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 동안 국내에 일어난 바이오산업 관련 주요 뉴스를 재정리한다.

반짝특수라던 진단키트 ‘제2 전성기’ 맞았다
백신 공급에 수요 감소 전망됐지만 신속진단 제품 내놓으며 好실적

‘영업이익률 81%’.
지난 4월 26일 공개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엑세스바이오의 1분기 실적에 증권가는 경악했다. 매출 2257억 원에 영업이익이 무려 1819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7개(12월 결산법인 대상·연결 기준)의 영업이익률이 5.48%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엑세스바이오가 얼마나 돈을 잘 벌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반짝 특수’가 끝날 것 같았던 진단업계가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편의성을 앞세운 신속진단 제품을 내놓으면서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 1분기 매출(2257억 원)이 전년 동기(101억 원)보다 22배 늘었다. 지난해 거둔 매출(1218억 원)의 두 배를 한 분기 만에 해치웠다. 본사가 미국에 있는 점을 살려 발 빠르게 미국 시장을 뚫은 게 주효했다. 검사 결과를 1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신속 항원진단키트로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이 덕분에 100억 원 안팎이던 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 911억 원으로 뛰었다.
미국 시장 진출은 엑세스바이오가 거둔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밀이기도 하다. 지난해 엑세스바이오 코로나19 진단제품 매출의 65%는 미국에서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다른 진단 업체들도 앞다퉈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수젠텍도 자가 사용이 가능한 신속 진단키트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EUA를 획득했다. 약국에서 판매가 가능한 항체진단 제품이다. SD바이오센서, 바디텍메드, 피씨엘 등도 신속 항원진단키트로 미국 EUA를 신청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선 당분간 진단키트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자가진단이 가능한 신속 항원 진단키트가 나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는 지난 4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승인을 획득하고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바디텍메드도 이달 수출용 허가 획득을 목표로 타액 기반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준비 중이다. 피씨엘은 동아ST와 진단 키트 국내외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피씨엘 관계자는 “기존엔 현지 개별 유통사와 일일이 접촉해서 공급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동아ST가 가진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진단키트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Bio News Up-To-Date] 국내에서 일어난 바이오산업 관련 소식 업데이트
차바이오텍 연구원이 세포보관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연구원이 세포보관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퇴행성 허리디스크 세포치료제 2a상 첫 투여

차바이오텍은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퇴행성 허리디스크 세포치료제 ‘코드스템-DD’에 대한 임상 2a상 첫 환자 시술을 마쳤다고 지난 4월 27일 밝혔다.

차바이오텍은 2a상에서 3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코드스템-DD의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2a상은 분당차병원을 비롯해 경희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등의 신경외과 교수가 참여한다. 2a상과 투여용량 결정을 위한 2b상 및 3상을 거쳐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품목허가와 더불어 기술수출, 해외 임상 등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병행할 예정이다.

코드스템-DD는 조직재생과 염증완화 효과가 기대되는 세포치료제다. 줄기세포를 유전자 조작하지 않고, 연골 재생능력을 높이는 배양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차바이오텍이 개발한 동결 기술을 활용해 세포의 유효기간을 늘렸다. 소량 생산에 따른 고가의 치료비와 짧은 유효기간 등 비동결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처방 즉시 동결 보관 중인 치료제를 해동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코드스템-DD는 자회사 차바이오랩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GMP) 시설에서 생산된다.
퇴행성 허리디스크 만성요통은 노화나 퇴행으로 디스크의 기능이 떨어져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3개월 이상 만성 통증이 계속될 때 진통제 투약, 물리치료, 통증 차단술,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녹십자 혈액제제, 美FDA 품목허가 심사 개시

GC녹십자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등에 사용하는 혈액제제인 ‘GC5107’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심사 단계에 들어갔다고 지난 4월 27일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 2월 FDA에 생물학적 제제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FDA는 BLA 접수 후 60일간의 예비심사를 거쳐 자료가 적합한 경우 검토 완료 목표일을 정하고,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GC5107이 FDA의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검토 완료 목표일은 내년 2월 25일로 정해졌다.

GC5107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에 사용하는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면역글로불린의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 등으로 나뉜다. GC5107은 고농도 제품이다. 국내 제품명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다.

GC녹십자는 예상대로 FDA의 최종 허가가 나오면 내년 하반기 미국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는 81억 달러에 달한다. 자가면역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김예나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