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르면 이달말 미패드 5를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출시 국가엔 한국도 포함됐다. 샤오미는 지난 13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미패드5의 적합성 평가 인증을 받았다. 적합성 평가 인증은 국내 출시의 사전 단계다. 다만 국내 출시 시점은 다른 나라보다는 조금 늦을 수 있다.
샤오미는 지난 10일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미패드 5, 미패드 5 프로를 선보였다. 2018년 6월 미패드 4를 출시한 지 약 3년만의 태블릿PC 신작이다.
미패드 5의 장점은 샤오미 스마트폰에서도 그렇듯이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미패드 5와 미패드 5 프로는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각각 퀄컴 스냅드래곤 860, 스냅드래곤 870을 채택했다. 해상도는 QHD급(2560 X 1600 픽셀), 주사율은 120㎐다. 화면에 필기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펜 기능도 들어갔다. 웬만한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태블릿PC와 견줄만한 사양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낮은 편이다. 미패드 5의 출고 가격은 1999위안(약 36만원)으로 책정됐다. 국가별로 출시 가격은 다소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30만~40만원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7월 내놓은 갤럭시S7 FE(팬에디션) 70만~80만원의 절반 수준 가격이다.
샤오미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샤오미는 올 3월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10, 지난 12일 레드미노트 10 5G를 국내 출시하기도 했다. 역시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운 제품들이다. 레드미노트 10 5G의 국내 출고 가격은 34만9000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애플(15%)을 제치고 처음 2위를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지난 6월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성공에 고무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10일 "앞으로 3년 안에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던 태블릿PC 시장과 한국 시장에서도 적극성을 드러낸 배경에 이런 자신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올 2분기 기준 세계 태블릿PC 시장 점유율 5위 안에도 못 들어간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점유율이 1%도 안 된다.
스마트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소비자는 중국 전자기기에 대한 반감이 강해 샤오미가 당장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샤오미가 꾸준히 품질을 개선하며 저가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있는만큼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