는 서로의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다. 지자체는 지방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고급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IT 기업으로서는 사업 권역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직접 교육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 개발자 수급이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국계 IT기업들은 대학 이전의 교육 과정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차후 전방위적인 ‘동맹 확대’가 점쳐지는 배경이다. 인텔은 지난달 교육부와 MOU를 맺고 전국 초중고 대상 학생의 진로 교육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현업에 종사하는 AI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하거나 학생을 인텔 사업장으로 직접 불러 특강 등을 제공한다. IBM 역시 고교와 전문대를 연계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P-TECH’를 교육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AI 등 신기술에 대한 직업 교육의 혁신을 목표로 만든 5년짜리 과정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