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Company ④] ‘통계의 신’ LSK글로벌파마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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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통계학을 담당했던 이영작 대표가 국내로 돌아와 2000년에 세운 임상 전문 CRO 기업이다. 정밀한 통계 분석 기술에 강점을 둔 이 회사는 최근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자회사를 설립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씨엔알리서치, 드림씨아이에스와 함께 국내 ‘빅3’ 임상 CRO 회사로 꼽힌다. 세 기업 중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만의 강점을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영작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는 “통계에 대한 차별화된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재미난 점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국내 빅3 임상 CRO 기업의 ‘뿌리’가 다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씨엔알리서치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출신 윤문태 대표가 1997년 설립했으며, 드림씨아이에스는 2000년 CJ제일제당 출신이 설립했다. 씨엔알리서치와 드림씨아이에스가 기업인 출신이 만든 기업이라면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미국 현장에서 뛰던 통계 전문가가 세운 회사다.
이 대표는 회사 설립 전까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독성 연구와 항암 임상연구, 미국 국립신경질환 및 뇌졸중 연구소에서 통계 분석을 담당했다. 국내에서 신약 개발이란 개념 자체가 희박하던 시절부터 임상 관련 통계 분석을 업무로 달고 산 전문가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국내에도 제대로 된 통계 분석을 할 줄 아는 임상 CRO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와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통계에 있어선 국내 경쟁사 대비 앞서 있음은 물론 글로벌 수준임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망한 임상’도 살려내는 임상 CRO
진행 중인 임상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처음부터 다시 갈아엎는 방법도 있겠지만 시간과 비용의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선택지 중 하나는 ‘구제 임상(resque clinical trial)’이다. 구제 임상이란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을 다른 임상 CRO에 의뢰해 기초부터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임상시험이다. 이 대표는 “미국 대형 CRO가 맡았다 차질이 생긴 일본 제약사의 임상을 대상으로 우리가 ‘구제 임상’을 나서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의 전문성과 업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CRO 최초’라는 타이틀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도 했다. 가령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글로벌 대형 CRO와 경쟁해 국내 CRO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의 FIH(First in Human) 항암제 1상을 수주했다. 또 국내 CRO 중 최초로 글로벌 항암제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2개국 95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었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국내 임상 CRO 시장
이 대표가 보는 국내 임상 CRO 시장은 점점 더 척박해져가고 있었다. 먼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CRO 수가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2010년쯤에 우리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외자 임상 CRO가 많았다”며 “다 거절하고 나니 어느새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하고 있더라”고 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자 임상 CRO로는 아이큐비아와 코반스코리아, 한국파락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 지사를 차린 해외 임상 CRO가 늘어나니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왔다.
이 대표는 “2000~2010년만 해도 매출 중 50~60%가 글로벌 제약사가 위탁한 임상시험이었다”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자 임상 CRO가 늘어나니까 자연스레 해외 제약사의 위탁시험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2019년 19%까지 줄어든 해외 제약사 매출은 2020년 코로나19의 타격 등으로 인해 7%까지 줄어들었다.
국내 기업 중엔 신약 벤처보다는 제약사들이 국내 임상 CRO를 찾는다. 위탁하는 시험 중 대부분이 신약이 아닌 개량신약이나 복합제의 임상이다. 개량신약이나 복합제는 신약과 달리 개발 과정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이 심하다. 이 대표는 “이런 수주 경쟁에 놓이면 결국 국내 임상 CRO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CRO가 글로벌 CRO 못지않은 전 문성을 갖췄는데도 투자자들의 권고 등에 못 이겨 외자 임상 CRO만 찾는 국내 신약 벤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미국 제약사는 절반 이상의 임상시험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 CRO를 충분히 관리 할 수 있지만 국내 제약사나 신약 벤처는 그렇지 못 하다”고 지적했다.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지난 2월 기준 코로나19 백신 6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치료제 및 진단키트 임상도 14건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글로벌 임상시험 144건을 포함해 1300건가량의 임상을 수행한 만큼 해외 사이트에서 신뢰도를 갖고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NRDO 신사업 추진 중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2019년 ‘LSK NRDO’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NRDO라는 사명처럼 후보물질 도출 없이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도입해 임상을 진행하는 회사다. 모회사가 임상 CRO여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파이프라인 1개를 도입했으며, 다른 파이프라인 도입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2000년 설립된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씨엔알리서치, 드림씨아이에스와 함께 국내 ‘빅3’ 임상 CRO 회사로 꼽힌다. 세 기업 중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만의 강점을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영작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는 “통계에 대한 차별화된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재미난 점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국내 빅3 임상 CRO 기업의 ‘뿌리’가 다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씨엔알리서치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출신 윤문태 대표가 1997년 설립했으며, 드림씨아이에스는 2000년 CJ제일제당 출신이 설립했다. 씨엔알리서치와 드림씨아이에스가 기업인 출신이 만든 기업이라면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미국 현장에서 뛰던 통계 전문가가 세운 회사다.
이 대표는 회사 설립 전까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독성 연구와 항암 임상연구, 미국 국립신경질환 및 뇌졸중 연구소에서 통계 분석을 담당했다. 국내에서 신약 개발이란 개념 자체가 희박하던 시절부터 임상 관련 통계 분석을 업무로 달고 산 전문가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국내에도 제대로 된 통계 분석을 할 줄 아는 임상 CRO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와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통계에 있어선 국내 경쟁사 대비 앞서 있음은 물론 글로벌 수준임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망한 임상’도 살려내는 임상 CRO
진행 중인 임상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처음부터 다시 갈아엎는 방법도 있겠지만 시간과 비용의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선택지 중 하나는 ‘구제 임상(resque clinical trial)’이다. 구제 임상이란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을 다른 임상 CRO에 의뢰해 기초부터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임상시험이다. 이 대표는 “미국 대형 CRO가 맡았다 차질이 생긴 일본 제약사의 임상을 대상으로 우리가 ‘구제 임상’을 나서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의 전문성과 업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CRO 최초’라는 타이틀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도 했다. 가령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글로벌 대형 CRO와 경쟁해 국내 CRO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의 FIH(First in Human) 항암제 1상을 수주했다. 또 국내 CRO 중 최초로 글로벌 항암제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2개국 95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었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국내 임상 CRO 시장
이 대표가 보는 국내 임상 CRO 시장은 점점 더 척박해져가고 있었다. 먼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CRO 수가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2010년쯤에 우리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외자 임상 CRO가 많았다”며 “다 거절하고 나니 어느새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하고 있더라”고 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자 임상 CRO로는 아이큐비아와 코반스코리아, 한국파락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 지사를 차린 해외 임상 CRO가 늘어나니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왔다.
이 대표는 “2000~2010년만 해도 매출 중 50~60%가 글로벌 제약사가 위탁한 임상시험이었다”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자 임상 CRO가 늘어나니까 자연스레 해외 제약사의 위탁시험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2019년 19%까지 줄어든 해외 제약사 매출은 2020년 코로나19의 타격 등으로 인해 7%까지 줄어들었다.
국내 기업 중엔 신약 벤처보다는 제약사들이 국내 임상 CRO를 찾는다. 위탁하는 시험 중 대부분이 신약이 아닌 개량신약이나 복합제의 임상이다. 개량신약이나 복합제는 신약과 달리 개발 과정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이 심하다. 이 대표는 “이런 수주 경쟁에 놓이면 결국 국내 임상 CRO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CRO가 글로벌 CRO 못지않은 전 문성을 갖췄는데도 투자자들의 권고 등에 못 이겨 외자 임상 CRO만 찾는 국내 신약 벤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미국 제약사는 절반 이상의 임상시험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 CRO를 충분히 관리 할 수 있지만 국내 제약사나 신약 벤처는 그렇지 못 하다”고 지적했다.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지난 2월 기준 코로나19 백신 6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치료제 및 진단키트 임상도 14건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글로벌 임상시험 144건을 포함해 1300건가량의 임상을 수행한 만큼 해외 사이트에서 신뢰도를 갖고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NRDO 신사업 추진 중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2019년 ‘LSK NRDO’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NRDO라는 사명처럼 후보물질 도출 없이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도입해 임상을 진행하는 회사다. 모회사가 임상 CRO여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파이프라인 1개를 도입했으며, 다른 파이프라인 도입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