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중국 시장 사전예약이 1일 시작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구매 대기자가 몰릴 조짐이다. 자국 업체 선호로 그동안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같은 반응은 이례적이라 관심이 쏠린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 알리바바, 톈마오 등에서 최근 한 주간 진행한 Z폴드3와 Z플립3의 사전예약 대기자는 약 90만명에 달했다. 중국 시장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공식 사전예약 진행 전에 이커머스에서 먼저 사전 예약자를 받은 결과다.

별도로 '삼성전자관'을 운영하는 징둥닷컴에서 Z플립3 예약 대기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62만3000여명에 달했고, Z폴드3도 8만4000명가량의 대기자가 몰렸다. 알리바바의 톈마오에서도 같은 시각 Z폴드3와 Z플립3의 대기자가 각각 10만8000명과 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일 중국 전자상거래 '징둥닷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모델 사전 예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징둥닷컴 캡쳐.
1일 중국 전자상거래 '징둥닷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모델 사전 예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징둥닷컴 캡쳐.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공식 사전 예약 물량까지 합치면 이달 10일 정식 판매 전에 100만대 이상의 사전 예약 판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무척 강하다. 애플 아이폰을 제외하면 사실상 점유율 1%를 넘는 해외 브랜드 제품이 없어 '해외폰의 무덤'으로 불린다.

최근 중국 데이터분석기관 거투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5G(5세대 통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로 7위에 그쳤다. 화웨이가 38.7%로 1위였고 비보(14.4%) 오포(12.9%) 샤오미(10.4%) 등 현지 기업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 기업 중에선 애플이 10% 점유율을 기록했다. 5G폰을 포함한 전체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7%까지 떨어진다.

Z폴드3와 Z플립3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이달 중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기 직전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고가폰 시장에서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서다.

현재 공개된 Z폴드3의 중국 시장 가격은 512GB 기준 1만5999위안(약 288만원), Z플립3는 8599위안(약 155만원)부터다. 국내 가격보다 높게 책정됐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에서 아이폰12 미니 버전을 5499위안(815달러)에, 아이폰12 프로를 1만1899위안(1766달러)에 판매했다. 아이폰13(가칭) 시리즈 역시 아이폰12와 비슷한 가격대라고 하면 이번 Z폴드3와 Z플립3를 택한 예비 구매자들은 아이폰이나 현지 업의 프리미엄급폰 대신 갤럭시 브랜드를 선택한 셈이다.

중국 외에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지난달 24일 Z폴드3와 Z플립3에 대한 사전 예약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대기자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노트20' 시리즈보다 2.7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도에서 출시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이 약 520만대까지 늘어 전년(200만대) 대비 2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S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230만대로 이미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섰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