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트렌드가 바이오마커 맞춤 의료로 자리 잡으며 진단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유전체 분석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암 유전자 변이 해석이 정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약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조직생검이 암 진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몸 안 조직을 떼내 암 발병 유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암의 침윤 정도와 조직학적 형태까지 알 수 있었다. 이 방법은 침습적으로 암 조직 자체를 떼어내 고통과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종양 위치에 따라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암이 퍼진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액체생검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액체생검은 암세포나 암 주변 세포에서 혈액으로 배출된 사이토카인 등과 같은 단백질, DNA 등 바이오마커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비침습적으로 검사가 가능하며, 시간이 훨씬 덜 소요된다.

액체생검의 대표 주자는 혈액에 존재하는 순환종양세포(CTC)를 검사하는 CTC 검사와 세포에서 혈액 속으로 들어온 DNA인 cfDNA(cell free DNA)를 분석하는 방법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cfDNA 분야 전문 회사다.

세포의 핵 안엔 DNA를 담고 있다. 세포가 죽으면 이 DNA들이 혈액 속으로 나온다. 이것을 cfDNA라고 하는데, 암세포 cfDNA는 손상이 발생해 구별이 가능하다. 가던트헬스는 이 중 말초혈액의 ctDNA를 분석하는 차세대염기서열(NGS) 기술과 머신러닝 기반 진단 플랫폼을 보유했다. 가던트헬스의 매출액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80%를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보여줬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약 7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로 아직까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액체생검 동반진단의 가던트360
가던트헬스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NGS 동반진단 제품인 가던트360을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고형암을 대상으로 혈액을 통해 여러 종류의 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시에 진단이 가능토록 한 제품이다. 총 74개의 유전자에 대해 단일염기서열 변이와 삽입결손 변이 판단이 가능하고, 18개 유전자에 대해 증폭 여부와 6가지의 유전자 융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조직생검 방식과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해 액체생검 방식인 가던트360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특히 2019년 세계 최대 암 학술 연구 행사인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282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7가지 유전자 돌연변이(G7) 진단 능력을 비교했을 때 조직생검에서는 60명의 환자를 진단했지만, cfDNA 기반 액체생검은 77명을 진단했다. 이 중 48명의 환자는 결과가 동일했다.

FDA 승인 치료제의 4가지 변이에 대해서는 두 검사의 일치도가 98.2% 수준이었다. 양성예측도(PPV)는 100%였다. 오히려 조직생검 진단 소요시간의 중간값은 15일이었고, 액체생검은 이보다 6일 단축된 9일이 소요됐다. 보통 조직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결과만 나와도 성공적이라고 보지만 가던트360은 더 뛰어난 결과를 낸 것이다.

가던트360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EGFR T790M 변이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인 얀센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최초의 KRAS G12C 변이 치료제인 암젠의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의 사용에 근거가 되는 동반진단으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가던트360은 앞선 임상으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NGS 액체생검 동반진단 최초로 미국 공적보험에 편입됐다. 아직까지 많은 환자들이 액체생검 동반진단을 활용하고 있지 않아 가던트360의 시장 침투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조기진단 및 예후진단 영역으로 사업다각화
암 액체생검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암 환자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동반진단, 암의 잔존 질병과 재발을 예측하는 예후진단, 초기 단계에 진단하는 조기진단이다.

가던트헬스에 따르면 동반진단 시장 규모는 60억 달러(6조8160억 원), 예후진단 시장은 150억 달러(17조400억 원), 조기진단 시장은 그보다 훨씬 큰 500억 달러(56조8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가던트헬스는 동반진단 시장에서 증명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규모가 큰 예후진단과 조기진단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 진단용 루나 어세이가 앞서 있다. 대장암은 조기진단 시장 중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암 조기진단이나 예후진단은 ctDNA의 양이 극도로 낮아 진단의 민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루나 어세이는 후성유전학적 지표가 되는 메틸레이션 차이와 뉴클레오좀 위치 분석을 포함해 민감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 수술 혹은 보조요법을 진행한 대장암 환자 103명 임상에서 ctDNA가 감지된 환자 중 재발에 대해 91%의 민감도와 100%의 특이도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 출시와 함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루나 어세이-2는 대장암의 조기진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3명의 대장암 환자와 88명의 내시경 음성 판정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90.3%의 민감도와 96.6%의 특이도를 기록했다. 2019년에 시작된 대장암의 평균 위험도를 가진 45~84세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환자 모집이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기진단 영역에서도 최초의 FDA 승인과 공적보험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 바이오 기업] 암 동반진단에서 조기진단으로 확장하는 가던트헬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