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 기업] 中 항암신약 개발 바이오텍 대표주자, 베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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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베이진(BeiGene)은 2010년 설립된 중국의 대표적인 항암제 바이오텍이다. 2016년 나스닥, 2018년 홍콩 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9월 말 기준 35억 달러다. 우시앱텍, 우시바이오, 항서제약, 충칭즈페이에 이어 중국 제약·바이오 업계 5위다.
베이진은 항암제 개발과 판매에 특화돼 있다. 자체 개발해 상업화한 약품은 저분자 화합물 BTK 저해제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 PARP 저해제 파미파립(pamiparib), PD-1 항체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이 있다. 현재 자누브루티닙은 미국과 중국에서, 티스렐리주맙과 파미파립은 중국에서 허가받아 판매하고 있다. 빅파마로부터 도입해 중국에서 판매 중인 약품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레블리미드와 아브락산, 비다자, 암젠의 엑스지바, 키프롤리스, 블린사이토 등 있다. 자체 개발과 도입 항암제를 모두 포함한 작년 매출액은 약 3억 달러다.
中 개발 최초 美 FDA 승인 항암 신약
자누브루티닙은 베이진의 첫 번째 상업화 아이템이다. 2019년 중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외투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이 개발해 FDA 허들을 넘은 최초의 항암 신약이다.
자누브루티닙처럼 BTK 저해 항암제로 FDA 허가를 받은 약품은 총 3개다. 2013년 존슨앤드존슨의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 2017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칼큐엔스(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 2019년 베이진의 자누브루티닙이다. 허가 적응증은 외투세포림프종(MC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소림프구성림프종(SLL) 등으로 임브루비카가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베이진의 자누브루티닙은 글로벌 1위 BTK억제제 임브루비카와 일대일 대조 임상으로 약품의 우월성을 입증해가고 있다. CLL과 SLL에 대한 임브루비카 일대일 대조 임상 ALPINE 중간 결과에 따르면 자누브루티닙의 반응률(ORR), 12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 비율, 12개월 전체생존기간(OS) 비율이 임브루비카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브루비카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84억 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아이템이다. 현재 자누브루티닙의 FDA 허가 적응증은 MCL, WM 등이지만 CLL, SLL로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 긍정적인 대조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브루비카와 경쟁하면서 시장 침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티스렐리주맙, 中 역대 최대 라이선싱 아웃 딜
베이진은 올해 1월 PD-1 항체 티스렐리주맙을 노바티스에 라이선스 아웃했다. 계약금(upfront)만 6500만 달러, 향후 마일스톤 15억5000만 달러, 전체 규모 약 22억 달러로 중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단일 아이템 라이선싱 딜로 최대 규모였다.
티스렐리주맙은 중국 로컬에서 네 번째로, 전 세계에서는 10번째로 출시된 PD-1 면역항암제다. PD-1 계열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머크(MSD)의 키트루다는 2020년 144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메가 블록버스터 계열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15개가 넘는 암종, 약 30개애 달하는 적응증을 확보할 만큼 다양한 암에 단독 및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노바티스는 표적항암제 등에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PD-1을 확보하고자 하는 니즈가 컸다. 그 일환으로 베이진의 티스렐리주맙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스렐리주맙은 PD-1 항체의 항종양 활성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식세포의 FcγR에 대한 결합은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PD-1 항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노바티스는 자체 PD-1 항체 스파르탈리주맙을 개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진의 PD-1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베이진 티스렐리주맙의 우월성과 회사의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 노바티스는 미국 FDA에 식도암을 적응증으로 허가신청(BLA)을 완료했고 내년 7월(PDUFA) FDA의 허가가 기대된다.
미국 시장 출시 이후에는 가격면에서 글로벌 PD-1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의 가격 정책은 아직 알 수 없으나, 현재 중국에서 티스렐리주맙의 가격은 빅파마 옵디보 치료 비용의 약 60% 수준(보험 적용 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PD-1 계열의 특허만료가 아직 상당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중국산 오리지널 약품으로 의약품 비용 부담을 줄여 줄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빅파마들의 잇따른 지분 투자
베이진의 레퍼런스는 빅파마들의 잇단 러브콜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19년 11월 나스닥 바이오텍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암젠은 베이진 지분 20.5%를 약 27억 달러에 인수했다. 베이진을 통해 중국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이었다. 베이진은 암젠의 3가지 항암제를 상업화하고 최대 1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약 20개에 달하는 암젠의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이었다.
2017년에는 당시 나스닥 바이오텍 시가총액 3위였던 셀진(2019년 BMS가 피인수)이 베이진의 지분을 6%가량 인수한 바 있다. 셀진의 항암제를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서였고 현재 노바티스에 라이선스 아웃된 티스렐리주맙에 대한 글로벌 개발을 위한 측면도 있다. 상업화된 BTK, PD1, PARP 타깃 항암제 외에도 임상시험 중인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상당히 많다. 이런 아이템들은 단독요법 또는 상업화시킨 자누브루티닙, 티스렐리주맙 등과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임상시험 중이다.
빅파마와의 개발 단계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임상 3상 중인 TIGIT 항체 옥시퍼리맙(ociperlimab)이 있고, 임상 2상 중인 TIM-3, PD-L1, PI3K, OX40 등이 있다. 이런 아이템들의 긍정적인 데이터 도출 및 임상 개발 진전이 기대된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베이진은 항암제 개발과 판매에 특화돼 있다. 자체 개발해 상업화한 약품은 저분자 화합물 BTK 저해제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 PARP 저해제 파미파립(pamiparib), PD-1 항체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이 있다. 현재 자누브루티닙은 미국과 중국에서, 티스렐리주맙과 파미파립은 중국에서 허가받아 판매하고 있다. 빅파마로부터 도입해 중국에서 판매 중인 약품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레블리미드와 아브락산, 비다자, 암젠의 엑스지바, 키프롤리스, 블린사이토 등 있다. 자체 개발과 도입 항암제를 모두 포함한 작년 매출액은 약 3억 달러다.
中 개발 최초 美 FDA 승인 항암 신약
자누브루티닙은 베이진의 첫 번째 상업화 아이템이다. 2019년 중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외투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이 개발해 FDA 허들을 넘은 최초의 항암 신약이다.
자누브루티닙처럼 BTK 저해 항암제로 FDA 허가를 받은 약품은 총 3개다. 2013년 존슨앤드존슨의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 2017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칼큐엔스(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 2019년 베이진의 자누브루티닙이다. 허가 적응증은 외투세포림프종(MC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소림프구성림프종(SLL) 등으로 임브루비카가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베이진의 자누브루티닙은 글로벌 1위 BTK억제제 임브루비카와 일대일 대조 임상으로 약품의 우월성을 입증해가고 있다. CLL과 SLL에 대한 임브루비카 일대일 대조 임상 ALPINE 중간 결과에 따르면 자누브루티닙의 반응률(ORR), 12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 비율, 12개월 전체생존기간(OS) 비율이 임브루비카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브루비카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84억 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아이템이다. 현재 자누브루티닙의 FDA 허가 적응증은 MCL, WM 등이지만 CLL, SLL로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 긍정적인 대조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브루비카와 경쟁하면서 시장 침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티스렐리주맙, 中 역대 최대 라이선싱 아웃 딜
베이진은 올해 1월 PD-1 항체 티스렐리주맙을 노바티스에 라이선스 아웃했다. 계약금(upfront)만 6500만 달러, 향후 마일스톤 15억5000만 달러, 전체 규모 약 22억 달러로 중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단일 아이템 라이선싱 딜로 최대 규모였다.
티스렐리주맙은 중국 로컬에서 네 번째로, 전 세계에서는 10번째로 출시된 PD-1 면역항암제다. PD-1 계열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머크(MSD)의 키트루다는 2020년 144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메가 블록버스터 계열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15개가 넘는 암종, 약 30개애 달하는 적응증을 확보할 만큼 다양한 암에 단독 및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노바티스는 표적항암제 등에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PD-1을 확보하고자 하는 니즈가 컸다. 그 일환으로 베이진의 티스렐리주맙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스렐리주맙은 PD-1 항체의 항종양 활성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식세포의 FcγR에 대한 결합은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PD-1 항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노바티스는 자체 PD-1 항체 스파르탈리주맙을 개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진의 PD-1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베이진 티스렐리주맙의 우월성과 회사의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 노바티스는 미국 FDA에 식도암을 적응증으로 허가신청(BLA)을 완료했고 내년 7월(PDUFA) FDA의 허가가 기대된다.
미국 시장 출시 이후에는 가격면에서 글로벌 PD-1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의 가격 정책은 아직 알 수 없으나, 현재 중국에서 티스렐리주맙의 가격은 빅파마 옵디보 치료 비용의 약 60% 수준(보험 적용 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PD-1 계열의 특허만료가 아직 상당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중국산 오리지널 약품으로 의약품 비용 부담을 줄여 줄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빅파마들의 잇따른 지분 투자
베이진의 레퍼런스는 빅파마들의 잇단 러브콜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19년 11월 나스닥 바이오텍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암젠은 베이진 지분 20.5%를 약 27억 달러에 인수했다. 베이진을 통해 중국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이었다. 베이진은 암젠의 3가지 항암제를 상업화하고 최대 1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약 20개에 달하는 암젠의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이었다.
2017년에는 당시 나스닥 바이오텍 시가총액 3위였던 셀진(2019년 BMS가 피인수)이 베이진의 지분을 6%가량 인수한 바 있다. 셀진의 항암제를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서였고 현재 노바티스에 라이선스 아웃된 티스렐리주맙에 대한 글로벌 개발을 위한 측면도 있다. 상업화된 BTK, PD1, PARP 타깃 항암제 외에도 임상시험 중인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상당히 많다. 이런 아이템들은 단독요법 또는 상업화시킨 자누브루티닙, 티스렐리주맙 등과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임상시험 중이다.
빅파마와의 개발 단계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임상 3상 중인 TIGIT 항체 옥시퍼리맙(ociperlimab)이 있고, 임상 2상 중인 TIM-3, PD-L1, PI3K, OX40 등이 있다. 이런 아이템들의 긍정적인 데이터 도출 및 임상 개발 진전이 기대된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