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 기업] siRNA의 선구자 앨나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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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세훈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앨나일람(Alnylam)은 RNA간섭(RNAi) 원리에 기반해 siRNA(짧은 간섭 RNA)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스핀오프해 2002년 설립됐다. 미국 나스닥에는 2004년 상장했다.
RNA 치료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와 siRNA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siRNA는 21~25개 정도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짧은 이중가닥 RNA를 의미한다. siRNA는 센스(sense) 가닥과 안티센스(anti-sense)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포 내에서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와 결합하면 센스 가닥이 분해된다. 안티센스 가닥과 활성화된 복합체는 표적하는 mRNA에 결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mRNA를 분해시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합성을 억제할 수 있다.
FDA 승인 신약 3개 보유 중
2018년 앨나일람의 파티시란(상품명 온파트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최초의 siRNA 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했다. 그 후 2019년, 2020년 연이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매 분기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2분기 기준 2억2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적응증 확장을 포함해 임상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이 총 10개나 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FDA에서 승인한 siRNA 치료제는 총 3개 품목이다. 3가지 모두 앨나일람이 개발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다. 최초의 siRNA 신약이자 앨나일람의 대표 제품인 파티시란은 희귀질환인 유전성 트랜스티레틴(hATTR) 아밀로이드증을 치료한다. hATTR 아밀로이드증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간에서 생성되는 트랜스티레틴이 비정상적으로 생성돼 발생한다. 2018년에 허가받았으며, 아직까지는 앨나일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보시란(상품명 기블라리)은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 치료제다. AHP 역시 희귀유전질환이며, 유전자 결핍으로 헤모글로빈 합성과정에 문제가 생겨 중간체가 축적됨에 따라 급성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중간체 중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아미노레불린산(ALA)이나 포르포빌리노겐(PBG) 생성 과정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허가된 루마시란(상품명 옥스루보)은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인 1형 원발성옥살산뇨증(PH1) 대상으로 개발됐다. PH1은 과도하게 생성된 옥살레이트가 결정화되면서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루마시란은 옥살레이트 생성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효능을 나타냈다.
접합체 발굴을 통한 타깃 확장 기대
처음 RNA 치료제가 각광받기 시작했던 이유는 기존 저분자화합물이나 단백질 기반의 치료제가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인 희귀유전자질환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체내 불안정성이나 음전하 성질 때문에 특정 세포 내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앨나일람이 가장 먼저 사용했고 이제는 업계의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한 ‘갈낙(GalNAC·N-아세틸갈락토사민)’ 접합체 기술이다.
GalNAC은 간세포에 많이 발현된 수용체와 친화력이 높아 간에서 흡수가 잘 일어나게 된다. 앨나일람의 최초 신약 파티시란은 LNP 전달체를 사용했지만 기보시란, 루마시란, 인클리시란, 부트리시란은 모두 이 GalNAC 접합체 기술을 활용했다. 또한 현재 siRNA 치료제는 적응증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이제까지는 희귀유전자질환을 타깃하여 RNAi 기전의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점차 유전자 분석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지혈증, B형 간염이나 NASH 같은 만성질환을 타깃으로 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앨나일람이 더메디슨스컴퍼니(노바티스에 인수)에 라이선스 아웃한 인클리시란이 주목받는 이유도 희귀질환이 아닌 만성질환 고지혈증을 타깃하기 때문이다.
GalNAC은 간 질환을 타깃할 때는 유용하지만 다른 장기를 타깃하는 경우 사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타깃 확장을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접합체나 전달체 기술이 필요하다. 앨나일람을 포함한 모든 siRNA 신약 개발사들이 펩타이드, 항체 등 다양한 종류의 접합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앨나일람은 일본의 펩타이드 개발사 펩티드림과 최대 22억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펩타이드-siRNA 접합체를 발굴할 계획이다.
2022년 인클리시란과 부트리시란 FDA 승인 기대
앨나일람은 2022년 상반기에 예정된 2건의 FDA 승인 이벤트로 한층 더 도약할 전망이다. 이들 품목은 인클리시란과 부트리시란이다. 인클리시란은 PCSK9 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LDL 콜레스테롤 수용체 분해를 막는 기전의 고지혈증 치료제다.
2020년 12월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했지만, FDA의 승인은 획득하지 못했다. 현장실사를 받지 않은 제조시설 때문에 최종보완요구문서(CRL)를 받았다. 두 번의 임상 3상에서 모두 유의미하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 50% 감소시킨 긍정적인 결과와 더불어 1년 2회 투약을 진행하는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 없는 허가가 예상된다.
자체 개발 품목 중 4번째 승인이 예상되는 부트리시란은 온파트로 대비 투약 편의성을 개선시킨 치료제다. 향후 앨나일람의 최대 매출 품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PDUFA 날짜(FDA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한)는 2022년 4월 14일이다. 또한 인클리시란의 FDA 허가 재신청은 완료됐으며 기한은 2022년 1월 1일로 예상된다. 이후 사노피에 라이선스 아웃됐던 혈우병 치료제 피투시란의 허가 신청도 예정돼 있는 만큼 멈추지 않는 앨나일람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RNA 치료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와 siRNA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siRNA는 21~25개 정도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짧은 이중가닥 RNA를 의미한다. siRNA는 센스(sense) 가닥과 안티센스(anti-sense)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포 내에서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와 결합하면 센스 가닥이 분해된다. 안티센스 가닥과 활성화된 복합체는 표적하는 mRNA에 결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mRNA를 분해시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합성을 억제할 수 있다.
FDA 승인 신약 3개 보유 중
2018년 앨나일람의 파티시란(상품명 온파트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최초의 siRNA 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했다. 그 후 2019년, 2020년 연이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매 분기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2분기 기준 2억2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적응증 확장을 포함해 임상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이 총 10개나 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FDA에서 승인한 siRNA 치료제는 총 3개 품목이다. 3가지 모두 앨나일람이 개발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다. 최초의 siRNA 신약이자 앨나일람의 대표 제품인 파티시란은 희귀질환인 유전성 트랜스티레틴(hATTR) 아밀로이드증을 치료한다. hATTR 아밀로이드증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간에서 생성되는 트랜스티레틴이 비정상적으로 생성돼 발생한다. 2018년에 허가받았으며, 아직까지는 앨나일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보시란(상품명 기블라리)은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 치료제다. AHP 역시 희귀유전질환이며, 유전자 결핍으로 헤모글로빈 합성과정에 문제가 생겨 중간체가 축적됨에 따라 급성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중간체 중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아미노레불린산(ALA)이나 포르포빌리노겐(PBG) 생성 과정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허가된 루마시란(상품명 옥스루보)은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인 1형 원발성옥살산뇨증(PH1) 대상으로 개발됐다. PH1은 과도하게 생성된 옥살레이트가 결정화되면서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루마시란은 옥살레이트 생성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효능을 나타냈다.
접합체 발굴을 통한 타깃 확장 기대
처음 RNA 치료제가 각광받기 시작했던 이유는 기존 저분자화합물이나 단백질 기반의 치료제가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인 희귀유전자질환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체내 불안정성이나 음전하 성질 때문에 특정 세포 내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앨나일람이 가장 먼저 사용했고 이제는 업계의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한 ‘갈낙(GalNAC·N-아세틸갈락토사민)’ 접합체 기술이다.
GalNAC은 간세포에 많이 발현된 수용체와 친화력이 높아 간에서 흡수가 잘 일어나게 된다. 앨나일람의 최초 신약 파티시란은 LNP 전달체를 사용했지만 기보시란, 루마시란, 인클리시란, 부트리시란은 모두 이 GalNAC 접합체 기술을 활용했다. 또한 현재 siRNA 치료제는 적응증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이제까지는 희귀유전자질환을 타깃하여 RNAi 기전의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점차 유전자 분석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지혈증, B형 간염이나 NASH 같은 만성질환을 타깃으로 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앨나일람이 더메디슨스컴퍼니(노바티스에 인수)에 라이선스 아웃한 인클리시란이 주목받는 이유도 희귀질환이 아닌 만성질환 고지혈증을 타깃하기 때문이다.
GalNAC은 간 질환을 타깃할 때는 유용하지만 다른 장기를 타깃하는 경우 사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타깃 확장을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접합체나 전달체 기술이 필요하다. 앨나일람을 포함한 모든 siRNA 신약 개발사들이 펩타이드, 항체 등 다양한 종류의 접합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앨나일람은 일본의 펩타이드 개발사 펩티드림과 최대 22억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펩타이드-siRNA 접합체를 발굴할 계획이다.
2022년 인클리시란과 부트리시란 FDA 승인 기대
앨나일람은 2022년 상반기에 예정된 2건의 FDA 승인 이벤트로 한층 더 도약할 전망이다. 이들 품목은 인클리시란과 부트리시란이다. 인클리시란은 PCSK9 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LDL 콜레스테롤 수용체 분해를 막는 기전의 고지혈증 치료제다.
2020년 12월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했지만, FDA의 승인은 획득하지 못했다. 현장실사를 받지 않은 제조시설 때문에 최종보완요구문서(CRL)를 받았다. 두 번의 임상 3상에서 모두 유의미하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 50% 감소시킨 긍정적인 결과와 더불어 1년 2회 투약을 진행하는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 없는 허가가 예상된다.
자체 개발 품목 중 4번째 승인이 예상되는 부트리시란은 온파트로 대비 투약 편의성을 개선시킨 치료제다. 향후 앨나일람의 최대 매출 품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PDUFA 날짜(FDA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한)는 2022년 4월 14일이다. 또한 인클리시란의 FDA 허가 재신청은 완료됐으며 기한은 2022년 1월 1일로 예상된다. 이후 사노피에 라이선스 아웃됐던 혈우병 치료제 피투시란의 허가 신청도 예정돼 있는 만큼 멈추지 않는 앨나일람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1월호에 실렸습니다.