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COMPANY] 스탠다임, 물질 도출부터 신약 개발까지, 엔드 투 엔드 전략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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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임은 국내에서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아직 낯설던 2015년 설립됐다. 당시 시장에는 90% 이상이 미국과 영국 기업이었고, 김진한 스탠다임 대표는 이 상황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으로 석사를, 영국 애든버러대에서 약물의 성공가능성을 예측하는 AI 연구를 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DNA 손상 복구 시스템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하던 중 스탠다임을 창업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 하던 연구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다”며 “하지만 AI를 통한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때 만난 송상옥 박사(스탠다임 COO), 윤소정 박사(스탠다임 CSO)가 뜻을 함께했다.
합성랩까지 완비… 발굴부터 검증까지 ‘엔드 투 엔드’ 가능해
김 대표는 다른 AI 기업과의 차별점으로 ‘엔드 투 엔드(end to end)’가 가능한 기업임을 강조했다.
신약을 AI로 개발하기까지는 크게 세 가지 관문이 있다.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타깃을 찾고, 단백질에 결합해 기능을 저해하거나 활성화하는 저분자 물질을 발굴하는 과정, 그리고 실제 이 물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개발에 큰 지장이 생긴다. 김 대표는 “스탠다임은 전 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모든 기술이 적정 수준 이상이 되고, 밸런스가 잘 맞아야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의 ‘애스크(ASK)’는 이 과정의 첫 단추를 꿰는 플랫폼이다. 출판된 다양한 논문들과 실험 데이터를 정제해 해석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해주는 AI다. 논문에 등장하는 단백질, 유전자 등의 정보를 읽어와 이들 사이의 관계를 학습한다.
‘베스트(BEST)’는 애스크가 찾아낸 타깃 단백질에 결합하는 저분자 약물을 제시한다. 약물의 효능, 독성, 결합했을 때의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또 현실적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가령 특허 문제는 없는지, 합성은 가능한지 등이다.
워낙 다양한 분자 구조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150차원의 벡터 공간에서 학습을 한다. 그러고 난 뒤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후보물질의 수를 줄여준다.
김 대표는 “애스크와 베스트를 거쳐 최종 후보물질까지 도달할 확률은 60% 정도”라며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 들어가던 자본과 시간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인 ‘인사이트’는 약물 재창출을 위한 AI다. 기존에 승인된 약물의 구조 및 활성 등을 학습한 뒤 적용 가능한 질병, 타깃 단백질 등을 예측한다. 인사이트로 찾아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NASH) 치료 후보물질 DR001은 2019년 용도특허 출원을 마치고, 현재 임상시험계획(IND)을 준비 중이다.
스탠다임은 AI 플랫폼들이 도출해낸 물질을 실제로 합성할 수 있는 ‘합성랩’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라며 “실험을 통해 자체적으로 AI를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자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파이프라인 다수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갖출 것
김 대표가 이토록 자체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는 이유는 빅파마들의 대규모 빅딜이 물질 발굴 단계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실제 상위 25개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중 46%가 기술이전을 받은 물질이다. 이 중 60%는 약물 발굴 단계에서 이뤄진다. 임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에서 주로 빅딜이 일어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표현했다. 그는 “세계적인 흐름이 변하고 있다”며 “약물 발굴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현재 총 7개의 자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파킨슨병에 대한 신규물질인 ‘SP001’이다.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빠르면 내년 초 전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SP001을 필두로 매달 1개 이상의 신규 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스탠다임은 자체 파이프라인 외에도 15개의 파이프라인을 국내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이 중에는 SK케미칼, 한미약품, HK이노엔 등 국내 굴지의 제약사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올해 1월에는 SK케미칼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 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출원했다. 김 대표는 “대규모 제약사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 좋은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현재 기술성평가를 진행 중이며, 오는 여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김 대표는 서울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으로 석사를, 영국 애든버러대에서 약물의 성공가능성을 예측하는 AI 연구를 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DNA 손상 복구 시스템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하던 중 스탠다임을 창업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 하던 연구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다”며 “하지만 AI를 통한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때 만난 송상옥 박사(스탠다임 COO), 윤소정 박사(스탠다임 CSO)가 뜻을 함께했다.
합성랩까지 완비… 발굴부터 검증까지 ‘엔드 투 엔드’ 가능해
김 대표는 다른 AI 기업과의 차별점으로 ‘엔드 투 엔드(end to end)’가 가능한 기업임을 강조했다.
신약을 AI로 개발하기까지는 크게 세 가지 관문이 있다.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타깃을 찾고, 단백질에 결합해 기능을 저해하거나 활성화하는 저분자 물질을 발굴하는 과정, 그리고 실제 이 물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개발에 큰 지장이 생긴다. 김 대표는 “스탠다임은 전 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모든 기술이 적정 수준 이상이 되고, 밸런스가 잘 맞아야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의 ‘애스크(ASK)’는 이 과정의 첫 단추를 꿰는 플랫폼이다. 출판된 다양한 논문들과 실험 데이터를 정제해 해석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해주는 AI다. 논문에 등장하는 단백질, 유전자 등의 정보를 읽어와 이들 사이의 관계를 학습한다.
‘베스트(BEST)’는 애스크가 찾아낸 타깃 단백질에 결합하는 저분자 약물을 제시한다. 약물의 효능, 독성, 결합했을 때의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또 현실적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가령 특허 문제는 없는지, 합성은 가능한지 등이다.
워낙 다양한 분자 구조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150차원의 벡터 공간에서 학습을 한다. 그러고 난 뒤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후보물질의 수를 줄여준다.
김 대표는 “애스크와 베스트를 거쳐 최종 후보물질까지 도달할 확률은 60% 정도”라며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 들어가던 자본과 시간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인 ‘인사이트’는 약물 재창출을 위한 AI다. 기존에 승인된 약물의 구조 및 활성 등을 학습한 뒤 적용 가능한 질병, 타깃 단백질 등을 예측한다. 인사이트로 찾아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NASH) 치료 후보물질 DR001은 2019년 용도특허 출원을 마치고, 현재 임상시험계획(IND)을 준비 중이다.
스탠다임은 AI 플랫폼들이 도출해낸 물질을 실제로 합성할 수 있는 ‘합성랩’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라며 “실험을 통해 자체적으로 AI를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자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파이프라인 다수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갖출 것
김 대표가 이토록 자체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는 이유는 빅파마들의 대규모 빅딜이 물질 발굴 단계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실제 상위 25개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중 46%가 기술이전을 받은 물질이다. 이 중 60%는 약물 발굴 단계에서 이뤄진다. 임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에서 주로 빅딜이 일어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표현했다. 그는 “세계적인 흐름이 변하고 있다”며 “약물 발굴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현재 총 7개의 자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파킨슨병에 대한 신규물질인 ‘SP001’이다.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빠르면 내년 초 전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SP001을 필두로 매달 1개 이상의 신규 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스탠다임은 자체 파이프라인 외에도 15개의 파이프라인을 국내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이 중에는 SK케미칼, 한미약품, HK이노엔 등 국내 굴지의 제약사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올해 1월에는 SK케미칼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 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출원했다. 김 대표는 “대규모 제약사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 좋은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현재 기술성평가를 진행 중이며, 오는 여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