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2 OVERVIEW] 자가면역질환, 표적치료제와 TNF-α억제제부터 면역억제제·소분자 합성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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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상일 경상국립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머티즘 관절염은 지난 수십 년간 표적치료제 중심의 역동적인 약제 개발의 과정을 대표하는 질환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표적치료제를 중심으로 전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의 현황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애브비(Abbvie)의 ‘휴미라’는 지난해 말 23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의약품 원톱 위치를 지켰다. 이 약은 최근 10여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도 글로벌 10위권을 기록했다. 모두 대표 적응증이 류머티즘 관절염인 약들이다.
최근 류머티즘 관절염의 약제 개발은 표적치료제에 집중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라는 용어는 항암제에도 널리 쓰인다. 일반 항암제와 달리 표적치료 항암제가 정상세포는 거의 공격하지 않는 것처럼 자가면역질환의 표적치료제도 면역 및 염증 반응의 특정 사이토카인 또는 특정 단계의 면역세포만을 차단해 치료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에서는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돼 사용 중이다. 이는 크게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합성제제, 두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표적치료제 생물학적 제제
생물학적 제제는 사람 혹은 다른 생물체 유래의 원료를 사용하고 세포 배양 등의 생물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분자량이 큰 단백질 제제다. 정맥 혹은 피하 주사제로 쓰이며 이러한 약제들은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므로 세포 밖에 있는 다양한 사이토카인들 혹은 면역세포 표면의 활성화 매개물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1. 항사이토카인 억제제
①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Tumor Necrosis Factor alpha) 억제제
1975년 발견돼 많은 연구가 진행된 TNF-α는 염증 초기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다양한 선천면역세포들의 분화, 활성화, 이동 및 관절 내 활막세포와 파골세포의 활성화 등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이다. TNF-α 억제제는 가장 먼저 개발됐고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생물학적 제제다.
작용 방식과 구조적인 차이에 따라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엔브렐(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심포니(골리무맙), 심지아(세르톨리주맙) 등 5가지 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적응증은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염증성 대장질환, 건선 등이다. 최근에는 인지기능, 우울증 등의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약제 개발 초기에는 잠복결핵의 재활성화에 따라 결핵의 발생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었으나, 현재는 잠복결핵이 진단된 경우 결핵 예방치료를 먼저 시행 후 TNF-α 억제제를 사용해서 부작용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② 인터루킨-1 억제제
인터루킨-1을 억제하는 키네렛(애너킨라)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치료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 소아특발성관절염 환자에게 사용이 권고되고는 있으나, 매일 피하주사를 맞는 번거로움이 있어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③ 인터루킨-6 억제제
인터루킨-6은 TNF-α와 유사하게 다양한 선천면역세포들의 분화, 활성화, 이동 및 관절 내 활막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다. 또 획득면역 과정에서 Th17 세포의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의 발병기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인터루킨-6 수용체의 억제제인 악템라(토실리주맙)는 류머티즘 관절염, 소아특발성관절염, 성인 스틸병에서 사용 중이며 최근 전신경화증에 동반된 폐섬유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또 다른 인터루킨-6 수용체의 억제제인 사릴루맙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그 밖에 인터루킨-6을 직접 억제하는 약제들인 시루쿠맙, 올로키주맙, 클라자키주맙 등이 추가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④ 인터루킨-17 억제제
인터루킨-17은 IL-17A부터 IL-17F까지 6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IL-17A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염증 사이토카인 생산을 촉진시키고 여러 염증성 매개자를 유도해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획득면역 과정 중 Th17 세포의 작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IL-17A를 억제하는 세쿠키누맙, 익세키주맙, 브로달루맙 등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들 약제들은 류머티즘 관절염에는 효과가 부족해 사용하지 않으며 강직성 척추염, 건선, 건선관절염 등에 쓰이고 있다.
⑤ 인터루킨-12/23 억제제
인터루킨-12와 23은 IL-17과 유사한 경로에서 역할을 한다. Th17 세포의 활성화 및 작용 증폭에 매우 중요하다. 인터루킨-23 억제제인 구셀쿠맙과 인터루킨-12와 23을 동시에 억제하는 우스테키누맙이 개발됐다.
우스테키누맙은 첫 주, 4주의 초기 주사 후 12주마다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긴 주사 간격으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들도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치료제로는 실패했다. 대신 건선 및 건선관절염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2. 면역세포 억제제
① T세포 억제제
T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세포 수용체 및 T세포 표면의 CD28을 통한 두 가지 신호의 전달이 필수다. 이렇게 활성화된 T세포는 이후 CTLA-4를 발현시켜 CD28의 작용을 차단해 T세포 작용을 억제한다.
오렌시아(아바타셉트)는 이러한 메커니즘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재조합 단백질 형태의 CTLA-4 제제로, 결국 CD28을 통한 신호작용을 차단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소아특발성관절염에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TNF-α 억제제에 비해 중증 부작용, 주입 반응, 감염 등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② B세포 억제제
B세포는 사이토카인의 생성, T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제시세포 기능을 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에 관여한다. B세포 표면의 CD20에 결합해 B세포를 억제하는 약제로, 먼저 개발된 맙테라(리툭시맙)는 류머티즘 관절염, 혈관염, 림프종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오크렐리주맙은 리툭시맙보다 B세포 결핍을 더 오래 유도하는 효과를 보이면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B세포 활성인자인 BAFF가 B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B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벤리스타(벨리무맙)는 전신홍반루푸스 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다. 표적치료제 표적형 소분자 합성약
소분자 합성 항(抗)류머티즘 약제는 화학적 합성반응을 통해 제조하는 분자량이 작은 화학물질이다. 세포막을 잘 통과하며, 염증 혹은 면역 반응과 연관돼 신호전달경로를 담당하는 세포막 혹은 세포질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효소 중 현재 성공적으로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타깃은 주로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이다. 인체의 에너지원인 ATP가 티로신 키나제에 결합해 효소의 특정부위가 인산화되어 활성화되는데 현재 성공적으로 개발된 약제들은 대부분 티로신 키나제에 ATP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물들이다,
1. 야누스 키나제(JAK·janus kinase) 억제제
면역세포의 표면에 IL-6, IL-2, IL-15, 제1형 및 2형 인터페론, GM-CSF 등의 사이토카인이 각각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야누스 키나제(JAK)가 활성화되고 이후 STAT(Signal Transducers and Activators of Transcription) 단백질을 활성화해 핵으로 이동시켜 관절 염증과 조직 손상을 유도하는 다양한 염증성 물질들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한다.
JAK의 계열은 JAK1, JAK2, JAK3, 티로신 키나제2 등의 아형이 있는데, 각각의 JAK 억제제들은 구조적인 차이에 따른 특정 JAK 아형에 대한 선택성의 차이를 나타내지만 임상적인 치료효과는 유사하다. JAK 억제제로는 젤잔즈(토파시티닙), 올루미넌트(바리시티닙), 시라프(페피시티닙), 린보크(우파다시티닙) 등이 개발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또 강직성 척추염, 전신홍반루푸스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추가로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안전성에 따른 용량 및 제형에 관한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승인된 치료법이 없는 ‘원형 탈모증’에 대한 JAK 억제제들의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된 ‘닌테다닙’
폐섬유증은 말 그대로 폐가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폐섬유증’과 류머티즘 관절염, 전신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이 동반하며 발생하는 ‘결체조직질환 동반 폐섬유증’ 등 두 가지다. 폐섬유증은 증상이 발현되면 평균 3년 안에 50% 정도의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인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거의 치료약제가 없었다.
최근에야 표적치료제 오페브(닌테다닙)가 사용 승인을 얻었다. 오페브는 폐섬유증의 발병에 관여하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등 3가지 수용체의 티로신 키나제를 동시에 억제한다. 오페브는 특발성 폐섬유증 및 결체조직질환 동반 폐섬유증에서 폐기능 악화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3. 아프레밀라스트
아프레밀라스트는 티로신 키나제와는 다른 경로인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4를 억제하는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어서 건선관절염의 치료에 승인됐다. 이 약제는 기존 생물학적 제제들에 비해 감염 우려가 적으며, 특히 잠복결핵에 대한 사전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허가 후 수년 동안 보험급여 및 판권 문제 등으로 국내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의 과제
생물학적 제제 및 소분자억제제 등의 표적치료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개발된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필두로 진료현장에 등장하면서 질병의 치료 성과와 예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에서 조기에 진단하면 정상적인 직업 활동이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잘되는 질환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커다란 장점 및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약 30% 환자에서는 치료효과가 부족하며 폐질환, 간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 사용이 제한적이다. 둘째, 약제를 중단할 경우 대부분 재발한다. 셋째, 세균성 및 바이러스 감염이나 림프종 등 일부 종양 발생의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넷째, 이미 진행된 관절 파괴나 장기의 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다섯째, 고가의 약가(월 60만~100만 원)로 인해 개인적·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다.
자가면역치료제는 기초 연구적인 발견이 임상현장에서 실제 치료제로 빠르게 현실화되는 영역이다. 최근에도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발전시키며 완치에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새로운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중이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저자 소개>
이상일
전북대 의대를 졸업해 전북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및 임상교수를 거쳤다. 보건복지부 첨단재생의료심의위원회 세포치료전문위원회 위원,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대한면역학회 총무부위원장을 맡고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
애브비(Abbvie)의 ‘휴미라’는 지난해 말 23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의약품 원톱 위치를 지켰다. 이 약은 최근 10여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도 글로벌 10위권을 기록했다. 모두 대표 적응증이 류머티즘 관절염인 약들이다.
최근 류머티즘 관절염의 약제 개발은 표적치료제에 집중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라는 용어는 항암제에도 널리 쓰인다. 일반 항암제와 달리 표적치료 항암제가 정상세포는 거의 공격하지 않는 것처럼 자가면역질환의 표적치료제도 면역 및 염증 반응의 특정 사이토카인 또는 특정 단계의 면역세포만을 차단해 치료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에서는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돼 사용 중이다. 이는 크게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합성제제, 두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표적치료제 생물학적 제제
생물학적 제제는 사람 혹은 다른 생물체 유래의 원료를 사용하고 세포 배양 등의 생물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분자량이 큰 단백질 제제다. 정맥 혹은 피하 주사제로 쓰이며 이러한 약제들은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므로 세포 밖에 있는 다양한 사이토카인들 혹은 면역세포 표면의 활성화 매개물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1. 항사이토카인 억제제
①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Tumor Necrosis Factor alpha) 억제제
1975년 발견돼 많은 연구가 진행된 TNF-α는 염증 초기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다양한 선천면역세포들의 분화, 활성화, 이동 및 관절 내 활막세포와 파골세포의 활성화 등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이다. TNF-α 억제제는 가장 먼저 개발됐고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생물학적 제제다.
작용 방식과 구조적인 차이에 따라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엔브렐(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심포니(골리무맙), 심지아(세르톨리주맙) 등 5가지 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적응증은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염증성 대장질환, 건선 등이다. 최근에는 인지기능, 우울증 등의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약제 개발 초기에는 잠복결핵의 재활성화에 따라 결핵의 발생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었으나, 현재는 잠복결핵이 진단된 경우 결핵 예방치료를 먼저 시행 후 TNF-α 억제제를 사용해서 부작용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② 인터루킨-1 억제제
인터루킨-1을 억제하는 키네렛(애너킨라)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치료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 소아특발성관절염 환자에게 사용이 권고되고는 있으나, 매일 피하주사를 맞는 번거로움이 있어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③ 인터루킨-6 억제제
인터루킨-6은 TNF-α와 유사하게 다양한 선천면역세포들의 분화, 활성화, 이동 및 관절 내 활막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다. 또 획득면역 과정에서 Th17 세포의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의 발병기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인터루킨-6 수용체의 억제제인 악템라(토실리주맙)는 류머티즘 관절염, 소아특발성관절염, 성인 스틸병에서 사용 중이며 최근 전신경화증에 동반된 폐섬유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또 다른 인터루킨-6 수용체의 억제제인 사릴루맙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그 밖에 인터루킨-6을 직접 억제하는 약제들인 시루쿠맙, 올로키주맙, 클라자키주맙 등이 추가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④ 인터루킨-17 억제제
인터루킨-17은 IL-17A부터 IL-17F까지 6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IL-17A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염증 사이토카인 생산을 촉진시키고 여러 염증성 매개자를 유도해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획득면역 과정 중 Th17 세포의 작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IL-17A를 억제하는 세쿠키누맙, 익세키주맙, 브로달루맙 등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들 약제들은 류머티즘 관절염에는 효과가 부족해 사용하지 않으며 강직성 척추염, 건선, 건선관절염 등에 쓰이고 있다.
⑤ 인터루킨-12/23 억제제
인터루킨-12와 23은 IL-17과 유사한 경로에서 역할을 한다. Th17 세포의 활성화 및 작용 증폭에 매우 중요하다. 인터루킨-23 억제제인 구셀쿠맙과 인터루킨-12와 23을 동시에 억제하는 우스테키누맙이 개발됐다.
우스테키누맙은 첫 주, 4주의 초기 주사 후 12주마다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긴 주사 간격으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들도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치료제로는 실패했다. 대신 건선 및 건선관절염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2. 면역세포 억제제
① T세포 억제제
T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세포 수용체 및 T세포 표면의 CD28을 통한 두 가지 신호의 전달이 필수다. 이렇게 활성화된 T세포는 이후 CTLA-4를 발현시켜 CD28의 작용을 차단해 T세포 작용을 억제한다.
오렌시아(아바타셉트)는 이러한 메커니즘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재조합 단백질 형태의 CTLA-4 제제로, 결국 CD28을 통한 신호작용을 차단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소아특발성관절염에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TNF-α 억제제에 비해 중증 부작용, 주입 반응, 감염 등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② B세포 억제제
B세포는 사이토카인의 생성, T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제시세포 기능을 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에 관여한다. B세포 표면의 CD20에 결합해 B세포를 억제하는 약제로, 먼저 개발된 맙테라(리툭시맙)는 류머티즘 관절염, 혈관염, 림프종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오크렐리주맙은 리툭시맙보다 B세포 결핍을 더 오래 유도하는 효과를 보이면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B세포 활성인자인 BAFF가 B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B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벤리스타(벨리무맙)는 전신홍반루푸스 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다. 표적치료제 표적형 소분자 합성약
소분자 합성 항(抗)류머티즘 약제는 화학적 합성반응을 통해 제조하는 분자량이 작은 화학물질이다. 세포막을 잘 통과하며, 염증 혹은 면역 반응과 연관돼 신호전달경로를 담당하는 세포막 혹은 세포질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효소 중 현재 성공적으로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타깃은 주로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이다. 인체의 에너지원인 ATP가 티로신 키나제에 결합해 효소의 특정부위가 인산화되어 활성화되는데 현재 성공적으로 개발된 약제들은 대부분 티로신 키나제에 ATP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물들이다,
1. 야누스 키나제(JAK·janus kinase) 억제제
면역세포의 표면에 IL-6, IL-2, IL-15, 제1형 및 2형 인터페론, GM-CSF 등의 사이토카인이 각각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야누스 키나제(JAK)가 활성화되고 이후 STAT(Signal Transducers and Activators of Transcription) 단백질을 활성화해 핵으로 이동시켜 관절 염증과 조직 손상을 유도하는 다양한 염증성 물질들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한다.
JAK의 계열은 JAK1, JAK2, JAK3, 티로신 키나제2 등의 아형이 있는데, 각각의 JAK 억제제들은 구조적인 차이에 따른 특정 JAK 아형에 대한 선택성의 차이를 나타내지만 임상적인 치료효과는 유사하다. JAK 억제제로는 젤잔즈(토파시티닙), 올루미넌트(바리시티닙), 시라프(페피시티닙), 린보크(우파다시티닙) 등이 개발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또 강직성 척추염, 전신홍반루푸스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추가로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안전성에 따른 용량 및 제형에 관한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승인된 치료법이 없는 ‘원형 탈모증’에 대한 JAK 억제제들의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된 ‘닌테다닙’
폐섬유증은 말 그대로 폐가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폐섬유증’과 류머티즘 관절염, 전신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이 동반하며 발생하는 ‘결체조직질환 동반 폐섬유증’ 등 두 가지다. 폐섬유증은 증상이 발현되면 평균 3년 안에 50% 정도의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인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거의 치료약제가 없었다.
최근에야 표적치료제 오페브(닌테다닙)가 사용 승인을 얻었다. 오페브는 폐섬유증의 발병에 관여하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등 3가지 수용체의 티로신 키나제를 동시에 억제한다. 오페브는 특발성 폐섬유증 및 결체조직질환 동반 폐섬유증에서 폐기능 악화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3. 아프레밀라스트
아프레밀라스트는 티로신 키나제와는 다른 경로인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4를 억제하는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어서 건선관절염의 치료에 승인됐다. 이 약제는 기존 생물학적 제제들에 비해 감염 우려가 적으며, 특히 잠복결핵에 대한 사전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허가 후 수년 동안 보험급여 및 판권 문제 등으로 국내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의 과제
생물학적 제제 및 소분자억제제 등의 표적치료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개발된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필두로 진료현장에 등장하면서 질병의 치료 성과와 예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에서 조기에 진단하면 정상적인 직업 활동이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잘되는 질환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커다란 장점 및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약 30% 환자에서는 치료효과가 부족하며 폐질환, 간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 사용이 제한적이다. 둘째, 약제를 중단할 경우 대부분 재발한다. 셋째, 세균성 및 바이러스 감염이나 림프종 등 일부 종양 발생의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넷째, 이미 진행된 관절 파괴나 장기의 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다섯째, 고가의 약가(월 60만~100만 원)로 인해 개인적·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다.
자가면역치료제는 기초 연구적인 발견이 임상현장에서 실제 치료제로 빠르게 현실화되는 영역이다. 최근에도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발전시키며 완치에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새로운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중이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저자 소개>
이상일
전북대 의대를 졸업해 전북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및 임상교수를 거쳤다. 보건복지부 첨단재생의료심의위원회 세포치료전문위원회 위원,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대한면역학회 총무부위원장을 맡고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