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웹툰경쟁' 네이버→日, 카카오→동남아…상대 텃밭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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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일본에 라인 플랫폼 구축해놓고 1위 뺏겨
카카오, 해외 공략으로 내수용 기업 이미지 탈피
카카오, 해외 공략으로 내수용 기업 이미지 탈피
네이버와 카카오의 해외 웹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로 상대 진영 텃밭으로 꼽히는 곳에 투자를 감행하면서다. 양사는 일본과 동남아에서 웹툰·웹소설 시장에 적극 투자해 글로벌 '이야기 시장' 패권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최대 메신저 플랫폼 '라인'으로 현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네이버지만 웹툰·웹소설 시장에서만큼은 카카오 픽코마에 밀리는 양상이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비(非)게임 부문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순위 기준으로 픽코마가 1위에 올랐다. 카카오재팬에 따르면 픽코마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414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픽코마보다 앞서 일본 만화 시장 공략에 나섰던 네이버 '라인망가'는 일본 비게임 부문 앱 매출 순위 2위로 밀려났고 전세계 비게임앱 매출 순위도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픽코마가 한국 웹툰을 일본어로 번역해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라인망가를 앞질렀다는 게 업계 분석. 라인망가는 일본의 현지 출판 만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망가는 콘텐츠 소비량 증가에 집중하고 있다. 연재형 서비스 강화에 주력 중으로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2배 정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컨콜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언급한 것도 픽코마와의 차별화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단 의지로 읽힌다.
태국은 2022년 기준 전자책시장 규모가 1억4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시장이다. 대만은 태국에 비해 시장은 작지만 중화권 시장 진출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교두보로 꼽힌다.
태국은 라인의 텃밭으로 꼽힌다. 월간 이용자 4700만명이 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라인웹툰은 물론 라인그룹 최초의 뱅킹 플랫폼 '라인BK'를 론칭한 곳이기도 하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라인BK는 200만 고객을 돌파했고 '라인맨 웡나이'라는 배달 사업도 올해 태국 전역의 77개 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를 상대로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웹소설 부문 전신인 카카오페이지는 앞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웹툰 플랫폼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네이버 역시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그룹 '엠텍'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해 이곳에서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카카오는 웹툰을 현지시장 공략의 주축 아이템으로 삼았다. 한국 웹툰 '사내맞선'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매출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도 누적 조회 수 기준으로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존심 문제도 걸렸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지표에서 월간 이용자 수 7200만명, 유료 콘텐츠 거래액 8200억원, 누적 콘텐츠 수 130만여개를 달성했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지역에 폭넓게 진출한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위치에 섰지만 유일하게 일본에서 픽코마에 밀렸다. 라인이라는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구축하고도 2위로 밀린 것을 내부에서도 납득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적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에서 웹툰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 확대로 결제 사용자 전환 비율이 높아지며 웹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려면 시장이 큰 일본에서의 1위 탈환이 필수다.
카카오는 '내수용'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글로벌 존재감 구축에 사력을 걸고 있다. 해외 시장 중에서도 성장성이 큰 동남아에 집중한 이유다.
동남아 지역은 인구 6억6730만명으로 중남미보다 큰 시장으로 평균연령이 30세에 불과하고 2025년이면 중산층만 2억명에 달할 정도로 경제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규모 역시 올해 1000억원달러 규모에서 2025년에는 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가장 큰 약점은 '내수용'이란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카카오에 '글로벌'이라는 정체성을 입히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에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일본 웹툰 시장 주도권 뺏긴 네이버 '절치부심'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와 경쟁 중인 일본 웹툰 시장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그는 "현지에서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일본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소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본 최대 메신저 플랫폼 '라인'으로 현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네이버지만 웹툰·웹소설 시장에서만큼은 카카오 픽코마에 밀리는 양상이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비(非)게임 부문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순위 기준으로 픽코마가 1위에 올랐다. 카카오재팬에 따르면 픽코마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414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픽코마보다 앞서 일본 만화 시장 공략에 나섰던 네이버 '라인망가'는 일본 비게임 부문 앱 매출 순위 2위로 밀려났고 전세계 비게임앱 매출 순위도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픽코마가 한국 웹툰을 일본어로 번역해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라인망가를 앞질렀다는 게 업계 분석. 라인망가는 일본의 현지 출판 만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망가는 콘텐츠 소비량 증가에 집중하고 있다. 연재형 서비스 강화에 주력 중으로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2배 정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컨콜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언급한 것도 픽코마와의 차별화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단 의지로 읽힌다.
카카오, 태국·대만·인도네시아 진출
카카오는 올해를 동남아 웹툰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우선 다음달 태국과 대만에서 신규 웹툰 플랫폼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 동남아 전역으로 웹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태국은 2022년 기준 전자책시장 규모가 1억4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시장이다. 대만은 태국에 비해 시장은 작지만 중화권 시장 진출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교두보로 꼽힌다.
태국은 라인의 텃밭으로 꼽힌다. 월간 이용자 4700만명이 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라인웹툰은 물론 라인그룹 최초의 뱅킹 플랫폼 '라인BK'를 론칭한 곳이기도 하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라인BK는 200만 고객을 돌파했고 '라인맨 웡나이'라는 배달 사업도 올해 태국 전역의 77개 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를 상대로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웹소설 부문 전신인 카카오페이지는 앞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웹툰 플랫폼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네이버 역시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그룹 '엠텍'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해 이곳에서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카카오는 웹툰을 현지시장 공략의 주축 아이템으로 삼았다. 한국 웹툰 '사내맞선'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매출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도 누적 조회 수 기준으로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존심 건 네이버 vs 글로벌 존재감 필요한 카카오
네이버가 픽코마에 더이상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것은 장기적으로 현지 커머스 시장 공략과 연관이 있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을 진행했다. 한성숙 대표는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이 3월1일 완료됐다. 일본 스마트스토어 출시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다진 바 있다.자존심 문제도 걸렸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지표에서 월간 이용자 수 7200만명, 유료 콘텐츠 거래액 8200억원, 누적 콘텐츠 수 130만여개를 달성했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지역에 폭넓게 진출한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위치에 섰지만 유일하게 일본에서 픽코마에 밀렸다. 라인이라는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구축하고도 2위로 밀린 것을 내부에서도 납득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적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에서 웹툰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 확대로 결제 사용자 전환 비율이 높아지며 웹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려면 시장이 큰 일본에서의 1위 탈환이 필수다.
카카오는 '내수용'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글로벌 존재감 구축에 사력을 걸고 있다. 해외 시장 중에서도 성장성이 큰 동남아에 집중한 이유다.
동남아 지역은 인구 6억6730만명으로 중남미보다 큰 시장으로 평균연령이 30세에 불과하고 2025년이면 중산층만 2억명에 달할 정도로 경제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규모 역시 올해 1000억원달러 규모에서 2025년에는 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가장 큰 약점은 '내수용'이란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카카오에 '글로벌'이라는 정체성을 입히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에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