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회계 상담] 연결 범위, 내 회사는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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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봉수 안세회계법인 상무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춘 혐의를 적용했다. 제일모직 주가 부양을 위해 46%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익을 분식회계를 통해 높였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보고 하나의 재무제표로 연결해 작성했다. 2015년부터는 관계기업으로 보고 재무제표 안의 투자주식으로 공정가치를 평가해 작성하고 있다. 문제가 된 기간 동안 연결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지분이 50%를 초과하느냐 여부로 결정되지 않았다. 정말로 지배하고 있었느냐를 판단하는 사실상의 지배력(De Facto Control)에 대한 검토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때때로 재무제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연결 범위, 연결하느냐 마느냐는 무엇이 중요한 걸까.
50%보다 1주 이상 보유하면 종속회사로 분류
연결 범위의 결정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투자한 회사들에 대한 분류의 의미와 종속회사가 되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범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 전체 주식의 50%보다 1주 이상 보유할 경우에 종속회사로 분류해 연결 범위에 포함시킨다. 20~50%를 보유한 회사에 대해서는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 회계처리를 한다. 20% 이하는 투자회사로 분류해 공정가치로 평가한다. 50%씩 공동으로 관리하는 회사의 경우는 지분법회계처리는 동일하나, 별도로 공동지배회사라는 용어로 분류한다.
국제회계기준하에서 모든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주된 재무제표로 삼기 때문에, 종속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는 하나의 재무제표, 즉 연결재무제표로 만들어 공시해야 한다. 연결재무제표와 구분하기 위해 독립된 법인별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별도재무제표라 부른다. 각각의 별도재무제표들을 연결재무제표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계열회사 간 매출과 매입, 채권과 채무들은 내부거래로 분류되어 상계되어 없어진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실적이 좋은 종속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가져올 수 있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크지만 손실을 기록하는 종속회사의 실적은 재무제표를 통합하며 불리하다 느낄 수 있다.
종속회사 중에 바이오회사를 보유한 회사가 있다면, 태생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연구개발과 임상 비용으로 인한 엄청난 손실을 그대로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약 연결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회계처리를 할 경우, 주로 보수적인 입장인 감사인, 금융당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지분율 외에 고려할 판단 근거는 ‘지배력’
산술적으로 지분율 50% 초과라는 명확한 기준 외에 무엇을 고려해야 하기에 연결 범위 판단이 어려운 것인가. 지분율이 50%를 초과함에도 연결 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와 지분율이 50% 이하인 경우에도 연결 범위에 포함되는 경우는 모두 ‘지배력’의 문제다. 결국 피투자자에 대한 힘과 이익에 대한 권리,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할 능력까지 있어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힘이란 이익에 유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지시할 수 있는 권리로, 일반적으로는 지분율을 의미한다. 하지만 계약상 경영 참여가 제한되거나, 전환사채나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이 높거나, 이익을 먼저 지급받을 수 있는 각종 계약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지분율만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사 측 의견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2대 주주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 행사될 경우 지분율이 지배력, 즉 힘을 상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지는 점을 들어 연결 범위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했다.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하게 되면, 변경 시점에 장부가액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게 되어 있어서 평가로 인한 평가이익을 계상하게 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과 대립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의견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지배력이 없어진 게 아니라, 애초에 콜옵션이 있던 시점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 시점에 대한 판단에서 충돌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하게 지배력에 대한 이견이 생긴 경우는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에 대한 회계처리 위반 여부가 있다. 장장 2년 8개월간 논란이 이어진 결과, 고의성은 없었으나 회계처리에 중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율은 50% 이상이나 연결 범위에서 제외한 점이 문제가 된 것과 달리, 지분율은 50% 이상이나 연결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 문제가 된 경우다. 금융당국은 KT&G가 의결권은 과반수를 가졌으나, 49%를 가진 현지 주주로부터 지분 매입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공장 중단 등 경영상의 위협을 받은 점 등을 볼 때 지배력이 없었음에도 연결 범위에 포함한 것을 중과실로 봤다. 그 결과 증권발행제한 2개월, 감사인 지정 1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기준서 1110호에 따르면 다음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피투자자를 지배한다.
❶ 피투자자에 대한 힘이 있다.
❷ 피투자자에 관여함에 따라 변동이익에 노출되거나 변동이익에 대한 권리가 있다.
❸ 투자자의 이익금액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피투자자에 대한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능력이 있다.
투자 검토 시에도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 검토해야
지배력의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준대기업집단의 총수 지정에도 사용된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우, 지분율이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4.49%임에도 네이버에 지배력이 있다고 봤다.
총수 지정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사유들은 이 GIO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 외에 가장 지분을 많이 소유한 개인이며, 대주주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점 등이다. 설립자로서 다양한 보직을 맡으며 경영에 관여하는 점, 우호지분과 자사주 10.9%의 활용 가능성 등도 복합적인 이유로 제시했다. 금융당국의 지배력 판단 시 고려하는 요인을 다각적으로 보여준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 회계적 판단에 있어 주관적인 판단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로 자리잡은 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복잡해지는 투자기법, 해외기업과의 합작, 새로운 영업 형태들로 인해 연결 범위에 대한 판단이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회사라면, 투자 검토 시 향후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까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하겠다.
<저자 소개>
김봉수 안세회계법인 상무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삼일회계법인, PWC 컨설팅을 거쳐 현재 안세회계법인 상무로 재직 중이다. 법원 특수분야 감정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주로 바이오 기업의 회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보고 하나의 재무제표로 연결해 작성했다. 2015년부터는 관계기업으로 보고 재무제표 안의 투자주식으로 공정가치를 평가해 작성하고 있다. 문제가 된 기간 동안 연결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지분이 50%를 초과하느냐 여부로 결정되지 않았다. 정말로 지배하고 있었느냐를 판단하는 사실상의 지배력(De Facto Control)에 대한 검토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때때로 재무제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연결 범위, 연결하느냐 마느냐는 무엇이 중요한 걸까.
50%보다 1주 이상 보유하면 종속회사로 분류
연결 범위의 결정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투자한 회사들에 대한 분류의 의미와 종속회사가 되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범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 전체 주식의 50%보다 1주 이상 보유할 경우에 종속회사로 분류해 연결 범위에 포함시킨다. 20~50%를 보유한 회사에 대해서는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 회계처리를 한다. 20% 이하는 투자회사로 분류해 공정가치로 평가한다. 50%씩 공동으로 관리하는 회사의 경우는 지분법회계처리는 동일하나, 별도로 공동지배회사라는 용어로 분류한다.
국제회계기준하에서 모든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주된 재무제표로 삼기 때문에, 종속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는 하나의 재무제표, 즉 연결재무제표로 만들어 공시해야 한다. 연결재무제표와 구분하기 위해 독립된 법인별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별도재무제표라 부른다. 각각의 별도재무제표들을 연결재무제표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계열회사 간 매출과 매입, 채권과 채무들은 내부거래로 분류되어 상계되어 없어진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실적이 좋은 종속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가져올 수 있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크지만 손실을 기록하는 종속회사의 실적은 재무제표를 통합하며 불리하다 느낄 수 있다.
종속회사 중에 바이오회사를 보유한 회사가 있다면, 태생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연구개발과 임상 비용으로 인한 엄청난 손실을 그대로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약 연결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회계처리를 할 경우, 주로 보수적인 입장인 감사인, 금융당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지분율 외에 고려할 판단 근거는 ‘지배력’
산술적으로 지분율 50% 초과라는 명확한 기준 외에 무엇을 고려해야 하기에 연결 범위 판단이 어려운 것인가. 지분율이 50%를 초과함에도 연결 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와 지분율이 50% 이하인 경우에도 연결 범위에 포함되는 경우는 모두 ‘지배력’의 문제다. 결국 피투자자에 대한 힘과 이익에 대한 권리,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할 능력까지 있어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힘이란 이익에 유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지시할 수 있는 권리로, 일반적으로는 지분율을 의미한다. 하지만 계약상 경영 참여가 제한되거나, 전환사채나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이 높거나, 이익을 먼저 지급받을 수 있는 각종 계약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지분율만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사 측 의견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2대 주주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 행사될 경우 지분율이 지배력, 즉 힘을 상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지는 점을 들어 연결 범위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했다.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하게 되면, 변경 시점에 장부가액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게 되어 있어서 평가로 인한 평가이익을 계상하게 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과 대립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의견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지배력이 없어진 게 아니라, 애초에 콜옵션이 있던 시점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 시점에 대한 판단에서 충돌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하게 지배력에 대한 이견이 생긴 경우는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에 대한 회계처리 위반 여부가 있다. 장장 2년 8개월간 논란이 이어진 결과, 고의성은 없었으나 회계처리에 중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율은 50% 이상이나 연결 범위에서 제외한 점이 문제가 된 것과 달리, 지분율은 50% 이상이나 연결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 문제가 된 경우다. 금융당국은 KT&G가 의결권은 과반수를 가졌으나, 49%를 가진 현지 주주로부터 지분 매입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공장 중단 등 경영상의 위협을 받은 점 등을 볼 때 지배력이 없었음에도 연결 범위에 포함한 것을 중과실로 봤다. 그 결과 증권발행제한 2개월, 감사인 지정 1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기준서 1110호에 따르면 다음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피투자자를 지배한다.
❶ 피투자자에 대한 힘이 있다.
❷ 피투자자에 관여함에 따라 변동이익에 노출되거나 변동이익에 대한 권리가 있다.
❸ 투자자의 이익금액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피투자자에 대한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능력이 있다.
투자 검토 시에도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 검토해야
지배력의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준대기업집단의 총수 지정에도 사용된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우, 지분율이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4.49%임에도 네이버에 지배력이 있다고 봤다.
총수 지정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사유들은 이 GIO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 외에 가장 지분을 많이 소유한 개인이며, 대주주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점 등이다. 설립자로서 다양한 보직을 맡으며 경영에 관여하는 점, 우호지분과 자사주 10.9%의 활용 가능성 등도 복합적인 이유로 제시했다. 금융당국의 지배력 판단 시 고려하는 요인을 다각적으로 보여준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 회계적 판단에 있어 주관적인 판단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로 자리잡은 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복잡해지는 투자기법, 해외기업과의 합작, 새로운 영업 형태들로 인해 연결 범위에 대한 판단이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회사라면, 투자 검토 시 향후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까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하겠다.
<저자 소개>
김봉수 안세회계법인 상무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삼일회계법인, PWC 컨설팅을 거쳐 현재 안세회계법인 상무로 재직 중이다. 법원 특수분야 감정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주로 바이오 기업의 회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