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와 한양대 생명공학과 윤채옥 교수 공동 연구팀은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와 시너지를 내는 '암세포 사멸 유도체'를 개발해 동물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화학항암제(1세대)와 표적항암제(2세대)에 이은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몸 속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인식하고 공격하게 하는 약물이다.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 활성을 저해하는 '면역관문'을 차단해 면역세포 작용을 높이는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1년 처음 승인한 뒤 사용돼왔다. 그러나 투여 환자집단의 10~40% 정도밖에 효과를 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면역관문억제제(anti-PD-L1)와 함께 사용하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펩타이드(아미노산 복합체) 'FHP-1'을 개발했다. 이 펩타이드는 암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외막을 붕괴시켜 활성산소 농도를 높임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김 교수는 "대장암과 폐암 세포 2종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면역관문억제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면역관문억제제와 FHP-1을 병용 투여했을 때 암세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논문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