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5 COMPANY] 체계적인 시스템이 강점인 삼성바이오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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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삼성’. 체계화된 삼성전자 그룹의 시스템을 두고 흔히 쓰는 표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의 시스템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합작해 세운 회사다.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일괄생산체계를 갖춘 CMO 및 CDMO 기업이라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상용화를 맡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무기는 체계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에서 나오는 ‘속도’다. 이영필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1본부장(전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및 유럽 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은 품목은 5개”라며 “짧은 기간(2012~2020년)에 FDA로부터 5개 품목 허가를 받은 기업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 봐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2013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처음 연 셀트리온도 지금까지 5개 의약품을 출시했다.
재빠른 승인의 비결은 ‘삼성’의 시스템
이 본부장은 지금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내놓은 모든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주도했던 그는 2010년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되기도 전이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한 후엔 시장성이 우수한 바이오의약품을 선정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추려보니 TNF-α 억제제 기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허셉틴과 같은 표적항암제 등이 최우선순위로 꼽혔다. 이 본부장은 “당시 후보로 올랐던 바이오의약품들이 현재엔 유럽과 미국의 허가당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고 판매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9월 베네팔리(오리지널약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출시를 시작으로 약 1년에 1개꼴로 새로운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내놓았다. 2015년 12월 플릭사비(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2017년 8월 임랄디(휴미라·아달리무맙), 2017년 11월 온트루잔트(허셉틴·트라스투주맙), 지난해 8월 에이빈시오(아바스틴·베바시주맙)를 출시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 신청 후 승인을 받는 데 까지 걸린 기간이다. 브렌시스(유럽 판매명 베네팔리)와 렌플렉시스(플릭사비) 등 허가 신청 후 불과 13~15개월 만에 미국 FDA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 본부장은 “경쟁업체가 같은 제품의 FDA 시판 허가를 받는 데 1년 반(18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라며 “덕분에 베네팔리는 경쟁사 제품보다 빠르게 출시해 ‘퍼스트 무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속도의 비결로는 ‘삼성의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다”라며 “개발부터 허가,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와 일정에서 실패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을 예상해 실패 시 대응책을 마련해놓다 보니 초기에 짠 일정이 이후로도 거의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5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으며 얻은 노하우로 시스템이 더 공고해져 사실상 바이오시밀러를 만들고 허가받는 플랫폼이 있다고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출시 대기 중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후보물질 4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에이빈시오에 이은 다음 타자는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바이우비즈다. 지난 6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유럽 내 판매에 대한 긍정 의견을 얻었다. 통상 2~3개월 걸리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최종 검토를 거쳐 공식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루센티스의 유럽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7월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희귀병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SB12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B15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골격계 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B16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77억700만 달러어치가 팔리며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한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또한 1상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스텔라라는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 등도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스텔라라의 특허 만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각 업체들은 모두 만료 전까지 판매 허가를 받아내는 ‘공동 1등’이 목표일 것”이라며 “마케팅 능력과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등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스텔라라의 물질특허 만료는 미국이 2023년 9월, 유럽이 2024년 7월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B26은 다케다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급성췌장염 신약 후보물질이다. 급성 췌장염은 이자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소화효소인 트립신이 췌장을 공격해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예상하는 시장 규모는 글로벌 기준 5조 원이다. SB26은 융합단백질의약품으로 트립신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췄다. 이 본부장은 “임상 1상을 마치고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허가에 사용하던 플랫폼을 신약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평가
"자가면역질환 시장 성장세 가팔라 기회 올 것" by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2025년까지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항체 치료제부터 저분자의약품까지 타깃에 대한 기회가 많은 분야인 만큼 중요하고 유망한 분야이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정보
설립일 2012년 2월
상장 여부 비상장
주요 사업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무기는 체계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에서 나오는 ‘속도’다. 이영필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1본부장(전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및 유럽 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은 품목은 5개”라며 “짧은 기간(2012~2020년)에 FDA로부터 5개 품목 허가를 받은 기업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 봐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2013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처음 연 셀트리온도 지금까지 5개 의약품을 출시했다.
재빠른 승인의 비결은 ‘삼성’의 시스템
이 본부장은 지금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내놓은 모든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주도했던 그는 2010년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되기도 전이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한 후엔 시장성이 우수한 바이오의약품을 선정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추려보니 TNF-α 억제제 기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허셉틴과 같은 표적항암제 등이 최우선순위로 꼽혔다. 이 본부장은 “당시 후보로 올랐던 바이오의약품들이 현재엔 유럽과 미국의 허가당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고 판매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9월 베네팔리(오리지널약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출시를 시작으로 약 1년에 1개꼴로 새로운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내놓았다. 2015년 12월 플릭사비(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2017년 8월 임랄디(휴미라·아달리무맙), 2017년 11월 온트루잔트(허셉틴·트라스투주맙), 지난해 8월 에이빈시오(아바스틴·베바시주맙)를 출시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 신청 후 승인을 받는 데 까지 걸린 기간이다. 브렌시스(유럽 판매명 베네팔리)와 렌플렉시스(플릭사비) 등 허가 신청 후 불과 13~15개월 만에 미국 FDA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 본부장은 “경쟁업체가 같은 제품의 FDA 시판 허가를 받는 데 1년 반(18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라며 “덕분에 베네팔리는 경쟁사 제품보다 빠르게 출시해 ‘퍼스트 무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속도의 비결로는 ‘삼성의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다”라며 “개발부터 허가,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와 일정에서 실패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을 예상해 실패 시 대응책을 마련해놓다 보니 초기에 짠 일정이 이후로도 거의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5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으며 얻은 노하우로 시스템이 더 공고해져 사실상 바이오시밀러를 만들고 허가받는 플랫폼이 있다고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출시 대기 중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후보물질 4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에이빈시오에 이은 다음 타자는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바이우비즈다. 지난 6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유럽 내 판매에 대한 긍정 의견을 얻었다. 통상 2~3개월 걸리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최종 검토를 거쳐 공식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루센티스의 유럽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7월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희귀병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SB12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B15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골격계 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B16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77억700만 달러어치가 팔리며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한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또한 1상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스텔라라는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 등도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스텔라라의 특허 만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각 업체들은 모두 만료 전까지 판매 허가를 받아내는 ‘공동 1등’이 목표일 것”이라며 “마케팅 능력과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등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스텔라라의 물질특허 만료는 미국이 2023년 9월, 유럽이 2024년 7월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B26은 다케다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급성췌장염 신약 후보물질이다. 급성 췌장염은 이자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소화효소인 트립신이 췌장을 공격해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예상하는 시장 규모는 글로벌 기준 5조 원이다. SB26은 융합단백질의약품으로 트립신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췄다. 이 본부장은 “임상 1상을 마치고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허가에 사용하던 플랫폼을 신약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평가
"자가면역질환 시장 성장세 가팔라 기회 올 것" by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2025년까지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항체 치료제부터 저분자의약품까지 타깃에 대한 기회가 많은 분야인 만큼 중요하고 유망한 분야이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정보
설립일 2012년 2월
상장 여부 비상장
주요 사업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