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COMPANY]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 나선 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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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와 함께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엔 ‘YH25724’를 도입한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료 10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2019년 전임상 단계였던 N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베링거인겔하임에 라이선스아웃했다. 기술이전 총 계약금은 8억7000만 달러(964억 원)이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4000만 달러(443억 원)였다. 제약업계는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심혈관계 질환 및 대사성 질환 제품과 관련해 오랜 기간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점이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에 대한 임상계획(IND)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 1상 진입 시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마일스톤 1000만 달러(111억 원)를 수령할 예정이다.
호르몬 펩타이드 기반 피하주사제로 개발
YH25724는 호르몬 펩타이드 2종류를 결합한 바이오 의약품이다. 당뇨환자들이 흔히 쓰는 인슐린 주사와 같이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YH25724의 주성분은 펩타이드 호르몬인 GLP-1과 FGF21이다. GLP-1과 FGF21 모두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국내외 제약사·신약벤처에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주요 표적이다.
특히 GLP-1은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주성분으로 쓰일 만큼 안전성과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받았다.
FGF21은 단독으로 쓰인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염증 감소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GLP-1의 체중 감소 효과를 이용해 지방간의 진행을 막고, FGF21로 염증반응 때문에 일어나는 섬유화를 완화 및 감소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제넥신으로부터 도입한 항체 플랫폼 하나에 GLP-1과 FGF21을 결합했다. 항체 플랫폼이 GLP-1과 FGF21을 한 데로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 항체 플랫폼은 체내에서 안정적이면서도 항원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은 “GLP-1과 FGF21 두 성분으로 병용요법을 설계하는 곳은 많지만 하나의 항체에 동시에 붙인 약물로 만든 곳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라며 “베링거인겔하임이 YH25724에 주목하고 기술 도입을 추진한 것 또한 이런 배경에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 펩타이드 호르몬을 각각 투여하는 대신 하나의 약물로 통합해 투여하면 편의성과 경제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선 두 개 약물을 처방받을 때 약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투약 편의성도 떨어진다. 반감기 문제도 있다. 펩타이드 호르몬 자체는 반감기가 수 시간에서 수일 내로 짧기 때문에 자주 투여해야 한다. 환자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오 소장은 “YH25724는 홀로는 반감기가 짧은 두 호르몬을 안정적인 항체에 붙여 투여 기간을 1주일 수준으로 늘렸다”며 “투약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GLP-1과 FGF21 모두 NASH 개발사들에게 관심이 많은 표적인 만큼 금방 후발주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물었다.
오 소장은 “성분 2개를 각각 따로 투여하는 병용치료의 경우엔 그 비율을 쉽게 조절할 수 있지만 이를 한데로 묶을 땐 ‘레시피’가 중요하다”며 “두 성분의 비율도 중요하지만 항체에 붙은 상태로 체내에서의 활성 정도를 조절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YH25724는 두 펩타이드 호르몬이 최대 효능을 낼 수 있도록 밸런스를 맞춘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시험에서 YH25724는 지방간과 섬유화를 개선하는 효과를 모두 확인했다. 식이(食餌)를 조절해 지방간을 유발한 모델과 화학물질을 사용해 지방간을 유도한 동물모델 양쪽에서 기대한 효과를 냈다. 간에 쌓인 지방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섬유화 단계는 한 단계가 완화됐다. 간섬유화는 F0(정상)부터 F4(간경변)까지 총 5단계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오 소장은 “FDA의 기준에 따르면 지방간 감 소와 섬유화 감소 둘 중 한쪽에서만 효과를 내도 품목승인을 받을 수 있고, 유럽의약품청(EMA)은 양쪽에서 모두 효과를 내야 승인을 내준다”며 “YH25724는 양쪽에 모두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FDA는 물론 EMA 기준까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와는 경구약 개발 중
유한양행은 2019년부터 길리어드와도 공동 연구를 통해 2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YH25724와 달리 길리어드와는 2개 과제 모두 경구형 제제로 개발하고 있다. 펩타이드 호르몬을 주성분으로 한 바이오 의약품인 YH25724와 달리 합성신약으로 설계했다. 표적은 아직 미공개다. 유한양행은 두 개 과제 중 진도가 빠른 과제에 대해 올해 안으로 독성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 분석>
NASH 마일스톤 수령 기대감 고조 by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
베링거인겔하임 NASH 1상 개시 및 길리어드 NASH 후보물질 2개 발굴 등 올해 중반부터 초기 임상개발 모멘텀이 다수 존재한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마일스톤 100억 원 수령 및 계약금 170억 원 인식, 길리어드의 경우 마일스톤 100억 원 수령 및 계약금 50억 원 인식이 가능하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에 대한 임상계획(IND)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 1상 진입 시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마일스톤 1000만 달러(111억 원)를 수령할 예정이다.
호르몬 펩타이드 기반 피하주사제로 개발
YH25724는 호르몬 펩타이드 2종류를 결합한 바이오 의약품이다. 당뇨환자들이 흔히 쓰는 인슐린 주사와 같이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YH25724의 주성분은 펩타이드 호르몬인 GLP-1과 FGF21이다. GLP-1과 FGF21 모두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국내외 제약사·신약벤처에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주요 표적이다.
특히 GLP-1은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주성분으로 쓰일 만큼 안전성과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받았다.
FGF21은 단독으로 쓰인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염증 감소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GLP-1의 체중 감소 효과를 이용해 지방간의 진행을 막고, FGF21로 염증반응 때문에 일어나는 섬유화를 완화 및 감소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제넥신으로부터 도입한 항체 플랫폼 하나에 GLP-1과 FGF21을 결합했다. 항체 플랫폼이 GLP-1과 FGF21을 한 데로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 항체 플랫폼은 체내에서 안정적이면서도 항원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은 “GLP-1과 FGF21 두 성분으로 병용요법을 설계하는 곳은 많지만 하나의 항체에 동시에 붙인 약물로 만든 곳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라며 “베링거인겔하임이 YH25724에 주목하고 기술 도입을 추진한 것 또한 이런 배경에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 펩타이드 호르몬을 각각 투여하는 대신 하나의 약물로 통합해 투여하면 편의성과 경제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선 두 개 약물을 처방받을 때 약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투약 편의성도 떨어진다. 반감기 문제도 있다. 펩타이드 호르몬 자체는 반감기가 수 시간에서 수일 내로 짧기 때문에 자주 투여해야 한다. 환자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오 소장은 “YH25724는 홀로는 반감기가 짧은 두 호르몬을 안정적인 항체에 붙여 투여 기간을 1주일 수준으로 늘렸다”며 “투약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GLP-1과 FGF21 모두 NASH 개발사들에게 관심이 많은 표적인 만큼 금방 후발주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물었다.
오 소장은 “성분 2개를 각각 따로 투여하는 병용치료의 경우엔 그 비율을 쉽게 조절할 수 있지만 이를 한데로 묶을 땐 ‘레시피’가 중요하다”며 “두 성분의 비율도 중요하지만 항체에 붙은 상태로 체내에서의 활성 정도를 조절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YH25724는 두 펩타이드 호르몬이 최대 효능을 낼 수 있도록 밸런스를 맞춘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시험에서 YH25724는 지방간과 섬유화를 개선하는 효과를 모두 확인했다. 식이(食餌)를 조절해 지방간을 유발한 모델과 화학물질을 사용해 지방간을 유도한 동물모델 양쪽에서 기대한 효과를 냈다. 간에 쌓인 지방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섬유화 단계는 한 단계가 완화됐다. 간섬유화는 F0(정상)부터 F4(간경변)까지 총 5단계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오 소장은 “FDA의 기준에 따르면 지방간 감 소와 섬유화 감소 둘 중 한쪽에서만 효과를 내도 품목승인을 받을 수 있고, 유럽의약품청(EMA)은 양쪽에서 모두 효과를 내야 승인을 내준다”며 “YH25724는 양쪽에 모두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FDA는 물론 EMA 기준까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와는 경구약 개발 중
유한양행은 2019년부터 길리어드와도 공동 연구를 통해 2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YH25724와 달리 길리어드와는 2개 과제 모두 경구형 제제로 개발하고 있다. 펩타이드 호르몬을 주성분으로 한 바이오 의약품인 YH25724와 달리 합성신약으로 설계했다. 표적은 아직 미공개다. 유한양행은 두 개 과제 중 진도가 빠른 과제에 대해 올해 안으로 독성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 분석>
NASH 마일스톤 수령 기대감 고조 by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
베링거인겔하임 NASH 1상 개시 및 길리어드 NASH 후보물질 2개 발굴 등 올해 중반부터 초기 임상개발 모멘텀이 다수 존재한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마일스톤 100억 원 수령 및 계약금 170억 원 인식, 길리어드의 경우 마일스톤 100억 원 수령 및 계약금 50억 원 인식이 가능하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