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투자은행(IB) 및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최대주주에 오른다. 지분 가격 등 잔여 협상을 하고 있으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인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방식은 특수목적회사(SPC)나 자회사를 통한 합병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자회사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 신설 회사명은 지그재그의 이름을 딴 ‘카카오Z’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 등 크로키닷컴에 투자한 기존 벤처캐피털에도 지분율에 맞춰 카카오 주식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들 투자자는 크로키닷컴 지분 4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한 뒤 사업을 정비해 국내외 시장에 상장(IPO)할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지그재그는 작은 의류 매장인 ‘소호’를 모아 놓은 포털 형태의 쇼핑 앱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추천 기능을 도입해 개인 맞춤 쇼핑이 쉬운 것으로 유명하다.
지그재그의 거래액은 2016년 2000억원, 2017년 3500억원, 2018년 5000억원, 2019년 6000억원, 지난해 7500억원 등으로 폭발 성장하고 있다. 거래수수료(약 4%)와 광고 등으로 올리는 매출은 지난해 약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거래액이 1조~1조5000억원인 무신사 몸값이 3조원가량으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후보로 꾸준히 꼽혀왔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네이버, 쿠팡과는 다른 틈새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구민기/차준호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