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COMPANY] 안지오랩, 혈관신생 억제하는 천연물로 NASH 정복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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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오랩은 지방 축적, 섬유화, 염증 3가지 모두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혈관신생억제 효과가 있는 천연물로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3분기 중 임상 결과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NASH뿐만 아니라 복부비만, 습성황반변성, 삼출성 중이염 등 혈관신생 관련 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안지오랩은 혈관신생억제제 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사명도 혈관신생을 뜻하는 ‘angiogenesis’에서 따왔다. 이화여대 약대 출신인 김민영 대표가 한효과학기술원에서 혈관신생을 연구하던 중 혈관 신생억제제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1999년 이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의 대표 신약 후보물질은 멜리사 잎에서 유래한 천연물로 만든 ‘ALS-1023’이다. 이 후보물질로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은 복부비만을 대상으로 한 ‘AL101-AOB’로 임상 2b상을 이미 마쳤다.
5월 말 임상 2a상 마지막 환자 투약
안지오랩은 복부비만 임상을 하다가 NASH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찾았다. 국가마다 다르지만 통상 복부비만 환자의 30% 이상에서 NASH가 발견된다.
안지오랩은 복부비만 임상에 참가한 사람들의 상복부 컴퓨터단층 촬영(CT)을 통해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을 대조군에서 52명, 투약군에서 54명 찾았다. 투약 후 이들 중 지방간이 정상으로 돌아온 환자는 대조군에서 9명(17%), 투약군에서 14명 (26%)이었다. 위약군 대비 진짜약의 치료 효과가 50%가량 더 많은 수준이었다.
지방간 치료 환자 비율이 높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안지오랩은 투약 기간에 주목했다. 이 회사가 진행한 복부비만 임상의 투약 기간은 3개월이었다. 6개월 이상으로 투약 기간을 더 늘리면 효능이 더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었다.
여기에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ALS-1023이 유래한 멜리사 잎은 유럽에서 수천 년간 사용돼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물질이다.
안지오랩은 한양대병원 외 3개 병원을 대상으로 NASH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지방간 환자 60명이 대상이다. 20명씩 위약군, 1200㎎ 투약군, 1800㎎ 투약군으로 나눠 6개월간 1일 2회씩 투약한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간지방량 감소 정도를, 자기공명탄성(MRE) 검사로 간섬유화 개선 정도를 확인해 유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달 말 해당 임상의 마지막 환자 투약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오는 8~9월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안지오랩은 기술이전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방간 감소, 염증·섬유화 억제를 동시에
안지오랩은 ALS-1023이 다중 표적을 대상으로 해 지방간 개선, 염증 억제, 섬유화 억제라는 3가지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간 개선은 이 약물의 당초 개발 의도였던 혈관신생억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다. 김 대표는 혈관신생을 막아 내장지방이 축적되는 걸 막으면 복부비만과 NASH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부비만의 원인인 내장지방은 우리 몸의 장기를 둘러싸고 있다. 이 내장지방이 과잉 축적되면 내장지방에서 지방산이 떨어져 나와 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유입된 지방(유리 지방산)은 간세포 안에서 중성지방(TG) 형태로 쌓여 지방간이 된다.
안지오랩은 동물실험을 통해 ALS-1023이 혈관신생인자인 VEGF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복부비만 임상 2상에선 1일 2회 1200㎎ 투여군에서 내장지방 면적 감소율이 15.2%로 대조군 6.7%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NASH 염증 억제 효과는 염증을 유도하는 산화질소(NO) 생성과 인터루킨-6(IL-6) 발현을 억제해 확보한다. IL-6은 면역세포에서 생성되는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일종이다. 면역반응을 촉진해 염증을 일으킨다. ALS-1023은 MMP-2, MMP-9 등의 단백질 발현을 저해해 섬유화 억제 효과도 낼 수 있다. MMP는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다. 과다 발현하면 섬유질 매트릭스를 구성해 간 세포를 딱딱하게 만든다.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것 자체도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다. 염증이 진행된 간세포에선 저산소증으로 인해 저산소증유도인자(HIF)가 생성된다. 이 HIF는 혈관신생인자의 발현을 유도해 섬유아세포의 섬유화를 촉진한다. 이때 혈관신생인자의 발현을 막으면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혈관신생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
안지오랩은 습성황반변성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다. 습성황반변성은 맥락막에 있는 혈관이 망막으로 침투해 발병한다. 이 회사는 ALS-1023의 하위 파이프라인인 ‘AL101- AMD’로 습성황반변성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VEGF 발현을 막아 혈관신생을 억제함과 동시에 활성산소를 줄여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보호해 치료 효과를 낸다. 1년간 경구제인 AL101-AMD와 주사제 인 루센티스를 병용투여한 뒤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삼출성 중이염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삼출성 중이염은 염증이 발생한 귀에서 진물(삼출액)이 나오는 질환이다. 김 대표는 “삼출성 중이염 환자들의 삼출액에선 VEGF와 MMP가 다량 확인되는데 이 인자들을 억제하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출성 중이염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해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안지오랩은 올 하반기 중 NASH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분석>
혈관신생에 특화된 바이오 벤처 by 김태희 신한벤처투자 이사
혈관신생 억제 기전을 이용해 경구용 습성황반변성, NASH, 삼출성중이염 및 치주질환을 표적으로 여러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자체 보유한 인간 미니항체 라이브러리에서 항체의약품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주현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 신약 후보물질은 멜리사 잎에서 유래한 천연물로 만든 ‘ALS-1023’이다. 이 후보물질로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은 복부비만을 대상으로 한 ‘AL101-AOB’로 임상 2b상을 이미 마쳤다.
5월 말 임상 2a상 마지막 환자 투약
안지오랩은 복부비만 임상을 하다가 NASH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찾았다. 국가마다 다르지만 통상 복부비만 환자의 30% 이상에서 NASH가 발견된다.
안지오랩은 복부비만 임상에 참가한 사람들의 상복부 컴퓨터단층 촬영(CT)을 통해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을 대조군에서 52명, 투약군에서 54명 찾았다. 투약 후 이들 중 지방간이 정상으로 돌아온 환자는 대조군에서 9명(17%), 투약군에서 14명 (26%)이었다. 위약군 대비 진짜약의 치료 효과가 50%가량 더 많은 수준이었다.
지방간 치료 환자 비율이 높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안지오랩은 투약 기간에 주목했다. 이 회사가 진행한 복부비만 임상의 투약 기간은 3개월이었다. 6개월 이상으로 투약 기간을 더 늘리면 효능이 더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었다.
여기에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ALS-1023이 유래한 멜리사 잎은 유럽에서 수천 년간 사용돼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물질이다.
안지오랩은 한양대병원 외 3개 병원을 대상으로 NASH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지방간 환자 60명이 대상이다. 20명씩 위약군, 1200㎎ 투약군, 1800㎎ 투약군으로 나눠 6개월간 1일 2회씩 투약한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간지방량 감소 정도를, 자기공명탄성(MRE) 검사로 간섬유화 개선 정도를 확인해 유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달 말 해당 임상의 마지막 환자 투약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오는 8~9월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안지오랩은 기술이전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방간 감소, 염증·섬유화 억제를 동시에
안지오랩은 ALS-1023이 다중 표적을 대상으로 해 지방간 개선, 염증 억제, 섬유화 억제라는 3가지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간 개선은 이 약물의 당초 개발 의도였던 혈관신생억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다. 김 대표는 혈관신생을 막아 내장지방이 축적되는 걸 막으면 복부비만과 NASH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부비만의 원인인 내장지방은 우리 몸의 장기를 둘러싸고 있다. 이 내장지방이 과잉 축적되면 내장지방에서 지방산이 떨어져 나와 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유입된 지방(유리 지방산)은 간세포 안에서 중성지방(TG) 형태로 쌓여 지방간이 된다.
안지오랩은 동물실험을 통해 ALS-1023이 혈관신생인자인 VEGF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복부비만 임상 2상에선 1일 2회 1200㎎ 투여군에서 내장지방 면적 감소율이 15.2%로 대조군 6.7%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NASH 염증 억제 효과는 염증을 유도하는 산화질소(NO) 생성과 인터루킨-6(IL-6) 발현을 억제해 확보한다. IL-6은 면역세포에서 생성되는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일종이다. 면역반응을 촉진해 염증을 일으킨다. ALS-1023은 MMP-2, MMP-9 등의 단백질 발현을 저해해 섬유화 억제 효과도 낼 수 있다. MMP는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다. 과다 발현하면 섬유질 매트릭스를 구성해 간 세포를 딱딱하게 만든다.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것 자체도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다. 염증이 진행된 간세포에선 저산소증으로 인해 저산소증유도인자(HIF)가 생성된다. 이 HIF는 혈관신생인자의 발현을 유도해 섬유아세포의 섬유화를 촉진한다. 이때 혈관신생인자의 발현을 막으면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혈관신생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
안지오랩은 습성황반변성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다. 습성황반변성은 맥락막에 있는 혈관이 망막으로 침투해 발병한다. 이 회사는 ALS-1023의 하위 파이프라인인 ‘AL101- AMD’로 습성황반변성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VEGF 발현을 막아 혈관신생을 억제함과 동시에 활성산소를 줄여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보호해 치료 효과를 낸다. 1년간 경구제인 AL101-AMD와 주사제 인 루센티스를 병용투여한 뒤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삼출성 중이염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삼출성 중이염은 염증이 발생한 귀에서 진물(삼출액)이 나오는 질환이다. 김 대표는 “삼출성 중이염 환자들의 삼출액에선 VEGF와 MMP가 다량 확인되는데 이 인자들을 억제하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출성 중이염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해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안지오랩은 올 하반기 중 NASH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분석>
혈관신생에 특화된 바이오 벤처 by 김태희 신한벤처투자 이사
혈관신생 억제 기전을 이용해 경구용 습성황반변성, NASH, 삼출성중이염 및 치주질환을 표적으로 여러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자체 보유한 인간 미니항체 라이브러리에서 항체의약품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주현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