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ABL503’과 ‘ABL111’의 미국 임상을 동시에 나선다.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BL503은 최근 첫 환자에게 투여됐다. ABL503은 PD-L1과 4-1BB를 각각 타깃으로 하는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다.
PD-L1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로는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이 대표적이다. T세포의 PD-1 단백질이 암세포의 PD-L1 단백질과 결합하면 면역관문 작용을 통해 T세포의 활동이 억제되는데 티쎈트릭은 PD-L1을 차단해 T세포의 활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4-1BB는 면역관문과 정반대 역할을 하는 면역활성 단백질(리간드)이다. 면역작용을 막는 면역관문과 달리 T세포를 자극해 T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돕는다. AB L503의 PD -L1 항체는 암세포의 PD-L1을 차단하고 나아가 인접한 T세포를 활성화하는 식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ABL111은 PD-L1 항체 자리에 ‘클라우딘18.2’라는 항체를 대신 붙인 이중항체 면역 항암제다. 적응증은 고형암이며 클라우딘18.2의 활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위암과 췌장암에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약물 개발 배경
4-1BB는 한때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단백질이다. 임상 속도는 BMS가 빨랐다. PD-1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와 함께 4-1BB 항체치료제를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간독성이 너무 심하게 나타나 BMS는 용량을 올려보지도 못하고 임상을 접어야만 했다.
화이자도 4-1BB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BMS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간독성이 낮은 4-1BB 항체를 사용한 병용요법 임상에 나섰으나 T세포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약물 특성 및 기전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단독항체를 쓰는 대신 이중항체를 쓰는 방법으로 간독성 문제 해결에 나섰다. ABL-111은 위암과 췌장암에서 발현도가 큰 클라우딘18.2 막단백질을 타깃으로 한다.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된 뒤 곧장 활성화돼 간독성을 내는 게 아니라 암세포 표면에 있는 클라우딘18.2 단백질과 결합한 뒤 4-1BB가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게 작용기전이다. 키메릭 항원 T세포(CAR-T)는 흔히 탄두(T세포)에 유도기능(암 항원의 항체)을 결합한 유도미사일로 곧잘 비유가 되는데, ABL111 또한 4-1BB를 탄두로 한 유도미사일(클라우딘18.2)로 이해하면 쉽다.
ABL111은 중국에 있는 파트너사인 아이맙과 에이비엘바이오의 오픈 이노베이션 결과물이다. 일본 바이오업체 아스텔라스가 클라우딘18.2를 단독항체로 하는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자 아이맙이 에이비엘바이오에 ‘러브콜’을 보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4-1BB 항체와 그랩바디 이중항체 플랫폼에 자신들이 보유한 클라우딘18.2 항체를 붙여보자는 제안이었다. ‘속도전’이란 판단 하에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는 데까지는 약 2년이 걸렸다.
임상 연구 결과
동물실험에서 간독성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임의로 암세포를 추가로 집어넣을 때도 후천면역 기능에 의해 암세포가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가 T세포의 후천면역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4-1BB가 후천면역을 활성화한다는 점은 T 세포를 활성화하는 또 다른 면역단백질인 CD3과의 큰 차별점이기도 하다.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은 CD3을 이용한 ‘T셀 인게이저’를 개발 중이나 CD3에서는 후천면역과 관련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1a상은 환자 35~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독성 확인이 우선이므로 모든 고형암 말기 환자에게 투여해 독성 검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투여량을 늘린다. 임상 1b상은 클라우딘18.2가 발현한 위암 및 췌장암 환자에게만 투여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 1상 도중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하면 임상 2상에 진입하기 전 라이선스아웃(LO)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편집=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