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원 변호사의 법률 스터디] 라이선스 계약 시 고려할 주요 사항 ❷ 라이선스의 허락(Grant of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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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여원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금액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외부로부터 기술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수출과 기술도입의 주요 유형 중 하나인 라이선스 계약의 내용과 구조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에 있어 ‘라이선스 허락(Grant of License)’에 관한 계약조항이 그 핵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라이선스 허락 조항은 실시의 범위, 서브라이선스의 허락 여부, 라이선스 허락의 종류와 분야, 계약지역, 라이선서(licensor)에 대한 권리 유보 조항 등으로 구성된다.
라이선시(licensee)가 라이선스의 활용을 토대로 수립할 수 있는 사업계획의 범위도 라이선스 허락에 관한 계약조항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라이선스 대상의 확정만큼이나 계약협상에 있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아래에서는 라이선스 허락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특히 핵심인 실시의 범위와 독점적·비독점적 라이선스에 대해 알아보자.
실시의 범위
라이선스의 활용도는 라이선스 계약상 허용된 실시의 범위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실시’란 라이선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된 행위를 의미하므로, 지난 글에서 살펴본 서브라이선스의 허락 여부도 실시의 범위를 결정하는 주요 사항 중 하나다.
실시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라이선스 활용도뿐만 아니라 실시료 등 라이선스 허락의 금전적 대가의 지급방식이나 수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관련 계약협상에 있어서도 라이선서와 라이선시 사이의 입장이 상반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기술수출을 하는 라이선서는 실시의 범위를 제한해 라이선스 대상의 여타 활용도를 남겨두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라이선시는 시장과 사업계획의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 실시의 범위를 폭넓게 규정함으로써 라이선스 활용도를 최대화하면서도 이로 인해 실시료 등 금전적 대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실시의 범위에 따라 라이선스 계약 당사자의 사업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달라지므로, 이에 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특허법은 ‘실시’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사용, 양도, 대여, 수입 및 이에 대한 청약 등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2조 제3호). 성문법 국가인 한국의 특성상 라이선스 계약에서 ‘실시’의 내용에 관해 별도로 협상할 필요 없이 관련법령이 규정하는 바에 따르면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각국 관련 법령은 ‘실시’의 범위에 대해 달리 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특허법(35 U.S. Code) 제271조(a)는 이에 관해 생산, 사용, 양도의 청약, 양도 및 수입(‘makes, uses, offers to sell, or sells’ 및 ‘imports’)이라고 규정하여, 대한민국 특허법과 달리 대여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특히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에서 이에 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약상 허용된 실시의 범위에 관해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제약·바이오산업은 개발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 이런 까닭에 국내 바이오텍은 기술개발의 비교적 이른 단계에 기술수출을 계획 중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개발 및 상업화의 세부 단계 중 어느 범위에 관해 실시를 허용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라이선스 계약 당사자의 역할 및 책임과도 연관성이 있는 중요한 이슈다. 이에 라이선스 계약의 전체 흐름에 일관성이 있도록 이를 체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일례로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향후 상업화에 이르렀을 시점의 실시 범위에 상업적 생산·공급은 제외한 채 판매, 유통 등만 포함되도록 규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여 라이선시에게 공급할 역할 및 책임은 라이선서가 담당한다는 내용의 계약조항도 함께 명시하게 될 것이다.
독점적 라이선스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라이선스의 종류는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독점적 라이선스(Exclusive License)와 비독점적 라이선스(Non-Exclusive License)로 분류될 수 있다.
독점적 라이선스는 라이선스 계약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는 오직 라이선시만 라이선스 대상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지칭한다. 이는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에 근거해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특허법에 따라 등록했을 때 그 효력이 발생하는 전용실시권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을 부여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라이선스를 허락한 라이선서도 라이선스 대상인 특허나 노하우 등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이선서의 입장에서는 독점적 라이선스를 허락한 후에도 자신이 실시할 수 있는 영역을 유보할 필요가 있을 경우, 이에 관한 계약조항을 라이선스 계약에 명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독점적 라이선스의 경우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이 부여되지 않으므로, 제3자에게도 동일한 영역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해석되지 않는다. 특히 플랫폼 기술의 경우 다양한 후보물질이나 기술과의 접목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라이선서인 국내 바이오텍이 이에 관한 기술수출을 함에 있어서는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라이선스 허락(Grant of License)에 관한 명확한 계약조항의 필요성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라이선스 허락에 관한 계약조항은 라이선스의 활용도, 관련 사업계획 및 향후 수익 등과도 직결된 사항이다. 이와 관련된 계약협상은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규모 기술수출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는 각국 법령이나 판례의 차이에 따라 라이선스의 허락 내용에 관해 계약 당사자가 달리 이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분쟁 예방을 위해 특별히 유의해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 소개>
이여원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50회 합격, 사법연수원 40기 수료 후 2011년부터 제약·바이오 및 금융 분야를 주력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LG생명과학, LG화학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정향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
라이선스 계약에 있어 ‘라이선스 허락(Grant of License)’에 관한 계약조항이 그 핵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라이선스 허락 조항은 실시의 범위, 서브라이선스의 허락 여부, 라이선스 허락의 종류와 분야, 계약지역, 라이선서(licensor)에 대한 권리 유보 조항 등으로 구성된다.
라이선시(licensee)가 라이선스의 활용을 토대로 수립할 수 있는 사업계획의 범위도 라이선스 허락에 관한 계약조항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라이선스 대상의 확정만큼이나 계약협상에 있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아래에서는 라이선스 허락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특히 핵심인 실시의 범위와 독점적·비독점적 라이선스에 대해 알아보자.
실시의 범위
라이선스의 활용도는 라이선스 계약상 허용된 실시의 범위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실시’란 라이선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된 행위를 의미하므로, 지난 글에서 살펴본 서브라이선스의 허락 여부도 실시의 범위를 결정하는 주요 사항 중 하나다.
실시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라이선스 활용도뿐만 아니라 실시료 등 라이선스 허락의 금전적 대가의 지급방식이나 수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관련 계약협상에 있어서도 라이선서와 라이선시 사이의 입장이 상반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기술수출을 하는 라이선서는 실시의 범위를 제한해 라이선스 대상의 여타 활용도를 남겨두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라이선시는 시장과 사업계획의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 실시의 범위를 폭넓게 규정함으로써 라이선스 활용도를 최대화하면서도 이로 인해 실시료 등 금전적 대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실시의 범위에 따라 라이선스 계약 당사자의 사업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달라지므로, 이에 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특허법은 ‘실시’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사용, 양도, 대여, 수입 및 이에 대한 청약 등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2조 제3호). 성문법 국가인 한국의 특성상 라이선스 계약에서 ‘실시’의 내용에 관해 별도로 협상할 필요 없이 관련법령이 규정하는 바에 따르면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각국 관련 법령은 ‘실시’의 범위에 대해 달리 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특허법(35 U.S. Code) 제271조(a)는 이에 관해 생산, 사용, 양도의 청약, 양도 및 수입(‘makes, uses, offers to sell, or sells’ 및 ‘imports’)이라고 규정하여, 대한민국 특허법과 달리 대여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특히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에서 이에 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약상 허용된 실시의 범위에 관해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제약·바이오산업은 개발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 이런 까닭에 국내 바이오텍은 기술개발의 비교적 이른 단계에 기술수출을 계획 중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개발 및 상업화의 세부 단계 중 어느 범위에 관해 실시를 허용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라이선스 계약 당사자의 역할 및 책임과도 연관성이 있는 중요한 이슈다. 이에 라이선스 계약의 전체 흐름에 일관성이 있도록 이를 체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일례로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향후 상업화에 이르렀을 시점의 실시 범위에 상업적 생산·공급은 제외한 채 판매, 유통 등만 포함되도록 규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여 라이선시에게 공급할 역할 및 책임은 라이선서가 담당한다는 내용의 계약조항도 함께 명시하게 될 것이다.
독점적 라이선스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라이선스의 종류는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독점적 라이선스(Exclusive License)와 비독점적 라이선스(Non-Exclusive License)로 분류될 수 있다.
독점적 라이선스는 라이선스 계약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는 오직 라이선시만 라이선스 대상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지칭한다. 이는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에 근거해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특허법에 따라 등록했을 때 그 효력이 발생하는 전용실시권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을 부여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라이선스를 허락한 라이선서도 라이선스 대상인 특허나 노하우 등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이선서의 입장에서는 독점적 라이선스를 허락한 후에도 자신이 실시할 수 있는 영역을 유보할 필요가 있을 경우, 이에 관한 계약조항을 라이선스 계약에 명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독점적 라이선스의 경우 라이선시에게 독점권이 부여되지 않으므로, 제3자에게도 동일한 영역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해석되지 않는다. 특히 플랫폼 기술의 경우 다양한 후보물질이나 기술과의 접목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라이선서인 국내 바이오텍이 이에 관한 기술수출을 함에 있어서는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라이선스 허락(Grant of License)에 관한 명확한 계약조항의 필요성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라이선스 허락에 관한 계약조항은 라이선스의 활용도, 관련 사업계획 및 향후 수익 등과도 직결된 사항이다. 이와 관련된 계약협상은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규모 기술수출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는 각국 법령이나 판례의 차이에 따라 라이선스의 허락 내용에 관해 계약 당사자가 달리 이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분쟁 예방을 위해 특별히 유의해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 소개>
이여원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50회 합격, 사법연수원 40기 수료 후 2011년부터 제약·바이오 및 금융 분야를 주력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LG생명과학, LG화학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정향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