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교육 늘려라"
한명의 교사가 9개 학교 담당
정보교사 없는 학교도 수두룩
학생 51% "SW·AI 배우고 싶다"
초등학생 매주 1시간 교육 필요
정웅열 한국정보교사연합회장(백신중 교사)은 30일 한국공학한림원과 AI미래포럼이 ‘2022 교육과정 개편, 한국의 미래 좌우한다’를 주제로 연 웨비나에서 “AI와 SW를 가르치는 정보교과 교사가 너무 부족해 아이들이 IT를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운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중학교는 학교당 정보교사가 0.5명, 고교는 1.2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별 학교별 편차도 커서 정보교사가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고, 한 교사가 9개 학교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정보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 기회의 격차가 결과의 격차, 나아가 불평등 확대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교육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준기 외삼초 교사는 “초등학교 6년 통틀어 SW 의무교육 시간은 17시간에 그친다”며 “전체 교육 시간이 5896시간임을 고려하면 0.03%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초등학교 정보교과는 교과서마저 없다”며 “제대로 된 정보 교육, 융합 교육은 언감생심”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SW와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졌는데 미래를 위한 교육 과정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라며 “이대로면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SW·AI 교육 수요는 날로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4%가 정보교육을 더 받고 싶다고 답했다”며 “정보교육이 꿈과 진로에 직결된다고 한 응답도 25%나 됐다”고 했다.
SW 교육서비스기업 디랩의 맹원영 부사장은 “지방 학생에게 SW를 가르쳐주는 SW미래채움이란 사업이 있는데 경험자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89.6점으로 나타났다”며 “그만큼 정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교사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생은 학년마다 매주 최소 1시간, 1년에 34시간의 정보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석 봉일천고 교사는 “정보교육의 내용도 탐구 중심으로,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