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폐지요? 엄마들 펄펄 뛰셔요"…요지부동 여가부 [김주완의 어쩌다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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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로 커진 셧다운제 논란
20대 국회에서는 여가부 강하게 반대
20대 국회에서는 여가부 강하게 반대
최근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연령 이용 등급을 한국에서만 성인으로 올린다는 소문 때문입니다. 마인크래프트는 국내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게임입니다. 폭력성도 적고 컴퓨터 코딩 교육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녀를 둔 부모도 그나마 허락하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MS가 게임 보안 강화를 위해 기존의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 라이브'와 계정을 합치기로 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국내에서 '엑스박스 라이브'는 성인 인증을 해야 계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셧다운제에 따른 별도의 연령별 서버 운영 등이 어렵기 때문에 MS가 마인크래프도 성인용을 연령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실제 PC용 게임은 '19금'으로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MS는 청소년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한국 이용자 서버를 아예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셧다운제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1년에 도입된 셧다운제는 규제 실효성이 떨어지고 과도하다는 이유로 수 차례 정부와 정치권에서 완화 내지 폐지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지됐습니다. 특히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 강하게 셧다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아직 논의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셧다운제에 대해 어떻게 논의가 됐을까요.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8년 2월 12일에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나왔던 발언들을 소개합니다.
당시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김 의원은 "셧다운제는 오히려 청소년들이 부모의 ID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게임을 이용하게 하는 등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그 실효성이 제대로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별도의 인증 시스템과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중소 게임업체의 입장에서는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 산업인 게임산업 전반을 위축시킴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도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청소년이 인터넷게임에 과몰입되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며 "근본적인 처방은 하지 않은 채 단지 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안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부모의 교육권, 인터넷게임 제공업자의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 등 여러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은 "셧다운제가 게임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셧다운제 도입이 게임시장을 위축시킨다고 하는데 게임시장의 규모는 셧다운제 이후에도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부모나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나 이런 정보를 이용하는 비율도 저희가 조사해 보기로는 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전 장관은 "무엇보다도 수용자인 여성 어머니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셧다운제 없앤다고 하면 펄펄 뛰셔요. 그래서 여가부 입장은 아직 그렇고 다른 부처와 논의를 좀 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윤종필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 장관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윤 전 의원은 "학부모들은 ‘셧다운제를 경제논리로만 재단할 수 없다. 게임에 빠진 청소년을 구제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가부도 청소년디딤센터에서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 중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의 치료를 돕고 있는데 여가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일관성 없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20대 국회에서도 셧다운제 폐지를 담은 법안은 추가 논의 없이 폐기됐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셧다운제를 개선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선택적 셧다운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가부는 어떤 의견을 내놓을까요. 앞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행 셧다운제는 최소한 건강한 청소년 성장을 위한 제도로 의미가 있다"라며 "(셧다운제의 모바일 게임 확대에 대해) 제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주완 기자
논란이 커지자 MS는 청소년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한국 이용자 서버를 아예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셧다운제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1년에 도입된 셧다운제는 규제 실효성이 떨어지고 과도하다는 이유로 수 차례 정부와 정치권에서 완화 내지 폐지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지됐습니다. 특히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 강하게 셧다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아직 논의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셧다운제에 대해 어떻게 논의가 됐을까요.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8년 2월 12일에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나왔던 발언들을 소개합니다.
당시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김 의원은 "셧다운제는 오히려 청소년들이 부모의 ID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게임을 이용하게 하는 등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그 실효성이 제대로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별도의 인증 시스템과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중소 게임업체의 입장에서는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 산업인 게임산업 전반을 위축시킴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도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청소년이 인터넷게임에 과몰입되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며 "근본적인 처방은 하지 않은 채 단지 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안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부모의 교육권, 인터넷게임 제공업자의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 등 여러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은 "셧다운제가 게임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셧다운제 도입이 게임시장을 위축시킨다고 하는데 게임시장의 규모는 셧다운제 이후에도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부모나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나 이런 정보를 이용하는 비율도 저희가 조사해 보기로는 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전 장관은 "무엇보다도 수용자인 여성 어머니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셧다운제 없앤다고 하면 펄펄 뛰셔요. 그래서 여가부 입장은 아직 그렇고 다른 부처와 논의를 좀 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윤종필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 장관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윤 전 의원은 "학부모들은 ‘셧다운제를 경제논리로만 재단할 수 없다. 게임에 빠진 청소년을 구제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가부도 청소년디딤센터에서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 중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의 치료를 돕고 있는데 여가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일관성 없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20대 국회에서도 셧다운제 폐지를 담은 법안은 추가 논의 없이 폐기됐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셧다운제를 개선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선택적 셧다운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가부는 어떤 의견을 내놓을까요. 앞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행 셧다운제는 최소한 건강한 청소년 성장을 위한 제도로 의미가 있다"라며 "(셧다운제의 모바일 게임 확대에 대해) 제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