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분석]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 확대에 실패한 키트루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삼중음성유방암(TNBC·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의 적응증 확대에 실패했다. 이번 실패로 키트루다의 다른 병용 임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MSD는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FDA가 추가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sBLA)에 대한 심사완료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FDA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으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의 병용을 승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2월 9일 FDA 산하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문위원 10명 모두가 가속승인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청의 근거가 된 ‘Keynote-522’ 임상시험의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결과만으로는 가속승인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Keynote-522는 치료 경험이 없는 2~3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1174명을 대상으로 한다. 키트루다와 화학요법 병용, 위약과 화학요법 병용 투여 환자를 2 대 1 비율로 나눠 비교 평가했다. 첫 번째 중간평가 결과(추적관찰 기간 중간값 15.5개월), 1차 평가변수인 보조요법 이후 수술 시 병리학적 완전관해는 키트루다 투여군에서 64.8%를 기록했다. 이는 위약 투여군의 51.2%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된 결과다.
또 키트루다 투여군은 수술에서 배제되는 질병 진행, 국소 혹은 원격 재발, 두 번째 원발암 및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률(무사고생존)을 위약군보다 약 35% 감소시켰다. 그러나 FDA 자문위는 현재까지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며, pCR의 개선이 전체 임상적 혜택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MSD는 공문을 검토하고, FDA와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Keynote-522의 다음 중간 분석은 올 3분기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 확대도 그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충족 수요 큰 삼중음성유방암
키트루다는 이번 임상에 앞서 ‘Keynote-355’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불가능한 재발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 Keynote-522 임상의 목적은 아직은 한정적인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군을 넓히려는 것이었다.
키트루다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대상으로 승인받은 환자는 면역체계를 속이는 PD-L1 단백질 발현점수(CPS) 10점 이상인 사람이다. 여기에 재발 또는 전이된 환자여야 한다. 삼중음성유방암으로 처음 진단받아 수술 전 보조요법이 필요한 환자수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키트루다보다 먼저 삼중음성유방암 면역항암제로 승인받은 로슈의 티쎈트릭도 PD-L1이 과발현된 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전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중 PD-L1이 과발현된 사람은 20% 정도”라며 “TROP2를 표적으로 하는 길리어드의 항체약물접합(ADC) 의약품 트로델비도 있지만, 심각한 설사나 호중구감소증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의 미충족 수요는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유방암은 피부암을 제외하고 여성에게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18년 세계에서 약 210만 명의 여성이 새로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이는 18초마다 한 명꼴로 새로 진단받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유방암이 여성암 1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유방암 환자는 2015년 15만6533명에서 2019년 22만2014명으로 증가했다. 2016년 이래 갑상선암을 제치고 발병 빈도 1위에 올랐다.
삼중음성유방암 시장, 연평균 21.6% 성장 전망
유방암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전형적인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 60%, 표적치료가 효과적인 사람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양성이 15~20%를 차지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환자의 15~20% 정도로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및 HER2 수용체가 모두 없는 유형이다.
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기존 표적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렵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전이나 재발이 발생하는 공격적인 암이다. 재발이나 전이가 나타나면 생존기간이 보통 6개월 미만이다.
조경원 JW중외제약 연구기획팀장은 “삼중음성유방암은 새로운 치료제의 출현에도 여전히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없다”며 “전이성의 경우 표적 없이는 6~11개월, 표적을 잡으면 14~24개월의 생존기간 연장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에 따르면 삼중음성유방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 5개국에서 2018년 275만 달러에서 2027년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연평균 21.6% 성장이 예상된다. 새로운 표적 및 치료제로 인해 환자군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실제 성장 기울기는 이보다 가파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파멥신은 MSD와 함께 키트루다 및 올린베시맙 병용의 호주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중간분석 결과, 키트루다와 올린베시맙 고용량(몸무게 1kg당 16mg)을 투여받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6명 중 절반에서 암세포가 줄어들었다. 객관적반응률(ORR) 50%다. PD-L1 발현과 무관한 것으로, 키트루다 단독임상(Keynote-119)의 9.6%보다 높았다. 환자수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결과란 평가다. Keynote-119는 312명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제넥신도 키트루다와 ‘GX-I7’ 병용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임상 1b·2상 중간 결과, 27.8%의 ORR을 기록했다. 비슷한 조건의 키트루다 단독임상 5.3%를 넘어섰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앞서 2월 9일 FDA 산하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문위원 10명 모두가 가속승인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청의 근거가 된 ‘Keynote-522’ 임상시험의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결과만으로는 가속승인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Keynote-522는 치료 경험이 없는 2~3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1174명을 대상으로 한다. 키트루다와 화학요법 병용, 위약과 화학요법 병용 투여 환자를 2 대 1 비율로 나눠 비교 평가했다. 첫 번째 중간평가 결과(추적관찰 기간 중간값 15.5개월), 1차 평가변수인 보조요법 이후 수술 시 병리학적 완전관해는 키트루다 투여군에서 64.8%를 기록했다. 이는 위약 투여군의 51.2%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된 결과다.
또 키트루다 투여군은 수술에서 배제되는 질병 진행, 국소 혹은 원격 재발, 두 번째 원발암 및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률(무사고생존)을 위약군보다 약 35% 감소시켰다. 그러나 FDA 자문위는 현재까지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며, pCR의 개선이 전체 임상적 혜택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MSD는 공문을 검토하고, FDA와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Keynote-522의 다음 중간 분석은 올 3분기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 확대도 그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충족 수요 큰 삼중음성유방암
키트루다는 이번 임상에 앞서 ‘Keynote-355’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불가능한 재발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 Keynote-522 임상의 목적은 아직은 한정적인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군을 넓히려는 것이었다.
키트루다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대상으로 승인받은 환자는 면역체계를 속이는 PD-L1 단백질 발현점수(CPS) 10점 이상인 사람이다. 여기에 재발 또는 전이된 환자여야 한다. 삼중음성유방암으로 처음 진단받아 수술 전 보조요법이 필요한 환자수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키트루다보다 먼저 삼중음성유방암 면역항암제로 승인받은 로슈의 티쎈트릭도 PD-L1이 과발현된 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전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중 PD-L1이 과발현된 사람은 20% 정도”라며 “TROP2를 표적으로 하는 길리어드의 항체약물접합(ADC) 의약품 트로델비도 있지만, 심각한 설사나 호중구감소증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의 미충족 수요는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유방암은 피부암을 제외하고 여성에게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18년 세계에서 약 210만 명의 여성이 새로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이는 18초마다 한 명꼴로 새로 진단받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유방암이 여성암 1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유방암 환자는 2015년 15만6533명에서 2019년 22만2014명으로 증가했다. 2016년 이래 갑상선암을 제치고 발병 빈도 1위에 올랐다.
삼중음성유방암 시장, 연평균 21.6% 성장 전망
유방암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전형적인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 60%, 표적치료가 효과적인 사람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양성이 15~20%를 차지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환자의 15~20% 정도로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및 HER2 수용체가 모두 없는 유형이다.
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기존 표적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렵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전이나 재발이 발생하는 공격적인 암이다. 재발이나 전이가 나타나면 생존기간이 보통 6개월 미만이다.
조경원 JW중외제약 연구기획팀장은 “삼중음성유방암은 새로운 치료제의 출현에도 여전히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없다”며 “전이성의 경우 표적 없이는 6~11개월, 표적을 잡으면 14~24개월의 생존기간 연장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에 따르면 삼중음성유방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 5개국에서 2018년 275만 달러에서 2027년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연평균 21.6% 성장이 예상된다. 새로운 표적 및 치료제로 인해 환자군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실제 성장 기울기는 이보다 가파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파멥신은 MSD와 함께 키트루다 및 올린베시맙 병용의 호주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중간분석 결과, 키트루다와 올린베시맙 고용량(몸무게 1kg당 16mg)을 투여받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6명 중 절반에서 암세포가 줄어들었다. 객관적반응률(ORR) 50%다. PD-L1 발현과 무관한 것으로, 키트루다 단독임상(Keynote-119)의 9.6%보다 높았다. 환자수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결과란 평가다. Keynote-119는 312명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제넥신도 키트루다와 ‘GX-I7’ 병용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임상 1b·2상 중간 결과, 27.8%의 ORR을 기록했다. 비슷한 조건의 키트루다 단독임상 5.3%를 넘어섰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