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발테드시퀀스는 2500여 개의 뇌조직 샘플에서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있다. 실제 뇌조직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신뢰성 높은 마커를 발견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가 크다. 존스홉킨스대 신경학과 교수이자 발테드시퀀스의 창립자인 테드 다우스 교수에게서 바이오마커에 대해 들어봤다.

테드 다우스 발테드시퀀스 창립자
테드 다우스 발테드시퀀스 창립자
Q. 발테드시퀀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뇌 조직을 통한 혈액 바이오마커 발굴이다. 어떤 방식으로 바이오마커 발굴이 진행되나.

우리가 협력하는 존스홉킨스대 브레인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뇌조직 연구센터 중 하나다. 40대 환자의 샘플도 다수 포함돼 있어 알츠하이머와 같이 조기진단이 중요한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규명 연구에 특화돼 있다.

대다수의 업체가 배양세포 또는 액체생검을 활용해 소규모의 단일세포 시퀀싱을 한다. 반면 발테드시퀀스는 대량 실험에 최적화된 냉동 조직을 활용한 고효율의 단일세포 시퀀싱 기술을 개발했다. RNA를 순차적으로 나눴다가 다시 합치는 것을 반복하며 바코드 서열을 달아준다. 기존보다 200배 이상 효율적이고 10배 이상 저렴하게 분석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퀀싱 방식은 종합적인 데이터를 얻는 데 최적화돼 있다. 종, 개체 등에 대한 유전체 정보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특정 부위 또는 특정 세포의 유전정보를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뇌는 각 조직의 영역마다 활성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부위별 분석이 중요하다.

우리는 해당 부위의 세포 타입별로 염기서열을 분석해 특정 뇌질 환에서 특별히 과발현된 유전자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환자와 정상인의 세포 타입별 염기서열 데이터를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이용하면 관련 유전자의 구성 분포도를 2차원 평면에 표시할 수 있다. 기존의 전체 염기서열 분석 결과에 비해 좀 더 명확한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Q. 올해 4월 ‘c-Abl 경로(pathway)’에 참여하는 여러 단백질의 조합을 바이오마커로 발굴했다. c-Abl 경로가 무엇이고, 어떻게 퇴행성 뇌질환에 영향을 주는가.

c-Abl 경로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퇴행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카이네이즈(인산화) 신호 경로다. 이와 관련한 바이오마커는 질병 진행을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여러 기업이 개발 중인 c-Abl 경로 억제제의 효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c-Abl 경로의 바이오마커는 특정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적절한 피험자 선택에도 활용될 수 있다.

Q.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알츠하이머·파킨슨병의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일상능력 평가지표 등만을 활용한다. 바이오마커가 활용된 사례는 아직 없는데, 임상에서 활용되려면 어떤 자료와 절차가 필요한가.

목표 환자군에서의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기업들과 논의 중이다. 후향적 분석이 가능한 그들의 임상시험 자료에 발테드시퀀스의 바이오마커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혈액 바이오마커는 임상시험 적용이 간단하므로 기술적 어려움은 없지만 인종, 나이 등에 상관없이 신뢰도가 높은 바이오마커로 승인받으려면 큰 규모의 임상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다.

3~4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보는데, FDA가 퇴행성 뇌질환 바이오마커 개발을 독려를 위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어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